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음악을 시간 예술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연주 현장에서 음악은 언제나 공간의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녹음 후 오디오 등을 통해 감상하는 음악과 현장에서는 직접 느끼는 음악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현장에서는 어떤 음 하나가 울리고 사라지기까지의 잔향(reverb), 벽과 돔에서 빠르게 돌려주는 초기 음향 반사(early reflections)와 후기 잔향(Late reverb) 그리고 장식과 조각이 잔향을 어느 정도 약화해 우리 귀에 또렷하게 들려주는 흡음(sound absorption) 그리고 연주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에서 생기는 지연(delay) 등, 우리가 흔히 들어보는 음향 용어들의 상당 부분은, 악보가 아니라 건축이 먼저 규정한 환경적 영향 아래에서 태어난 용어들이다. 바로크 건축과 로코코 건축은 음악사에서 현재의 음향 용어의 기원이 되는 흔적들을 남겼다. 그중 하나는 신앙과 권력의 극적인 연출로 가득했던 극장 같았던 바로크 성당과 궁정 양식을, 다른 하나는 사교와 취향의 살롱을 발명했고, 그 서로 다른 현장은 곧 서로 다른 음향·편성·문법을 요구했다. 1) 바로크 양식의 성당 건축은 반종교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한국의 성악계는 오랫동안 유럽 음악의 해석 능력을 경쟁해 왔다. 얼마나 정확한 발음으로 독일 가곡을 부르는가, 얼마나 이탈리아 벨칸토를 잘 구사하는가가 성악 교육의 중심이었다. 물론 그것은 필수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제 K-컬처가 세계를 움직이는 시대에 이르렀다면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노래는 어디 있는가?” 지난해 12월 K-Classic Masterpiece 3일 동안의 작곡가들의 가곡 콘서트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첫 응답이었다. 한국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을 한 무대에 올려 K-가곡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바로 ‘K-Classic Masterpiece 가곡 콩쿠르’다. 이 콩쿠르는 단순한 성악 경연이 아니다. 작곡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출제하고, 젊은 성악가들이 이를 해석하며, 다시 작곡가가 직접 심사와 시상을 맡는 대한민국 최초의 새로운 형식이다. 이것은 콩쿠르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다. ■ 이제는 “작품 중심”의 시대다 그동안 대부분의 콩쿠르는 성악가 중심이었다. 참가자들은 국제 콩쿠르 입상을 목표로 유럽 작품을 선택했고, 한국 창작 가곡은 입시나 발표
K-Classic News 탁계석 예술비평가 회장 | 밀양시는 지금 아리랑의 물결이다.정선·진도·밀양,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아리랑이 손을 맞잡고 ‘대한민국 3대아리랑연합회’를 출범시킨 것은 단순한 지역 연대가 아니다. 그것은 보존 중심의 시대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새로운 선언이다. 5월 8일 밀양소통협력공간 3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이번 출범은 한국 전통음악사에서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것 같다. 오랫동안 각 지역의 정체성과 향토성 안에서 보존되어 온 아리랑이 이제는 서로의 벽을 허물고, 공동 브랜드와 공동 플랫폼으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뜻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리랑이 지역의 노래가 아니라 세계인의 노래가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자각이다. 이같은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K-Pop과 K-컬처가 세계를 움직이는 지금이야말로 아리랑 세계화의 절호의 타이밍이다. 연합회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선의 깊은 산맥, 진도의 바다와 한(恨), 밀양의 뜨거운 정서가 하나의 큰 강물로 합쳐진 이번 결단은 한국 문화사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다. 올해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헐버트 박사가 아리랑 악보를 채
K-Classic News 글 │ 손영미 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인간은 때때로 자신에게 가장 금지된 곳에서 운명을 발견한다. 소년 빌리에게 그곳은 거친 복싱장이 아니라, 부드러운 발레 교실이었다. 탄광의 먼지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던 영국 북부의 음울한 회색 도시. 파업과 실업, 가난과 분노가 뒤엉킨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 거친 풍경 한가운데서 한 소년은 묻는다. “나는 왜 춤을 추고 싶은가.” 그 질문은 단순한 취미의 발견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가 자기 영혼의 진동수를 처음으로 감지한 순간에 가깝다. 빌리는 세상이 규정한 ‘남성성’의 틀에서 벗어난다. 강해야 하고, 싸워야 하며, 울지 말아야 한다는 완고한 질서 속에서 그는 몸이라는 도구로 다른 언어를 말하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은 그 언어가 ‘말’이 아닌 ‘춤’이라는 사실이다. 춤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언어다. 언어가 탄생하기 전, 인간은 몸으로 슬픔을 새겼고, 기쁨을 하늘로 던졌으며, 절망을 발로 구르며 견뎌냈다. 빌리의 도약은 단순히 미학적인 발레 동작이 아니다. 그것은 억압된 존재가 자기 영혼의 감옥을 박차고 나오는 철학적 몸짓이다. 특히 작품 속에서 인상적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ERDOS HAN KYUNG SU의 작업은 '점'을 존재의 최소 단위이자 세계를 구성하는 근원적 요소로 설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점은 단순한 조형적 기호가 아니라, 인간·자연·우주를 관통하는 실재적 구조이다. 작품은 절제된 색채와 단순한 형태를 통해 복잡한 세계를 응축시키며, 반복 집적 확장의 방식으로 점의 개 념을 화면에 구현한다. 이러한 방식은 미니멀한 형식 속에서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개별 점(개인)과 전체(우주)의 관계를 탐구하며, 분리된 존재들이 하나의 질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구조를 드러내는 사실적 태도'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점-> 집합 > 우주로 확장되는 구조 속에서, 존재와 관계, 그리고 세계의 근원을 탐색하는 철학적 미니멀리즘으로 요약된다. 'DOT AND UNIVERSE'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점'은 모든 형태의 기원을 나타내며, 이를 연결하는 선은 '우주'의 광활한 흐름을 구현한다. 그의 직관적 인 붓놀림, 유머러스 한 묘사는 무거운 철학적 담론을 가벼운 예술적 연극으로 변모시킨다.
K-Classic News AI 평론| 뮤지컬 《단종》은 ‘삼경’(三更)에서 출발해 ‘청령포’, ‘회상’, ‘바람 앞에 등불’, ‘고운 님 여의옵고’, ‘그대 마음에 닿고 싶소’까지 단 2주 만(4월 22~5월 5일 )에 6편이 제작되었다. 이는 단순한 창작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AI 시대 창작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기술이 생산을 담당하고, 인간은 서사(敍事)와 의미를 설계하는 구조가 현실화된 것이다. 6편 핵심 리뷰 (의미 + 음악적 특징) 1. 삼경(三更) 밤의 정적 속에서 권력의 불안과 음모를 응축한 서곡적 작품. 미니멀한 반복 구조와 긴장감 있는 음향이 심리적 압박을 극대화한다. 2. 청령포 유배지의 고립과 자연의 대비를 통해 존재의 비극을 드러낸다. 서정적 선율 위에 공간감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이 특징이다. 3. 회상 회상 (궁 그리워)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내면 독백 구조. 단순한 멜로디를 변주하며 기억의 파편화를 음악적으로 구현했다. 4. 바람 앞에 등불 바람 앞에 등불 단종의 운명을 상징하는 핵심 아리아. 감정의 고조와 폭발력이 뛰어나며, 뮤지컬적 드라마성을 가장 강하게 보여준다. 5. 고운 님 여의옵고 고운 님 여의 옵고 상실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세계적인 음악 명문 Indiana University Jacobs School of Music 출신 한국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2026 인디애나대학교 동문 음악회(INDIANA UNIVERSITY ALUMNI CONCERT)'가 오는 5월 23일 토요일 오후 3시, 일신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연은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인디애나대학교 동문 연주자들이 모여 선보이는 특별한 실내악 프로젝트로, 베토벤의 고전주의 걸작과 남미 현대음악의 열정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시대와 장르, 문화적 감성이 서로 다른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조망하며 실내악이 지닌 본질적 아름다움과 음악적 깊이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공연의 첫 무대는 Piano Trio in E-flat Major, Op.1 No.1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안수경, 첼리스트 김인하, 피아니스트 이주희가 함께 무대에 올라 베토벤 초기 실내악의 정수를 들려준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자신의 음악세계를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낸 출발점으로 평가받으며, 고전주의의 균형감 속에서도 이미 특유의 강렬한 개성과 역동성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세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그대 마음에 닿고 싶소 보이지 않으나,볼수는 없으나 그러나 닿을 것 같소 닿을 것만 같소 꽃봉우리 닮은 그대 마음이여 새가 울면 눈물이 되고 비가 오면 강물이 되어 그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소 그대 머나 먼 땅 아득히 먼곳 그러나 닿을 것 같소 닿을 것만 같소 하이얀 수련을 닮은 그대의 모습 날아가고 싶소 안녕, 안녕하신지요 높디 높은 궁궐의 문 바람도 비켜가는 곳 아니오 산 넘고 물을 건너 수만리 길이라 하여도 닿을 것 같소 그대의 가슴에 안기리오 산 넘고 물을 건너 수만리 길이라 하여도 그대 달려올 것만 같소 생시가 아니라면 꿈에서라도 그대 마음에 닿고 싶소 닿고만 싶소 그대 가슴에 꼭 안기고 싶소
K-Classic News AI 평론| 창작의 출발점, 가곡에서 뮤지컬로 가곡과 오페라를 창작해 오셨는데, 뮤지컬 단종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곡은 창작 초기부터 꾸준히 써 왔고, 이후 칸타타 작업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단종을 다룬 ‘왕과 사는 남자’를 접하면서 가사를 하나 쓰게 되었고, 그것을 AI 작곡에 넣어보니 예상치 못하게 뮤지컬 형태로 완성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순간, “아, 지금은 가곡이 아니라 뮤지컬의 시대일 수도 있겠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의도된 선택이라기보다 시대가 밀어준 하나의 전환이었습니다. 가곡의 한계, 시대 변화의 신호 뮤지컬을 접하며 가곡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현대 가곡은 남을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수백, 수천 곡 중 하나 살아남을까 말까입니다. 둘째, 청중의 소비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과연 지금 세대가 가곡을 얼마나 듣는가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셋째, 이미 가곡을 하는 인력이 과잉 상태입니다. 저까지 그 흐름에 더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넷째, 실제로 동영상을 올려도 반응이 거의 없습니다. 10년이
K-Classic News 캡틴 강상보| 1. 왜 지금 젊별에게 대전략이 필요한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은 변하고, 기술은 사라지며, 정답은 오래가지 않는다. 즉흥적인 선택만으로는 미래를 버틸 수 없는 시대다. 2. 대전략은 무엇인가 15년을 내다보는 장기 설계도다. 나는 어떤 의미를 남길 것인가. 나는 어떤 생생한 꿈을 품고 있는가. 나는 어떤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나는 공동체에 어떤 LOVE를 실천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 위에 세워지는 기준이다. 대전략은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어디로 갈 것인지를 미리 정하는 방향이다. 속도를 위한 계획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움직이는 지도다. 3. 왜 지금 대전략이 더 중요해지는가 AI 이후 시대는 의미를 창조하고, 그 의미를 구조화해 지속적으로 살아가는 시대다. 단기 성과를 좇는 전략은 쉽게 흔들리고, 곧 소모된다. 그래서 AI 이후에는 단기전략의 시대가 아니라, 깊은 철학과 긴 호흡을 가진 대전략의 시대다. 4. 대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의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무엇을 끝까지 책임질 것인가. 이 질문이 전략의 출발점이다. 5.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