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탁계석 초대석] 김시형 교수 인터뷰 AI 와 창작 시대는?

'변화 속도' 따라잡지 못하면 교육은 '박물관'이 될 수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Q:AI 작곡이 초기의 논란을 지나 빠르게 생활에 적용되면서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떠한 상황인가요?

 

2025년 현재 AI 작곡은 초기 논쟁을 지나 실무에 정착한 창작 도구입니다. 광고, 유튜브 BGM, 게임 음악 등에서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이유로 상시 사용됩니다. AI는 아이디어 스케치, 패턴 생성, 오케스트레이션 보조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인간 작곡가는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감독'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초안 제작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다양한 버전을 빠르게 검증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업계의 초점은 '사용 여부'가 아닌 '어떻게 투명하고 품질 있게 쓰느냐'로 이동했습니다. 'AI 보조 제작' 같은 크레딧 표기, 데이터 출처 기록, 사용 동의 확보 등 새로운 거버넌스 기준이 곧 팀의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기술을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입니다.

 

Q: AI 창작에서 생산성이 나오면서 상당히 이쪽으로 몰리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AI 작곡법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걸 깔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AI 작곡 웹사이트와 DAW의 연동은 음악 창작의 새 시대를 여는 핵심 혁신입니다. 주요 AI 플랫폼(Suno, Soundful 등)은 WAV, 스템, MIDI 파일을 제공해 사용자가 DAW에서 개별 트랙을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스템 파일은 보컬, 신디, 드럼 등 각 악기별로 분리된 오디오 파일로, 프로듀싱·믹싱·리믹스에 최적화되어 기존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MIDI 파일은 멜로디와 코드진행 등 연주 정보를 포함해, DAW에서 다양한 가상악기로 소리와 리듬을 마음껏 교체·변형 가능합니다. AI가 만든 아이디어에 사용자의 독창적 사운드를 더해 정교하게 곡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Orb Producer Suite 등 일부 도구는 DAW 플러그인 형태로 제공돼, 실시간 AI 작곡 제안을 DAW 내부 작업 흐름에 통합할 수 있습니다.

 

AI로 생성한 음악 스템은 DAW 내에서 믹싱·마스터링, 세밀한 자동화 및 이펙트 처리까지 전방위 편집을 가능하게 합니다. Suno 등은 온라인 DAW 인수와 무료 체험 확대 등 편집 접근성 강화로 창작자들이 더 빠르고 쉽게 AI 음악을 다룰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동은 아이디어 구상에서 프로급 완성까지 창작의 범위와 수준을 크게 확장시키며, 창작자에게 무한한 실험과 표현 자유를 선사합니다. 결국 AI와 DAW의 결합은 음악 제작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며, 누구나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시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Q: AI의 작곡의 다음 단계인 녹음, 음원 올리기, 마케팅 등 실무 작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I로 작곡한 후의 실무는 크게 녹음-유통-마케팅 단계로 진행됩니다. 먼저 AI가 생성한 스템 파일을 DAW로 가져와 실제 악기나 보컬을 추가 녹음하는 '하이브리드 제작'이 핵심인데, 이는 음질 개선과 함께 인간의 창작 기여도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음원 등록 시에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AI 도구 사용'을 명시하고 인간 기여도를 50% 이상으로 표기해야 하며, 멜론이나 지니 같은 국내 플랫폼들은 'AI 보조 제작'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유통사는 디스트로키드나 튠코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플랫폼에 동시 배포가 가능합니다. 마케팅 전략으로는 AI와의 협업 과정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에 제작 과정을 공개하고, "인간 감성과 AI 기술의 만남" 같은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를 꾀하면 오히려 주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수익 구조를 보면 개인 스트리밍보다는 B2B 시장이 유망한데, 광고음악이나 게임 BGM은 정상 단가의 70-80%를 받을 수 있어 실질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AI 사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도 높은 퀄리티로 승부하는 것이며, 이것이 장기적인 신뢰와 성공의 열쇠가 됩니다.


Q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요?

 

음악대학 교육 현장은 여전히 보수적입니다. 대부분의 교수진은 전통적인 화성학, 대위법, 클래식 이론 교육을 고수하며, AI는 검증되지 않은 '유행'으로 취급됩니다. 커리큘럼 개편은 느리고, AI 관련 과목은 교양이나 특강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음악산업 현장은 완전히 다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광고 에이전시, 게임회사,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미 AI를 필수 도구로 활용해 제작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 채용 시 AI 활용 능력을 우선적으로 보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죠.

 

이러한 격차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졸업생들이 현장에 나가면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무에서 요구하는 기술 사이의 괴리에 당황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전통적 방식으로 과제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AI를 익히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학이 '음악의 본질'을 추구하는 동안, 산업은 '효율적인 음악 생산'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다면, 음악대학 교육의 실효성 자체가 의문시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교육은 결국 현장과 유리된 '박물관'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Q: 인식의 변화, 아카데미 대학,공연장, 제도권에 당부의 말씀도 부탁 드려요

 

음악계 전 분야에 걸쳐 AI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대중들께는 AI 음악을 '가짜'가 아닌 '새로운 악기'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신시사이저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모든 혁신은 거부감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음악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대학은 전통 교육에만 안주하지 말고 AI를 정규 커리큘럼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산업 현장은 이미 AI가 필수인데, 졸업생들이 이를 전혀 모른다면 그것은 교육의 실패입니다. 실용음악과 클래식, 컴퓨터공학의 벽을 허물고 융합 교육을 실시해야 할 때입니다.

 

공연장들은 'AI-인간 협연', '인터랙티브 AI 콘서트' 같은 새로운 형식을 과감히 시도해주십시오.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공간을 넘어, AI와 결합된 총체적 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제도권,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위원회는 AI 음악의 저작권 인정 기준과 수익 배분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현재의 모호한 규정은 창작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적 틀이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기회'로 바꾸는 것입니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위협이 아니라 창의성을 확장시키는 도구입니다. 바흐가 평균율로, 비틀즈가 새로운 녹음 기술로 혁신했듯이, 우리도 AI라는 시대의 도구를 적극 활용해 음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김시형 교수 프로필 


김시형 교수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크라쿠프 음악원에서 작곡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작곡가이자 디지털음원 제작 프로듀서입니다. 450개 이상의 저작권 등록 작품을 보유한 다작 작곡가로서, 클래식부터 실용음악, AI 작곡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음악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명지대학교 대학교육혁신원 원장과 교수학습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특히 멀티미디어콘텐츠크리에이션 융합전공 주임교수로서 예술과 기술의 융합 교육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AI·PBL 기반 교수학습 모델 개발에 앞장서며, 전통적인 음악 교육과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설계·운영하고 있습니다. 


음악 산업 현장에서는 디지털음원 제작 프로듀서로서 AI 작곡 도구를 적극 활용한 상업음악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게임·광고·영화 음악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위한 음악을 제작해왔습니다. 특히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창작 방법론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 행정가로서는 100억 규모의 국고사업을 성공적으로 기획·관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공학·인문학을 아우르는 융합교육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창의성은 인간의 몫"이라는 철학 아래, 미래 음악 인재 양성에 헌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