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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희 지휘자의 가평소년소녀 합창단, 해외 연주는 단원들의 자신감과 긍지 듬뿍 심어

합창은 단순한 음악교육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2025.08 중국 청두 국제어린이합창주간 금상 수상

 

Q:인구 감소로 인한 어린이 합창의 위축 가운데에서도 좋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그간의 경과를 말씀해 주세요


인구 감소로 인해 어린이 합창단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도, 저는 오히려 합창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느낍니다. 노래는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아이들이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을 맞추며 성장하는 공동체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지역 합창단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아이들과 함께 무대 경험을 넓혀가고, 이제 그 경험을 해외와 국제 대회들로 끌어나가고 있습니다.

 

Q:특히 카네기홀 연주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형들에게도 커다란 도전이 되었고 이로써 아이들 인생에 분기점이 된 것 같아요.


무려 카네기홀 연주이기도 했지만, 가평군소년소녀합창단의 첫 해외연주였기에 저희로서는 정말 큰 도전이었습니다. 해외 무대에 선다는 것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준비 과정 전체가 하나의 성장의 과정이었습니다. 연습실에서 흘린 땀과 긴장, 서로를 격려하며 버텨낸 시간이 아이들의 인생 속에 깊이 남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로부터 “이제 나는 무슨 일을 하든 잘 할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저에게도 인생의 큰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2025.10 가평, 밴쿠버 한인합창단과의 교류연주


Q:카네기홀 콘서트에서 발생한 여러 개인적인 또 합창 공동체에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카네기홀 연주가 끝난 후 대기실로 돌아와, 아이들이 서로를 얼싸안고 울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휘자, 반주자도 함께. ‘다시 한번 더 해도 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었다’. ‘우리가 해냈다’라는 마음에 그야말로 폭풍눈물을 흘렸습니다. 연주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아이들의 태도였습니다. 무대를 대하는 책임감과 자신감이 눈에 띄게 성장했고, 합창단 안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함께 해냈다’는 경험은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음악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했습니다. 또, 아무리 칭찬을 들어도 서울 대극장에 나가거나, 혹은 대규모의 시립합창단들과 마주할 때마다 위축되는 모습들이 많았는데, 카네기홀 이후엔 그런 모습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야말로 단원들이 자신감 뿜뿜한 상태가 되었죠.


Q: 현재 하고 있는 합창단들을 소개해 주시고 연습 과정은 어떠한가요?


현재 저는 여러 어린이합창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평군소년소녀합창단, 화성시 다문화어린이합창단, 그리고 용인시립소년소녀합창단 객원지휘자를 맡고있습니다. 연습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기술’보다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발성과 음악성은  물론 기본이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소리를 맞추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2022.10 용산전쟁기념관 UN문화축제

 

Q:합창을 하면서 청소년의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보고 이제 상당히 성년이 된 그런 과정인데요.

 

합창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오랜 시간 지켜보는 일은 저에게도 큰 감동입니다. 초등학생이던 단원이 어느새 성인이 되어 다시 합창단을 찾아오고, “그때 합창이 나를 잡아줬다.”, “내 인생의 반이상을 합창단 생활을 했다.”고 말할 때, 이 일이 단순한 음악 교육이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임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Q: 아리랑 코러스와 함께 한강을 또 송 오브아리랑을 예술의전당에서 한 경험이 상당했죠. 그때 한강은 객석이 만석이 된 그런 감동적인 장면인데요.

 

아리랑 코러스와 함께 예술의전당에서 ‘칸타타 한강’, ‘Song of Arirang’을 연주했던 경험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한강’ 공연에서 객석이 만석이었던 장면은 음악이 한 사람의 마음을 넘어, 사회 전체를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순간의 울림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Q:한국합창총연합회에서 중책을 맡으면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것 같은데요.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가요?

 

현재 한국합창총연합회에서 대외협력과 국제 분야의 역할을 맡으며 해야 할 일들도 많아졌습니다. 한국 합창이 세계와 더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 합창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한 자녀밖에 두지 않는 요즈음 소중한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서 성장한다면 굉장히 좋은 품성을 갖게 되는데요. 그간의 보람된 일들을 소개해 주시죠.

 

아이 한 명 한 명이 더욱 소중한 시대입니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배려와 책임, 인내를 배우고, 함께 만드는 아름다움을 경험한다면 그 자체로 큰 품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한 단원이 어머니에게 했던 고백을 일전에 작은 문집에도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 그 문구로 대체하려합니다. “엄마, 난 내가 쓰레기 같아. 쓸모 없는 것 같아. 사람들이 자꾸 나를 발로 차고 지나가. 근데 있잖아, 노래를 하면, 내가 꽃이 되는 것 같아. 활짝 핀 큰 꽃이 되는 것 같아서, 노래를 할 때는 너무 행복해.”


Q: 앞으로 어린이 합창단 또 방방곡곡 우리동네합창단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요?


앞으로 어린이 합창단과 지역 곳곳의 우리동네합창단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합창은 지역 공동체를 다시 연결하는 힘이 있고, 아이들에게는 세상과 관계 맺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더 많은 아이들이 노래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꾸준히 함께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계획과 공연 스케줄은 어떠하신가요?

 

당장 3월에 용인친구들의 정기연주회가 있어, 준비에 한창입니다. 4월에 화성친구들의 한국소년소녀합창페스티벌 참가, 5월에 푸꾸옥 국제합창대회 스탭으로서의 참가, 6월에는 가평친구들이 오사카연주를 갑니다. 늘 그랬듯이,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행복한 노래를 할 계획입니다. 

 

2019. 5. 뉴욕 카네기홀 3.1운동 100주년 기념음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