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한국 합창은 지금까지 주로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국립합창단과 시립합창단 같은 공공 단체들이 선도적 역할을 하며 합창 레퍼토리가 없던 시절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하고 합창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제는 50~60년의 세월이 흐르며 합창 저변은 확대되었고, 민간 합창단 역시 직업 합창단 못지않은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이제는 관객의 정서와 기호를 반영하는 소비자 중심의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합창이 단순히 ‘공급자의 무대’가 아니라, 지역민이 함께 즐기고 선택하는 맞춤형 K-합창 콘텐츠로 자리매김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K-콘텐츠 정책과도 맞물려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K합창 콘텐츠 개발과 새로운 소비층 확보
합창이 과거처럼 스탠딩 합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흥행만을 좇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합창 콘텐츠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청소년과 젊은 세대라는 새로운 소비층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또한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이야기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실질적 K-합창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방 합창단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각 지역만의 색깔을 담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한국 합창이 합창 강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합창 강국으로 가는 길, K-합창의 세계화
이번 2025 대한민국 합창대제전(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차영회)은 지방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분수령이었다. 나아가 앞으로 한국 합창은 단순히 국내 무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우리 합창곡의 세계화라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특히 민요·정가·국악기를 접목한 창작 합창곡들은 세계 합창계에 한국적 울림을 전할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다. 때문에 전주에서 열린 이번 제전은 한국 합창이 세계적 흐름 속에 당당히 자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2026 아리랑 합동 공연 협업 모델 실행해야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근자의 광주·부산·대구의 칸타타 '송 오브 아리랑' 합동 공연 역시 합창단 간의 협력과 교류를 통해 지방화 흐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에 동참한 의미있는 시도였다. 관객 호응은 합창이 소비자 중심 구조로의 변화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지역의 문화 정서를 담아내는 무대와 함께, 해외 동포 사회와 연계한 공연까지 이어진다면 K-합창은 한층 더 실질적이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의 합창대제전이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며, 청소년·청년 세대와 해외 교민 사회까지 포용하는 기획으로 나갔으면 한다. 이것이 곧 한국 합창을 진정한 합창 강국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2025 대한민국 합창대제전, 전주에서 열린 변곡점
첫째 날 공연 (6.24,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구미시립합창단(지휘 박진우), 백석대학합창단(지휘 최경열), 여수시립합창단(지휘 서형일), 음경유황상불(지휘 박영호), 나주시립합창단(지휘 전진), 국립합창단 오비(지휘 이상훈), 논산시립합창단(지휘 서효정), 한세대 콘서트콰이어(지휘 박신화), 연합합창단(지휘 박영호)이 무대에 올라 지방 합창의 다양성과 기량을 보여주었다.
둘째 날 공연 (9.25,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삼성한우리합창단(지휘 신승용), 용인시립합창단(지휘 조지웅), 장신대콘서트콰이어(지휘 백정진), 과천시립여성합창단(지휘 박지운), 포스메가남성합창단(지휘 강기성), 광양시립합창단(지휘 황유순), 아리랑코러스서울(지휘 이병직), 천안시립합창단(지휘 차영회), 이상길코랄(지휘 이상길), 연합합창(지휘 이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