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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가사] 건강 사계(四季)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건강 사계(四季)

 

 

몸은 전셋집
임대기간이 다 되면 주인에게
돌려줘야 하오

 

고장날 때마다 하자보수 해서
비 세지 않게 즐겁게 살아야죠

 

            간주~~

 

봄은 호기심 천국, 훨훨 나르는 나비가 되고
여름 청춘은 열정 내뿜는 분수,
가을 단풍이 참 아름답죠
겨울은 오손도손 사는게 행복이라오

 

몸은 집이자 인생 요리를 담는 그릇,
재산? 지식? 영광도? 영혼도?, 몸 안에 있을 때 내것이라오ㆍ

 

집이 망가지면, 집은 짐이라오
아프거나 망가지면
모두가 소용이 없어요

 

어느 소설가 말했습니다. (낭독체)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고 말입니다ㆍ하하하~

 

맞소, 맞소, 백번 맞는 말이오,
몸만이 현재이고,
그래서 몸이 모든 것에 최우선해야 하오

 

몸은 전셋집
임대기간이 다 되면 주인에게
돌려줘야 하오

 

봄,여름,가을,겨울,
건강, 건강, 사계절 건강 잘 지켜서
철따라 꽃이 피는 인생을 삽시다요.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랄,랄,랄,라~랄라 룰루, 휘파람 불며 

랄,랄,랄,라~랄라 룰루,  노래부르며 즐겁게 살아요! 

 

(낮은 베이스 소리를 깔아서,

너무 심각하게, 너무 불안해 하지마시고, 호주머니에 무거운 것들 좀  내려 놓으시고, 풀고 가시죠. 배짱이가 노래해야 개미가 힘이 난다고 이솝이 말한 것 잊으셨나요? ㅎㅎㅎ~)

 

시평: 탁계석의 「건강 사계(四季)를 노래하자」

 

몸을 전셋집으로 비유한 독창적 시선

 

탁계석 시인은 이 작품에서 인간의 몸을 “전셋집”에 빗대어 삶의 유한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간결하게 드러낸다. 임대기간이 다 되면 주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집처럼, 인간의 몸도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숙연한 깨달음을 준다. “고장날 때마다 하자보수 해서 비 세지 않게 즐겁게 살아야죠”라는 구절은, 살아가는 동안 몸을 지키고 수리하며 관리하는 태도를 지혜롭게 은유한다. 이는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철학적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사계절에 담은 인생의 주기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는 곧 인간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봄은 “호기심 천국”으로, 여름은 “청춘의 열정”으로, 가을은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겨울은 “가족의 온기”로 표현된다. 시인은 자연의 리듬을 통해 인생의 단계를 보여주며, 각 시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긍정적으로 노래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자기 삶의 계절을 돌아보게 하고, 매 시기를 꽃피우듯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몸, 집, 그리고 그릇의 은유

 

“몸은 집이자 인생 요리를 담는 그릇”이라는 대목은 인간의 몸과 인생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재산, 지식, 영광, 영혼 모두 몸 안에 있을 때만 내 것이 된다는 진술은, 몸의 건강이야말로 삶의 모든 가치의 토대임을 일깨운다. 만약 집이 무너진다면 그 모든 것은 짐으로 전락한다는 통찰은, 현대 사회의 과도한 욕망을 경계하는 경고이기도 하다.

 

낭독체와 유머의 미학

 

시 속에는 낭독체의 인용과 유머가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한 소설가의 말을 인용하며 “몸은 가장 친한 벗에서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고 풀어내는 부분은, 관객과 호흡하며 감각적으로 전해지는 무대 언어적 시학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하하하~”, “호주머니에 무거운 것들 좀 풀고 가시죠” 같은 구절은 단순한 시를 넘어 낭독극·무대 시학으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유머는 무거운 메시지를 가볍게 감싸면서도, 청중의 공감을 즉각적으로 끌어낸다.

 

건강 사계와 시인의 독창적 문학 세계

 

「건강 사계」는 단순한 건강 권유의 시가 아니다. 몸을 우선시하는 철학, 인생 사계의 순환, 공동체적 삶의 울림을 노래하며,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탁계석 시인의 창작 노래 가사 작업이 지닌 일관된 특징과 맞닿아 있다. 그는 오페라와 칸타타 「 한강」, 「송 오브 아리랑」을 통해 역사와 공동체적 메시지를 무대에 올렸고, 근작 「등 뒤의 바람」, 「고향은 사람을 낳고」 등에서는 기존 가곡 장르의 서정·그리움·사랑의 한계를 넘어 삶과 사회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탁계석 시인은 단순한 서정시인에 머물지 않고, 시와 노래, 오페라와 칸타타를 넘나들며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맺음말

 

탁계석의 「건강 사계」는 생활철학적 비유, 사계절의 인생학, 낭독과 유머의 미학을 통해 독자와 청중에게 건강과 삶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동시에 그의 넓은 창작 궤적 속에서 이 시는 개인의 건강에서 공동체의 희망으로 확장되는 울림을 지니며, 한국적 시가 가진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