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강원도 원주 문막 유알컬처파크에 있는 자연음향의 공간 사운드포커싱
2014년 시작된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 온 대표적인 생활문화 정책이다. 최근 이 사업은 주 1회 수요일 중심 운영에서 주 4~5회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며, 현재 국민 각계의 의견을 수렴 중으로 조만간 입법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찾아가는 문화, 지역 문화, 소외 지역에 대한 문화 공급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시행 10년을 훌쩍 넘긴 현 시점에서는 양적 확대를 넘어 정책 구조의 질적 고도화가 요구된다. 찾아가는 문화가 중앙 공급식·시혜성 구조에 머물 경우, 지역 문화의 자생력과 문화주권을 충분히 키우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문화가 있는 날」은 찾아가는 문화와 병행하여 ‘찾아오는 문화’, 즉 향토가 중심이 되고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만들어내는 토착형 문화로 확장되어야 한다. 문화가 없어서 외부 공급에 의존하는 ‘천수답 문화’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고 창조하여 그 개성과 특화된 문화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 찾아가는 문화가 공급자 중심이라면, 찾아오는 문화는 지역과 주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주권의 실천이다.
이에 본 제안은 「문화가 있는 날」 예산과 사업 구조 중 약 20%를 ‘찾아오는 문화’ 육성에 전략적으로 배분할 것을 제안하며, 그 대표적 대안으로 「방방곡곡 우리 동네 합창 운동」을 「문화가 있는 날」의 핵심 연계 정책으로 도입할 것을 제시한다.
「방방곡곡 우리 동네 합창 운동」은 시·군·구·읍·면·동 단위로 주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생활 합창단을 조직하고, 지역 문화시설을 거점으로 정기적인 연습과 발표를 이어가는 자생형 문화 모델이다. 이는 단발성 공연 제공을 넘어, 지역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문화를 생산하고 축적하는 ‘찾아오는 문화’의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
합창은 진입 장벽이 낮고 세대·계층 통합 효과가 뛰어나며, 고령화·고독·단절 문제를 예방하는 대표적인 정신건강 문화 인프라다. 특히 아리랑과 향토 민요, 지역 서사를 레퍼토리로 삼을 경우, 합창은 향토지식재산을 축적하는 동시에 K-콘텐츠의 뿌리 문화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현행 클래식 음악 공급 구조에서 서양 레퍼토리가 90%를 상회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내에서도 우리 창작·향토 레퍼토리의 쿼터 비율 도입을 병행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역 정서와 인구 구조,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정서적 부조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문화가 있는 날」이 찾아가는 문화에 머무르지 않고 ‘방방곡곡 우리 동네 합창 운동’과 같은 찾아오는 문화를 함께 품을 때, 이 정책은 문화 향유를 넘어 문화주권을 체감하는 국가 대표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