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기자 | 용인특례시는 13일 용인문화예술원 국제회의실에서 국가 사적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가마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시와 한국중세고고학회 주최, 서경문화유산연구원 주관으로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의 발굴 조사 성과를 공유하고, 정비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학술대회는 ‘용인 서리 요장(가마)의 확장발굴을 통해 본 고려도자 연구사의 쟁점’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상일 시장은 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용인에 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사적으로 가장 먼저 지정된 것이 서리 고려백자 요지”라며 “대한민국에서 찾기 어려운 가마 폐기물과 도자기 파편 등으로 이뤄진 퇴적층이 잘 보존돼 있고, 가마터 규모”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의미 있는 장소를 잘 발굴하고, 역사적 가치를 부여해 우리 시민과 국민이 방문과 체험을 통해 역사적 가치를 되새길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며 “학술대회에서 나온 좋은 내용을 검토하고, 전문가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를 잘 가꿔나가도록 하겠다.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리며, 학술대회에 참석해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홍영의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 장종빈 서경문화유산연구원 부장, 이종민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장남원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김효진 국립한글박물관 연구원이 주제발표를 했다.
홍 교수는 ‘고려시대 용인 서리의 역사적 위상과 백자 생산 배경’을 주제로 서리 백자 가마는 소(所) 체제에서 운영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고려 초 왕실에서 필요한 제기를 생산하는 시작점이 되는 곳으로 지목했다.
장 부장은 ‘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 발굴조사 성과와 의의’에서 서리 요지에서 벽돌가마와 진흙가마가 확인돼 고려 도자 기술 발전 과정을 알 수 있고, 관리시설의 흔적과 백자 제기 대량 출토로 국가적 생산 체계의 일면을 드러낸다고 파악했다.
이 교수는 ‘용인 서리 요장의 유적 구성과 경관 복원에 대한 이해’를 통해 2020년 이후 민가 철거와 확대 발굴 조사로 서리 가마의 공간적 구성과 퇴적층 분포 양상이 확인돼, 유적의 시공간적 복원뿐 아니라 당시 도자 생산 활동의 실체적 이해를 돕는다고 봤다.
장 교수는 ‘용인 서리 요지 출토 유물로 본 청자연구사의 재검토’에서 해무리굽완(굽이 넓고 안쪽에 원각이 파인 그릇)과 같은 청자 형태의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외래 기술의 수용과 현지화 과정을 ‘규석 받침’ 등으로 검토하면서 서리 요지가 단순한 지방 요장이 아닌 기술 실험과 융합의 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고려시대 용인 서리 요지 출토 길례용 제기의 조형적 특징과 성격’을 통해 서리 요지에서 출토된 보, 궤 등 고려 왕실 제기가 정형화한 규격과 분양, 기술적 완성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이희관 전 호림박물관 학예실장이 좌장을 맡고, 문경호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김경중 도자박물관 팀장, 장기훈 경기도자박물관 뮤지엄본부장, 조은정 고려청자박물관 팀장, 김태은 국가유산청 감정관이 참여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한편, 용인 서리 고려백자 요지는 1989년 사적으로 지정받은 고려 초 자기 가마터다. 83m에 이르는 초대형 가마터와 10세기 중엽부터 12세기 초까지 생산한 고려청자․백자의 시기별 형태 변화를 볼 수 있는 퇴적층이 확인되는 등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1~2024년 가마터 주변 보호구역에 대한 조사로 가마를 운영하기 위한 작업장으로 쓰인 여러 건물터와 국가에 납품하던 제기를 집중적으로 묻은 구덩이 등 유구가 발견됐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80년대에 발굴조사가 이뤄진 가마부와 양측 퇴적구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가 진행된다. 현재까지 조사된 상황은 오는 17일까지 공개 중이다.
시는 처인구 이동읍 서리 336-1 발굴 현장에 임시홍보관을 마련했으며, 전문 고고학자의 해설과 함께 유적과 출토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