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K-Classic의 태동과 정체성: 전통에서 미래로
K-Classic은 단순한 ‘한국식 클래식’이 아닌,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새로운 창작의 흐름이다. 그 기원은 한국의 정가, 판소리, 민요, 시나위, 산조 등 고유한 음악적 전통에서 비롯되며, 이를 서양의 클래식 문법과 융합해 새로운 음악 어법을 창출하고자 한다. 2020년대 들어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구체화되었고, 국내외의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2012년 ‘K-Classic’이라는 브랜드가 태동하게 되었다.
특히 2023년 이후 베를린, 파리, 빈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열린 K-Classic 갈라 콘서트, 창작 가곡 페스티벌, K오페라 쇼케이스는 유럽의 클래식 청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한국의 미감이 고요하고 깊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이는 K-Classic이 단지 전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음악계에 독창적인 한국적 언어를 제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달항아리, K-Classic의 심벌이 되다
달항아리는 조선 중기 백자의 미적 극치로, 기능을 초월한 조형 예술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대칭이 아닌 비대칭, 화려함이 아닌 절제, 채움이 아닌 여백이라는 동양의 미의식이 담겨 있다. 그것은 실용을 위한 그릇이 아니라, ‘마음의 그릇’이며, 정신의 상징이다.
K-Classic은 이 달항아리의 철학과 조형 정신을 음악으로 재현하고자 한다. 전통 성악(정가), 가야금, 해금, 아쟁, 거문고 등 한국 고유의 악기와 더불어, 첼로, 피아노, 하프, 타악 등 서양 악기와의 조화 속에서 창작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명인과 신진 작곡가들이 참여해, 달항아리의 곡선과 여백, 질감과 생명력을 음악적으로 번역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달항아리처럼 K-Classic도 세계 어디서나 실용이나 유행이 아닌 ‘완성된 정신의 예술’로 자리잡고자 한다. 이는 공연이 아니라, 철학이자 시대를 초월하는 고유 문법으로서의 ‘음악 정신’이다.
세계로 가는 플랫폼, 한국 음악가들의 무대가 되다
K-Classic은 앞으로 단지 연주회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한국 음악가들의 국제 진출 플랫폼으로 기능할 것이다. 유럽의 여러 극장 및 음악제와 연계하여 K-Classic 프로그램이 상설적으로 기획되고, 작곡가-연주자-연출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특히 ‘달항아리 프로젝트’는 하나의 단발성 기획이 아닌, 영상, 음반, 교육, 해외 순회 공연 등으로 확장 가능한 아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가진 정서, 미의식, 철학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낸 음악 콘텐츠로, 세계인에게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정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처럼 혼자만의 쓸모가 아니라 셰계인이 공유하는 ‘완결된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는 것. 이것이 바로 K-Classic이 지향하는 명품 예술이며, 달항아리는 그 상징이자 씨앗이다. 이제 우리는 그 씨앗을 세계의 예술 토양에 심고, 자라게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