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베니스에서 시작된 질문은 서울로 돌아와 다시 시간을 걷는다. 베니스비엔날레 제19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이 귀국전으로 관객과 만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와 아르코미술관은 2월 6일부터 오는 4월 5일까지, 아르코미술관 제1·2전시실 전관에서 이번 귀국전을 개최한다.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은 7개월간의 베니스비엔날레 여정을 마친 뒤 국내에 다시 소개되는 전시다. 베니스 현장에서 이미 국제건축전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한국관 전시로 기록되며, 한국 건축 전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25년 국제건축전 기간 동안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17만 4,23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전체 관람객 대비 한국관 관람 비율은 55.21%에 달했다. 이는 그간 한국관 건축 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전시는 건축큐레이팅콜렉티브 CAC(정다영, 김희정, 정성규)가 기획을 맡고, 건축가 김현종, 박희찬, 양예나, 이다미가 참여했다. 특히 제19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공동 예술감독 체제와 함께, 역대 최연소 큐레이터들로 구성된 팀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세대적 감각과 동시대적 질문을 전면에 내세운 이들의 시도는 베니스 현지에서 강한 반향을 일으켰다.
해외 매체의 평가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적 시사·문화 매거진 '모노클'은 한국관을 "제19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놓치면 안 될 5개의 파빌리온"으로 선정하며 주목했고, 글로벌 건축 플랫폼 '아키데일리'는 한국관 전시를 "자신의 집을 되돌아보게 하는 실험적 시도"로 평가했다. '디자인 앤솔로지'는 한국관이 외부의 시선보다 내부 공간과 감각에 집중한 드문 사례라고 분석했으며, 비평 매체 '브루클린 레일'은 이번 전시를 동시대 비엔날레 전반에 나타난 '자기 공간을 성찰하는 경향' 속에서 해석했다.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는 귀국전은 베니스 전시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베니스에서 설정된 '아카이브'와 '커미션'이라는 두 축은 유지하되, 공간과 맥락에 맞게 편집되고 재구성된다.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관 건축의 역사와 비엔날레 전시사를 비평적으로 재편집한 자료와 작업들이 소개되며, 이를 공론화하는 연계 포럼이 함께 진행된다. 제2전시실에서는 참여 작가들의 커미션 작업을 중심으로, 건축적 가치가 어떻게 시간과 감각, 매체를 통해 확장되는지를 살펴본다. 베니스 현장에서 장소특정적으로 설치되었던 작업들은 개념과 과정이 드러나는 형태로 재구성되어, 관객이 전시의 맥락을 따라 사유할 수 있도록 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리빙 아카이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총 8회의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CAC 큐레이터 토크를 시작으로, 참여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 한국관 건축 강연, 그리고 베니스비엔날레의 지속가능성과 건축 전시 제작을 주제로 한 특별 포럼이 이어진다. 귀국전과 연계한 가족 대상 건축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은 집을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시간, 사회적 관계가 축적된 장소로 바라본다. 베니스에서 던진 질문은 서울이라는 또 다른 '집'의 맥락 속에서 다시 호흡하며, 한국 건축이 세계 무대에서 어떤 언어로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되묻는다. 세계의 중심에서 돌아온 이 전시는, 이제 한국 관객에게 보다 느린 속도로 ‘집의 시간’을 건네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에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