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향토 작품 개발의 필요성
오늘날 한국 공연 문화의 90% 이상은 서구 레퍼토리에 의존한다. 오케스트라는 거의 99%가 서양 작품만을 연주하며, 우리의 역사와 전통은 무대에서 소외되어 왔다. 이제는 모국어 예술을 기반으로, 지역 명소와 전설을 담은 창작 작품을 발굴하여 세계 무대에 내놓아야 한다. 칸타타 「삼포칠대」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의의와 가치
부산은 바다와 항구, 그리고 수많은 문화적 기억이 켜켜이 쌓인 도시다. 이 도시의 숨결을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에 알리는 것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도시 정체성과 미래를 확립하는 일이다. 특히 최근 개관한 부산 콘서트홀에서 하순봉 작곡 교향곡 「부산」이 연주된 것은 큰 의미를 지니며, 향토적 서사를 담은 칸타타 창작은 부산이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삼포칠대의 역사와 전설
삼포(三浦) : 해운대 해안의 세 포구, 구포, 대대포,청사포를 일컫는다. 동백섬을 지나 이 길은 부산 사람들의 삶과 추억이 서린 해안 산책로로 잘 알려져 있다.
칠대(七臺) : 부산의 대표적 경승지 일곱 곳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해운대·태종대·몰운대·신선대·이기대·오륜대·자성대를 포함한다. 이곳들은 모두 부산의 바다와 역사를 품고 있는 상징적 장소로, 지역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대변한다.
시민 협조와 공감대 형성
향토 작품의 성패는 연주자에게만 달린 것이 아니다. 시민, 행정가, 공연장 관계자의 협력이 절실하다. 삼포칠대 칸타타는 부산의 대표 문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으며,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나아가 관광 자원화의 가능성까지 품고 있다. 지역민이 작품의 창작 과정과 공연에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할 때 그 울림은 더욱 커질 것이다.
세계 시장을 향한 도약
김우태 작곡의 칸타타 「삼포칠대」는 부산의 정체성과 한국 창작음악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는 출발점이다.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 비전을 지닌 도전으로서, 향토에서 세계로 이어지는 K-Classic의 정신을 구현한다. 이미 K-Classic은 2012년부터 칸타타 「한강」, 「송 오브 아리랑」 등 아홉 작품을 제작·발표하며 국내외로 확산시켰고, 크나큰 반향을 불러왔다. 특히 2025년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광주·부산·대구 시립합창단의 합동 공연은 창작시대를 여는 선구적 작업으로 평가받으며, 우리 창작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부산 콘서트홀 개관과 함께 시작되는 「삼포칠대」 칸타타 작업은 그 흐름을 이어 한국 공연예술의 미래를 더욱 넓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