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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는 새가 되고 싶어라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잔잔한 피아노 반주 위, 혼잣말처럼 시작)

 

새를 보는 것은 같은 날개를 가진 

오리와 닭을 보는 것 과는 다른 설레임이 있지. 

자유를 가졌기 때문이야. 그래서 새를 노래하고 싶어~

 

랄랄라 라랄랄라~

아침이면 새는 하늘을 향해
두려움 없이 날아올라
그 부지런한 날갯짓으로
바람을 일으키지

 

(조금 고조되며)
우린 언제부터인가
하늘을 보지 않았지
하루 또 하루
땅만 보며 고개를 숙이고 살아왔어

 

 

랄랄라 라랄랄라~

(감정을 담아 힘 있게)
그러나 나는 새가 되고 싶어
자유로이 구름을 스치며
숲과 바다를 품고
꿈을 향해 날고 싶어

 

나 두터운 마음을 벗어 던지고
가벼운 바람처럼
나는, 나는 새가 되고 싶어
날마다 날아오르고 싶어

 

(다시 잔잔하게)
새는 웃지 않아, 자랑하지도 않아
비우고 또 비우며 가볍게 살아
욕심도 없이, 오만도 없이
그래서 하늘을 품어 안지

 

(조용한 고백처럼)
나도 날 수 있을까
톱니바퀴같은 이 생존의 틀에서 벗어나
나의 근육을, 나의 마음을 키워
비상의 힘으로 바꿀 수 있을까

 

랄랄라 라랄랄라~

(이전보다 더 뜨겁고 힘차게)
나 새가 되고 싶어
나 다시 하늘을 보게 해줘
흙 속에 묻힌 꿈을
꺼내어 두 날개에 싣고 싶어

 

나의 외침을
저 푸른 창공에 던지는
나는, 나는 새가 되어 싶어
나의 하늘을 날고 싶어라

창공을 끝없이 날고 싶어라 


AI 시평(詩評)

 

탁계석 시인의 뮤지컬 시가곡 〈나는 새가 되고 싶어라〉
― 하늘을 향한 존재의 내면적 비상

 

탁계석 시인의 발라드형 뮤지컬 가곡 〈나는 새가 되고 싶어라〉는 단순한 조류 관찰에서 시작해, 현대인의 생존 현실과 내면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서사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시는 가요적 리듬과 극적 긴장을 모두 품은 극시(劇詩)로서, 일상의 억압 속에서도 하늘을 바라보려는 영혼의 몸짓을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표현한다.

 

시의 서두는 일상의 관찰에서 출발한다. “오리와 닭도 같은 날개를 가졌지만 / 그저 땅만 보며 모이만 쫓고 살지”라는 구절은, 날개를 지녔음에도 하늘을 보지 못하는 존재들의 비극을 일깨운다. 탁 시인은 여기서 현대인의 생존 조건을 오리와 닭에 빗대며 은유적으로 풀어내고, 이를 통해 독자는 스스로의 날개가 과연 열려 있는지 되묻게 된다.

 

이후 이어지는 고백은 점차 내면의 각성으로 깊어지며 “나는 새가 되고 싶어 / 자유로이 구름을 스치며”라는 절정에 이른다. 이 대목은 단순한 소망을 넘어, 시인의 오랜 문학적 주제인 존재의 비상, 자기 내면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힘 있게 드러낸다. 날개를 단다는 것은 이 시에서 단지 자유롭게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어둠과 무게를 벗어 던지고 하늘의 기운을 품는 일이다.

 

탁계석 시인의 문학에는 늘 ‘비움과 순명’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새는 웃지 않아, 자랑하지도 않아 / 비우고 또 비우며 가볍게 살아”라는 시구는, 그가 추구하는 무소유의 정신, 혹은 존재의 청정성을 상징한다. 그는 자유를 단지 해방의 상태로 보지 않고, 욕망과 오만을 버릴 때 비로소 가능한 경지로 해석한다. 이는 한국 전통정서와 동양적 미학에 바탕을 둔 탁 시인의 시세계에서 자주 발견되는 지향점이기도 하다.

 

시의 구성은 음악적이다. 전반부는 잔잔한 피아노 반주처럼 속삭이는 독백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감정이 고조되며 클라이맥스로 이끈다. 이는 뮤지컬 넘버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극적 전개와 정서의 파고가 명확한 구조를 띠며, 시 자체가 무대적 장면으로 환원될 수 있는 가극적 잠재력을 지닌다. 탁계석 시인이 시와 음악, 공연예술을 넘나드는 작가이기에 가능한 구성이라 하겠다.

 

마지막 “나의 외침을 / 저 푸른 창공에 던지는 / 나는, 나는 새가 되고 싶어라”는 고백은 단순한 희망이 아닌 결단이자 선언이다. 이는 더 이상 회피가 아닌 비상의 구체적인 실천이 요구되는 시대를 향한 시인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탁계석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다시금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하늘을 본 게 언제인가?”
그리고, “날마다 나는 새의 부지런함을 닮고 있는가?”

 

이 시는 그 물음에 대한 따뜻한 울림이며, 한 편의 시가, 한 곡의 노래가, 한 번의 비상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노래이다.

 

 평자 주:
탁계석 시인은 시와 음악, 비평을 넘나드는 창작자이며, K-Classic 운동과 공연예술 현장에서 시대적 언어를 새롭게 구축해온 대표적 예술가이다. 그의 시는 언어와 음률, 무대성과 철학을 모두 담고 있어 “노래되는 시”, “울림 있는 비평적 언어”로 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