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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선 작가와 최진석 철학자의 만남

'탁월한 사유의 시선' 저서와 유튜브 동영상 모두 읽고 보았지요

 

K-News 탁계석 평론가 


저서에 사인을 하고 있는 최진석 철학자 
 

 

탁계석 회장: 시대의 철학자 최진석 교수와의 만남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요?

 

모지선 작가: 음~, 저에겐 바램이었지만 마침 그곳, 제가 수피아미술관의 초대전(관장:홍영숙, 대표:임배원)으로 K~CLASSIC CONCERT(누드변주곡) 전시중이었고, 최진석교수님은 인문학특강을 하시게 되었는데....그러니까 우연이겠지요. 코로나 4단계 발표날이라 여러 어려움을 헤치고, 최진석교수님이 저의 전시에 오셨으니까요. 마스크로 얼굴의 2/3를 가리고 만났습니다.

 

베끼는 것에 길들여지면 창의력은 사라지는 것

 

제 머리맡 책상에는 항상 최교수님의 책이 있었고, 또 유튜브로도 자주 강의를 들었으니까 만나기 전부터 저에게는 무척 가까운 분, 아는 분으로 여겨졌지요. 사실상 대면의 최교수님은 초면이지만요. 

 

탁: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으면서. 우리 K-Classic 3인방(모지선, 임동창, 탁계석)과 공감할 부분이 많아 우리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요. 특히 '장르'를 만드는 것이 ‘선진’이라는 부분에서~

 

모: 크게 공감합니다. 열심히 외우고 베끼는 시스템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새로운 장르를 보여주면 매우 불편해하더군요 "그런 것은 아직 못들어 봤는데' "전례(典例)가 없어서" 잘 알려고 하지도 않고, 외면하려는 사람들, 이런 말들을 특히 공무원들에게서 수없이 많이 들어 봤잖아요.

 

특히나 저는 평면 회화에서 음악이 들리고, 시가 노래되길 바라는 작가로써, 큰 공감대를 느꼈어요. 외로운 사막에서 동지를 만났다고나 할까요. 보장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를 추구하는, 특히 2012년 양평에서 5일간의 K~Classic Music Festival을 개최할 때 왜 그런 것을 화가가 하느냐며 음악쪽 일하는 것에 대한 비방과 왜곡의 수많은 언어들이 생각납니다. 

 

       Poto: 수피아미술관  'K-Classic을 그리다' 전시회 작가의 그림 앞에선 최진석 철학자

 

탁: 철학이 예술의 위치를 가장 높게, 뮤지션과 작가의 기능을 넘어 아티스트 역할이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함을 강조하였는데요.

 

모: 저 역시 왜 굳이 영어, 수확만 중요 과목이고 음악, 미술, 시가 변방에 쫒겨나 냉대 받는 특별활동이 되었는지가 불만이었어요. 사실 전 그림작업을 통해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알게 되었고 몰랐던 인생의 진리를 하나하나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창의적 표현이 목표인 예술가의 시선은 늘 현재를 떠나 불확실 한 시간과 공간을 그리게 됩니다. 그러니 상상의 나래를 펴고, 우주의 시공을 날고 싶고,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 새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예술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갈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변화는 기득권이 아닌 변방에서 시작되죠

 

탁: 최교수님과의 짧은 만남에서 어떤 영감을 받으셨나요.

 

모: 존재의 인식입니다. 책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생활에서 활용될 때의 경이로움이라고나 할까요. 책에서 본 분이 실존하는구나 하는 확인, 제 작품을 관람하시는 진지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분의 시선이 그림에서의 나의 시선과 만났다는 점에서 큰 기쁨과 감동을 함께 느낍니다.

 

탁: '우리'가 아닌 '내가', 기득권 '중심부'가 아닌 '변방'이 파장의 진원지라고 했는데요.

 

모: ‘우리’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나의 생각, 나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보다도 누가 이렇다고 말하더라 즉 카더라~ 네이버나 다음이나 구글이 (ㅎㅎ~) 카톡도 UR 주소를 퍼다 옮기면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걸 보고도 많은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와 대화를 하나요? 난 상대를 보고 이야기를 했는데, 상대는 인터넷을 시켜 말을 하고, 이러다 자신이 누군지 모두 인터넷에게 물어보지 않을까요?

 

화가 모지선의 작품을 하기 위해선 늘 나의 본질과 나의 욕망과의 대화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또 변방의 북소리를 저도 믿습니다. 경직되고 굳어버린 성안 사람들에겐 멀리서 들려오는 변방의 북소리가 개혁의 신호겠지요. 탁선생이나 저나 모두 변방의 사람들 아닌가요? (ㅎㅎ)

 

탁: 철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고 실행이란 점에서 ‘날마나 소풍’이나 평소 행복론의 작가님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모: 저 역시 천만톤의 지식보다 1gm의 실천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제가 느끼거나 알았을 때 비교적 실행하는 성격이라 사회생활에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말이 그렇다는거지, 책에서나 그렇고 그렇다고, 그대로 믿다니? 하는 말을 많이 들었죠

 

탁: 팬데믹 이후 뉴노멀이 나아가야할 좋은 방향의 전기가 마련된 것 같다는 말씀인데요.

 

모: 팬데믹도 그렇지만 세상은 늘 변화하고 자연도 시시각각 변화되고 늘 위기는 도처에 터지는 것 같습니다만, 한번 뿐인 인생이라면 나의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팬데믹 이전의 지나간 것들, 모두 그리워하고 아쉽습니다만, 진흙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지금도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초라하던 화려하던 내가 물주고 가꾸고 피워낸 나의 꽃 한송이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남들보고 꽃 피우라고 강요하기보단 각자의 꽃을 정성껏 피우면 온 지구가 꽃밭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탁: 수피아 미술관의 그림과 동영상 '매화가 피면'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요?

 

모: 말씀하시기는 감동적이고 좋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참 자신의 만족에 대해 서로 이야기했습니다. 화가 자신의 만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정말 제가 만족하지 못하면 세상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멈추어지지 않습니다. 나의 눈높이를 키우는 일이 중요하겠지요. 사랑에 눈 뜬 생명력을 가진 나의 누드크로키의 욕망을 자세히 살피고 풀어내는 것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평가보다 나의 평가가 제일 냉정해야 하고 또 그게 중요합니다.

 

탁: 이 만남을 계기로 모작가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모 :내년 10월 양평카포레에서의 초대전이 정해졌구요. 또 양평에서 시작한 "5일간의 K~classic Music Festival" 10주년 공연 등 2년 전부터 기획된 얍하트만 조각가와의 2인전(네델란드, 독일, 한국)도 기다리고 있네요. 또 제가 특히 좋아하는 최교수님의 책 “인간이 그리는 무늬”란 타이틀과 주제로 전시도 하고 싶지만, 우선 양해부터 받아야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musicta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