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K클래식 회장 |
“상품은 브랜드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이 간단한 명제가 오늘날 예술의 경쟁력을 가르는 잣대가 되고 있다. 상품은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아무리 우수한 품질의 상품이라 해도, 브랜드를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연주가 누구인가, 작곡가가 누구인가보다, 어떤 브랜드로 묶였는가, 어떤 플랫폼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K-Classic은 이 흐름 속에서 지난 13년간 브랜드로서의 뿌리를 내렸다. 양평에서 시작된 K-Classic은 단순한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표준이자 브랜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악이 아직도 대체할 명칭 없이 고전적 범주 안에 머물러 있는 것과 비교할 때, K-Classic은 세계 콘텐츠 시장 속에서 보통명사화되어 가는 한국형 예술 브랜드라 할 수 있다.
K-Classic 브랜드 가치의 실질적 사례
① K-Classic Masterpiece Festival (2024)
지난해 개최된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은 K-Classic 브랜드의 첫 공식 상품이었다. 국내 작곡가의 창작 명곡을 중심으로 기획된 이 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한국적 클래식 브랜드’라는 비전을 확장시켰다. 비록 공공지원의 한계로 일시적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 파급력은 K-Classic의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② K-Classic & K-Piano 모국어 대행진 프로젝트
서양 피아노 교육의 반복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정서와 향토성을 담은 창작곡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다. 이 과정에서 개별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K-Classic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전국 단위의 교류와 발표회를 가능케 했다. 연주자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규모다.
③ K-Classic News & Media 플랫폼 운영
단순한 공연 보도에 그치지 않고, 예술비평·작곡가 인터뷰·창작 소개 등을 통해 K-Classic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SNS나 단체 홍보로는 구현 불가능한, 브랜드 중심의 콘텐츠 생산과 확산을 보여주는 사례다.
왜 단체와의 연동이 필요한가?
개별 아티스트나 단체는 각각의 색깔을 갖고 활동하지만, 현실적으로 브랜드 없이는 대중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 어렵다. 해외 연주자들이나 기획자에게 “한국 작곡가 중 누구를 아느냐”고 물으면, 답을 듣기란 쉽지 않다. 이는 역지사지로도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무대는 브랜드 없는 예술가에게 관용적이지 않다.
K-Classic은 이러한 브랜드의 공공자산화를 가능케 한다. 연주자든, 작곡가든, 단체든 모두 함께 브랜드를 공유하고 투자 개념으로 참여한다면, 서로의 지명도와 콘텐츠가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는 일종의 문화적 '백화점'이자 '공연 플랫폼'이며, 개인 단위의 경쟁을 공동체 단위의 경쟁력으로 전환시키는 구조다. 혼자서 닿을 수 없는 계단은, 함께 오를 때 비로소 정상이 보인다.
브랜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대
예술을 예술의 눈으로만 본다면, 생존은 요원하다. 예술은 이제 복합적 산업 구조 안에서 콘텐츠, 유통, 브랜드, 플랫폼이라는 요소들과 함께 작동한다. K-Classic은 예술을 ‘시장’과 연결시킬 수 있는 드문 한국형 문화 브랜드다. 때문에 이제는 ‘개인의 충실함’만으로는 부족하다. K-Classic이라는 브랜드 안에 들어가야 한다. 개별 활동을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브랜드를 공유하고, 플랫폼에 연결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입히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뜻이다.
예술도 마케팅이 필요하고,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예술가 스스로 ‘브랜드 인식’을 갖고 접근할 때, 시대는 그 예술가를 외면하지 않는다. 예술이 살아남기 위한 경영적 판단과 협업의 감각이 절실한 이유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