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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 시 순례] 밤 순천만

K-Classic News 석연경 시인 기자 |

 

밤 순천만

            석연경


순천만
밤 펄을 마주한 사람은 안다


젖는다는 것
젖어 있다는 것은
온몸으로 사랑하는 일


햇빛 어둠 달빛
온몸을 내어주고
그저 그 사람이 되는 일
그 사람을 아는 일


바위마저 바람에라도 젖어
온몸으로 사랑하는 순천만의 밤


마주치는 것
몸을 맞대는 것
그리하여 두 눈 맞추고
갈대처럼 어우러져
어깨춤 추는
융숭한 한세상


순천만 밤 펄을 보면 알리라
젖어 있을 때라야 사랑이라는 것을

 

 

                          -석연경 시집 『독수리의 날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