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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박영란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에서 곳물질(숨비 소리) 등 다수 성악곡 발표

12월 10(목) 오후 7시 30분, 을지로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엄마 엄마 우리 엄마” (탁계석 작시)
Sop. 윤한나 / Pno. 남은정

 

어둠 속에서 작은 숨결이 움트는 순간, 아기는 빛을 기다립니다. 그 기다림은 고요한 강물처럼 흐르고, 마침내 세상에 태어나 엄마를 향한 첫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엄마 엄마 우리 엄마” — 가장 단순한 말 속에 가장 깊은 사랑이 깃들어 있습니다. 소프라노와 피아노의 음색이 서로 어우러져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환희에 찬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이 곡은 아기의 심장이 엄마의 심장과 맞닿는 순간을 음악으로 그려내며,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관계, 가장 포근한 사랑을 관객의 마음속에 심어줍니다.

 

“사랑을 찾아서” (박수진 작시) ‘황태자의 첫사랑’ 하이델베르그에서- Ten. 이형석 / Pno. 남은정

“이 밤의 비밀을” (탁계석 대본) 오페라 ‘바다에 핀 동백’ 중 점례 Aria Sop. 윤한나 / Pno. 남은정

 “사랑꽃바다” (노유섭 작시) Ten. 이형석 / Pno. 남은정 

양금, 타악기, 피아노, 여창을 위한 “진맥” (탁계석 작시) *세계초연
앙상블 K (양금: 김경희 / 타악기: 나혜경 / Pno.: 남은정 / 여창: 왕서은)

“우리 다시 만나리” (탁계석 대본)
-오페라 ‘바다에 핀 동백’ 중 점례와 칠성 Duet Aria-
Sop. 윤한나 / Ten. 이형석 / Pno. 남은정

 

“곳물질" 숨비소리 

 양금, 타악기, 피아노, 구음, Narration, 무용을 위한 “곳물질” *개작초연
앙상블 K (양금: 김경희 / 타악기: 나혜경 / Pno.: 남은정 / 구음: 왕서은 / Narration & 무용: 송영탁)

 

새벽 바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간. 해녀의 숨결은 파도와 함께 고요히 번져가고, 그 발걸음은 허공을 향해 맨발로 물결 속으로 스며든다.

 

‘곳물질’이라 불리는 바다는, 서툰 어린 해녀와 지친 늙은 해녀에게 내어주는 가까운 품, 따뜻한 배려의 바다이다. 그 속에서 삶의 고단함과 애환이 물결처럼 일렁인다.

 

양금, 타악기, 피아노, 구음, 너레이션과 무용은 장한라 시인의 시가 그려낸 해녀의 삶을 청각과 시각의 풍경으로 다시 피워낸다. 첫 번째 부분은 새벽의 바다, 깊고 더 깊은 물결 속으로 들어서는 해녀의 몸짓을 묘사하고, 두 번째 부분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회상, 순환하는 선율과 화성 속에 해녀들의 일상이 고요히 흐르고, 마지막 부분은 미래를 향한 노래, 끝없이 이어질 삶의 물결을 역동적으로 묘사한다.

 

“곳물질”은 바다와 인간이 맺은 가장 원초적인 약속, 그 고단함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의 빛을 서정적인 울림으로 전해준다.

 

“곳물질” -장한라-

 

깊숙이 더 깊숙이 허공 향한 맨발이다
님 오신 날 기다려 큰 전복은 감추었지
바다 밭 새벽안개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덮는다

 

물질하러 육지로 떠돌며 살았네
본조갱이 차면서 쑥으로 수경 닦고
수평선 아득한 세계 / 해녀는 눈이 열 개다

 

하늘이 여는가 별자리 바닷길
서방대신 이 바다 곳물질도 고마워라
눈 감고 빛줄기 찾는
숨비소리 이만 리

 

*숨비소리: 해녀들은 물 위에 떠오를 때마다 ‘호오이’ 하면서 한꺼번에 막혔던 숨을 몰아쉰다. 이때 나는 소리를 ‘숨 비소리’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