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힐링 잠언 석연경 시인의 숲길4 침묵 때로는 침묵하는 산이 되세요 무심코 한 말에 묶여 힘드신가요? 말하기 전에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하세요 말의 노예가 될 수도 있어요 말은 신뢰를 큰 나무로 키우기도 하고 순식간에 태워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석연경 소장 특강 <시로 여는 인문학> 가을을 맞이하여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순천시 중앙2길 11-19, 순천시청 옆)에서는 석연경 소장이 <시로 여는 인문학> 특강을 한다. 석연경 소장이 8여 년 전부터 시작했던 강의다. 이 강의는 매주 수요일 아침 7시에 만나 시를 감상한다. 시를 감상하며 삶을 성찰하는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로 예술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인문학이 체화되는 특별한 강의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가을과 어울리는 시를 감상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다. 시를 읊조리면서 인문학의 참맛을 느껴보자. 신청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로 하면 된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힐링 잠언시 석연경 시인의 숲길3 외로움 외로운가요? 높은 산 향나무는 홀로 춤추며 향기로운 가지를 뻗어요 외로우면 노래하고 춤추세요 예술 표현이 어려우면 취미를 찾아보세요. 세상에는 배울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아요 곧 즐기느라 바빠서 외로울 시간이 없을 거예요 세상은 신비롭고 아름다워요 살아 있음을 노래하세요 살아 있음을 즐기세요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힐링 잠언시 석연경 시인의 숲길2 환한 봄꽃 당당하십시오. 마른풀 밀고 올라온 크로커스처럼 지금 그대로 아름답습니다. 당신은 환한 봄꽃입니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힐링잠언시] 석연경 시인의 숲길 1 자연스러운 일 살다 보면 일이 뜻대로 안 되거나 타인이 내 맘 같지 않다고 여겨질 때가 있지요. 그렇다고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도 마세요. 당연한 거예요. 일이 잘 될 때도 있고 못 될 때도 있고 내 뜻대로 될 때도 있고 아무리 애를 써도 뜻대로 안 될 때도 있어요. 이건 그냥 자연스러운 거예요. 그러려니 하세요.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힐링잠언시> 라는 장르를 만들어 연재를 시작합니다. -석연경 시인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할머니 눈을 그렇게 꽉 감겨드릴 필요는 없었는데. 할머니의 삼베 수의 치마 솔기마다 씨앗을 심어드린다. 그 솔기들에서 싹이 튼다. 거짓말하는 양배추는 되지 마, 할머니의 평생 유일한 충고. 나는 말하는 양배추밭을 가꾼다. 달콤하고 끈적거리는 비를 보내는 이와 씩씩하게 비 맞는 이가 만나서 좋아 죽겠다고 한다. 결혼하자고 한다. 둘이서 하나씩 혼례복이면서 장례복인 흰 치마를 입고 결혼하자고 한 다. 천지에 불꽃이 천만 개 핀다. 비가 할머니의 다리를 씻기고 있다. 할머니의 몸이 서울의 북쪽 산에서 남쪽 톨게이트까지 걸쳐져 있다. 나는 할머니의 높고 높은 이마에 걸터앉아 '나는 기억한다 할머니를' 하는 구절로 시작되는 문장을 백 개 만들어드린다. 나는 할머니 몸을 몽땅 덮을 수 있는 우산을 구상한다. 나와 결혼식 하객들을 다 덮을 우산을 구상한다. 할머니 이제 땅 많아요. 이거 다 할머니 거예요. 할머니 살아생전 땅이라곤 입은 치마밖에 없었는데. 그렇지만 잠시 후 검은 하늘에 주렁주렁 열려 있던 양배추들이 땅 위에 퍽퍽 깨진다. 머리통이 찐득거린다. 해바라기씨 같은 아이들은 어두운 성당 고해실에서 두 손을 모으고 죽은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라벤더 석연경 내 영혼의 깊숙한 황무지에 그대 지중해의 출렁임으로 스미어 숨가쁜 향기로 나를 이끄네 그대에게 가는 동안 꿈결인 듯 취하는 건 그대 애틋한 눈길이 간절한 기도로 촘촘히 꽃 피워 나를 부르기 때문 보랏빛 황홀경에 드는 건 그대 싸하고 기품 있는 향으로 아무 꿈도 꾸지 않은 채 내 품에 안기기 때문 순결한 그대와 영원 속에 깃든 건 순간순간 향기로 스몄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기 때문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이 있고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선암사 와송 석연경 위를 향해 뻗어갈 줄 몰라서가 아니다 땅에 엎드려도 육백 오십 년 편안하더라 낮추어라 그래도 괜찮다 아무 일 없다 바로 아래가 바닥인데 절벽에 매달린 줄 알고 사투를 벌이던 눈먼 이 이야기 내려놓아라 한 줄기에서 나온 두 가지 한 가지는 구불거리며 서있고 한 가지는 땅에 닿을 듯 누워서 꿈틀거리며 솔향을 전한다 펼쳐진 잔가지 끝은 우람한 대웅전 치미 전각의 위엄을 뿜어내는 와불이여 - 석연경, 『둥근 거울』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이 있고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K-Classic News 석연경 시인 기자 | 계요등 석연경 여름을 어떻게 견디는지 별 하나가 가슴속으로 떨어진다 이제는 잔별이 모이고 모여 사람의 숲속에 별 가득하니 별보다 작은 마음들이 저물어가는 저녁을 환하게 밝힌다 여름 한낮 목마른 계요등 눈송이 뽀얗게 묻힌 채 이제 가을이 올 것이라고 이제 당신이 따 먹을 달짝지근한 열매가 붉은 별로 알알이 당신의 가을을 깜박이고 있을 거라고 가서 말하라 독한 내 냄새는 당신께만 드리고자 하는 내 마음이니 오르지 못할 것이 어딨나 온몸 둘둘 말아 시든 나무도 촉촉이 살리는 잔별들 마음이 붉디붉다 이 저녁 계요등 별 가을에게로 총총 뜬다 - 석연경, 『섬광, 쇄빙선』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이 있고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K-Classic News 석연경 시인 기자 | 밤 순천만 석연경 순천만 밤 펄을 마주한 사람은 안다 젖는다는 것 젖어 있다는 것은 온몸으로 사랑하는 일 햇빛 어둠 달빛 온몸을 내어주고 그저 그 사람이 되는 일 그 사람을 아는 일 바위마저 바람에라도 젖어 온몸으로 사랑하는 순천만의 밤 마주치는 것 몸을 맞대는 것 그리하여 두 눈 맞추고 갈대처럼 어우러져 어깨춤 추는 융숭한 한세상 순천만 밤 펄을 보면 알리라 젖어 있을 때라야 사랑이라는 것을 -석연경 시집 『독수리의 날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