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괴테의 시가 아무리 위대해도, 그 시를 직접 읽는 사람보다 슈베르트의 가곡을 통해 괴테를 만난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은 예술의 전달 방식이 감각의 결합 위에서 확장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림은 본래 시각의 예술이다. 그러나 그 그림을 청각으로 번역해 음악으로 만들 때, 감상자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이러한 전환이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예술사를 관통하는 고전적 방법론임을 증명한다. 서양 음악사에는 그림·시·문학을 음악으로 재해석한 사례가 무수히 존재해 왔다.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시도를 간헐적으로 해왔다.
이제는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로 만들어야 할 시점
그림이 전시장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손에 ‘소유’의 형태로 들어가고, 그 순간 음악이라는 또 하나의 감각 세계가 동시에 열리는 구조. 소유만큼 빠르게 눈과 감각을 여는 통로는 없다. 특히 AI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는 이 문제를 미룰 수 없게 만든다. 암기 지식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 인간에게 남는 것은 감성, 상상력, 창의력, 그리고 서로 다른 감각을 연결하는 능력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수년 내에 인류 전체의 지식을 모두 합쳐도 경쟁이 되지 않는 AI가 등장할 것”이라 경고했고, 유발 하라리는 “미래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지보다 무의미함”이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 역시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이 인문학과 만나야 진짜 의미가 생긴다”고 강조한 바 있다.
AI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패러다임 전환의 문이기도 하다. 예술은 이 전환 앞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영역이다. 그림을 이해하고, 음악을 이해하며, 그 둘을 넘나드는 감각의 번역 능력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마스터피스 K-갤러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K-클래식과 작가들이 만나, 음악이 그림의 날개가 되는 새로운 융합의 시대. 이는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감각 교육이자 문화적 인프라 구축이다.
학원보다 전시와 공연, 암기보다 감상과 질문이 필요한 시대
특히 20~30세대만을 논할 것이 아니라, 10대와 20대를 키우는 부모 세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성적과 스펙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아이가 그림을 보고 음악을 떠올리고, 소리를 듣고 이미지를 상상하도록 돕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학원보다 전시와 공연, 암기보다 감상과 질문이 필요한 시대다. 부모는 더 많은 지식을 가르치는 존재가 아니라, 감각의 문을 열어주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AI는 답을 주지만, 질문은 인간의 몫이다.
그 질문을 만드는 힘은 예술에서 시작된다.
마스터피스 K-갤러리는 그 질문의 출발점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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