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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 시 순례] 라벤더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라벤더

             석연경 


내 영혼의 깊숙한 황무지에
그대 지중해의 출렁임으로 스미어
숨가쁜 향기로 나를 이끄네


그대에게 가는 동안
꿈결인 듯 취하는 건
그대 애틋한 눈길이
간절한 기도로 촘촘히 꽃 피워
나를 부르기 때문


보랏빛 황홀경에 드는 건
그대 싸하고 기품 있는 향으로
아무 꿈도 꾸지 않은 채
내 품에 안기기 때문


순결한 그대와 영원 속에 깃든 건
순간순간 향기로 스몄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기 때문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이 있고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