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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우리가 관악사를 써야 하는 이유

관악사의 초기 시절을 살았던 김우태 작곡가와의 만남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김우태 작곡가 겸 관악지도자  

 

시간이 쌓여서 해가 되고, 해가 쌓이면 세월이 된다. 세월이 지나면 시절이 되고, 시절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그 시절.  현장에서 뜨겁게 길을 개척하고, 헤쳐 나가기 위해 땀을 흘렸던 그 고통의 시간에선 시간만 존재하고 세월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다시 반추해 보니 그것이 역사라는 것을 이제사 알았다.  

 

어찌할 것인가! 모든 사람들은 하나, 둘씩 이 땅을 떠나고, 그 땀과 눈물, 영광의 기록들은 바람에 날려 흔적도 ,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우리가 살아 개척해 온 그 길이 역사인 것을 이제사 안다.  ‘내려 갈때 보았네, 올라 갈때 못본 그 꽃’ 고은 시인의 시처럼.... 우리가 역사의 꽃이 되는 것, 그 역사를 펼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들풀처럼 살다가는 민초일 뿐이다. 이것을 일깨우는 자각과, 산증인들이 살아있을 때, 자료가 남아있을 때, 체계화해서 남기는 것의 소중함은 우리뿐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도, 그 집단의 존재감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뿌리가 없다면 유목민이거나 디아스포라라의 슬픈 자화상

 

늘 하는 말처럼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그 말이, 그 뜻을 이제는 알것 같다. 뿌리가 없다면 유목민이거나 디아스포라의 슬픈 자화상일뿐이다. 문명 세계에는 그래서 기록을  하고, 기록을 통해서 전후를 들여다 본다.  

 

관악의 힘, 그 영광이, 오늘날에는 최고조에 달했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은 분명한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말해야 한다. 예전에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면서 삑사리가 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수 악기 선생이 없어 헤메던 시절이었다. 오늘날 이 어마한 변화가 그저 된 것이 아니라 선배들의 피땀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오케스트라의 오늘이 만들어진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가 쓸 것인가? 서양 사람들이 써주겠는가? 아니다. 우리가,우리 손으로, 우리 입으로, 우리 자료로 증거해야 한다.  

 

바야흐로 세계 시장 진출을 해야 하는 K콘텐츠 시대. 어제 김우태 작곡가와의 만남은  관악사 기록에 영감을 주었다. 이제 출발이다. 그 위대한 관악사의 파도를 타고 우리가 흘러 가야 한다.  바람에 흩날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관악사에 꽃으로 수놓아질 때 영원할 것이다.  나의 묘비가 중요한게 아니라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야 한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신가?   

 

시절을 공유하는 것의 즐거운 만남, 김우태 작곡가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