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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아르떼 숲, 그 너머의 '인연' 박혜경 개인전 개최

갤러리 아르떼숲1,2,3층전관서 4월 8일부터 16일까지 개최

1층... 신작 <인연> 시리즈, 2층... 드론 아트(영상), 홍천강 <인연> 시리즈, 3층... 아카이브 작품 모음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

누가 켰는지 별들이 빛을 발하던 그 봄날 밤, 밭에는 뽀얀 허벅지를 내놓은 월동 파들로 반짝였다. 한 단 한 단 추려서 묶는 일이 필요한데, 철사가 든 끈은 두어 번 엮어 돌리기만 하면 될 일이지만 나는 긴 줄로 이어진 끈을 썼다. 가을 배추를 묶을 때에도 그랬다. 배추의 속이 꽉 차게 하려면 배추가 벌어지지 않게 묶어주어야 하는데, 이때도 나는 불편하더라도 긴 끈을 잘라서 썼다. 자박自朴하여 행복한 농부로 생의 호사를 누릴 때 나는 끈을 묶을 때마다 내게 물었다. 나는 얼마만큼 내게 깃든 인연을 소중히 하는지, 나는 얼마만큼 인연을 묶는 끈으로 살고 있는지. 

박혜경 작가의 종전 작업 중에는 끈을 매개로 조형성zàoxíngxìng을 드러낸 작품이 주主를 이뤘었다. 끈을 캔버스에 붙이고 그것에 색을 입혀서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한 것인데, 그 끈의 배열로 생긴 형태가 우연contingency과 필연inevitability의 중첩된 이미지, 즉 우연과 필연의 관계성을 담아내고 있었다. 어떤 생명체든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은_ 필연이며, 죽게 된 원인은_우연을 통해 나타난다. 따라서 필연은 우연의 원인자를 통해 완성되며, 우연은 필연의 매듭을 통해 완성된다. 작가가 붙인 <시간 여행자Time Traveler>라는 명제는 삶의 여정을 통해 마주하게 된 우연과 필연의 중첩, 즉 살아가는 동안의 인연을 뜻하리라.

 

작가는 <시간 여행자> 시리즈에서 (풀잎을 겹겹이 그린) 인因과 연緣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는 우연과 필연의 본질인 <인연>에 가닿으려는 작가의 조형적 시도로 읽혀진다. 인因과 연緣은 조건이 충족될 때 맺어진다. 예컨대 씨앗이 원인(因)이라면, 땅과 비와 햇볕과 바람은 연(緣)이랄 수 있다. 따라서 因은 내가 무엇에게 마음을 내는 것이고, 緣은 그 무엇이 내게 마음을 내는 것이다. 이러한 인연이 작가의 화두가 된 것은 그의 여행 시간과 무관하지 않다. 아마 그녀만큼 여행을 위해 시간을 내놓는 작가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가 지나온 숱한 길 위에서의 시간은 ‘구도’였다. 작업실에서의 침작보다 풀숲과 바람과 강물에게 길을 묻기로 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묻는다. 당신은 무엇의 因이고, 무엇의 緣으로 살고 있는지를.

■ 작가노트 (2023)

 

나의 작업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의 생태계를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삶에 투영하여 본질적 자연의 이치를 인식하고 내재된 삶의 철학을 고찰한다. 삶의 여정에서 우연 또는 필연으로 의미있게 다가온 자연속 생명체들이 주된 소재가 된다. 이를테면 바람에 흔들리는 풀들, 물속을 떼지어 다니는 치어떼, 인류 역사와 오랫동안 함께한 삼베실 그리고 최근 주로 작업하고 있는 사계절 변화하는 숲 등이다. 자연속 생명체들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내는 과정 자체에서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을 본다.앞으로도 자연, 사람, 삶, 관계, 인연에 대한 생각을 더욱 심도있게 작업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회화는 기본이고 설치작업, 현대기술을 접목한 렌티큘러 작업, 나아가 미디어아트 등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위로 받기를 원한다.

 

■ 작가노트(미디어 아트 중심으로)

 

회화 작품 중에서 특별히 동적인 느낌과 방향성이 있는 작품들은 그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일환으로 미디어 아트로 재탄생하고 있다.

회화 작품에 현대 기술을 접목하여 대형 모니터나 파사드에서 시연되는 미디어 아트 작품들은 주제 전달에 더욱 효과적일 뿐만아니라 감상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몰입도를 높이며 환상적인 신세계로 인도한다. 또한 다양한 형태로 이용할 수 있어서 대중 속에 파고드는 예술로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작가노트 (렌티큘러 작품 중심으로)

회화 작품에 현대 기술인 렌티큘러라는 기재를 접목하였다. 렌티큘러 작품의 본질은 회화적 특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볼록렌즈를 이용한 렌티큘러 기법은 감상자의 시선에 따라 도안이 변화하거나 입체감을 표현한다. 렌티큘러가 구현하는 환상적이고도 재미있으며 평면을 입체로 느끼게 하는 특성을 접목함으로써 시너지를 일으켜 주제 전달은 물론 감상자에게 모험적이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작은 개체의 반복된 움직임은 방향성을 가지고 거대한 형태를 이루며 렌티큘러 기법을 통하여 전체가 살아있게 한다. 작은 개체의 움직임으로 시작하여 전체를 이루는 과정은 과거를 지나 현재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생명의 여정이다.

개체에서 전체를 이루며 끊임없이 나아가는 생동감은 모든 생명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자연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모든 존재가 가진 긍정의 힘과 생명의 순환과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여기에 대자연을 선회하는 나비를 통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담는다.

 

■경력

학력: 서울교육대학 졸업,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회화전공)

작품 활동 내역:개인전 30회

2023 아르떼숲 갤러리(서울), Coffee Esperanto(복합문화공간, 서울)

2022 한옥/IACO Gallery(전주), 강서50플러스센터(서울)

2021 갤러리이레(파주 헤이리, 한국), 라플란드 갤러리(서울)

2019 베니스 비엔날레 프로젝트: Ray Gallery( 베니스, 이탈리아),

Kate O Gallery (뉴욕), Lappland Gallery(Seoul),

Driscoll Art Gallery(보스턴,미국)

2018 K&P Gallery (뉴욕), 잇다아트스페이스(인천)

2017 CLU 갤러리(LA), OMS갤러리(뉴욕), PICI갤러리(서울)

아트페어 및 단체전 300여회

2023 LA 아트쇼 (LA), 화랑미술제(서울), Art Ankara(앙카라)...

2022 수미술관기획전(북경), 아르떼숲개관전(서울), KIAF PLUS(서울), 아트광주

화랑미술제(서울), 대구아트페어, , 인천아시아아트쇼, Seoul Art Show...

2021 MANIF(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 인천아시아아트쇼(인천)

2020 LA Art Show(LA), Scop New York Art Fair(뉴욕)

2019 LA Art Show, Korea Galleries Art Fair, Affordable Art Fair(London),

Korea International Art Fair...

2018 LA Art show(LA), Art Nordic(Copenhagen), Affordable Art Fair (HongKong, Singapore), Art Jakarta, KIAF(Seoul), Daegu Art Fair,

아트 광주, Edinburg 아트페어...

2017 Context NewYork, Art Korea London, Chealsea Art Fair(London)...

Asia Contemporary art Show(Hongkong), Art Busan,

Mabella Contemporary Art Fair(Spein), Affordable Art Fair(London),

Seoul Art Show...

작품소장 : 광주시립미술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주식회사 EDRA, 법무법인 CUVE, 개인소장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