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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 옴니버스 오페라 FANTASY ISLAND JEJU 4계

제 4부 영등할망, 바람과 함께 떠나는 여신

탁계석 회장 기자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제주의 바람은 거칠고도 깊다. 그 바람을 다스리는 신령이 있었으니, 바로 영등할망(靈登婆娘). 그녀는 매년 정월 초하루 즈음 하늘나라에서 제주 바다로 내려와, 섬 곳곳의 농사와 어업, 바람과 생명을 살피는 여신이었다. 할망이 머무는 기간은 딱 열나흘. 그 기간을 **‘영등잽이’**라 하여, 제주 사람들은 문을 굳게 닫고 불을 삼가며, 조용히 여신의 뜻을 받들었다. 영등할망은 밤마다 바람을 타고 다니며 집집마다 들렀고, 그녀가 흡족해하면 그 해의 바다는 풍어를, 밭은 풍작을 약속했다. 그러나 어느 해, 인간들의 믿음이 흐려지고 제물은 소홀해졌다. 상처받은 영등할망은 열나흘을 채우기도 전에 바다로 향했다. 그녀는 마지막 날, 서녘 하늘을 바라보며 바람결에 실어 이별의 말을 남겼다. "나는 다시 오리라. 그러나 너희가 나를 잊는다면, 바람은 길을 잃고 바다는 등을 돌리리라." 이후 사람들은 **‘영등굿’**을 올려 여신의 노여움을 달래며, 이별의식을 치렀다. 지금도 제주 2월의 거센 바람 속에는, 바다를 향해 사라지던 영등할망의 한숨이 실려 있다고 믿는다. [나레이션 – 서막] “정월, 바람이 열린다. 하늘의 바람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