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Q1. K-Classic이 달항아리를 대표 상징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A. 달항아리는 단순한 도자기가 아닙니다. 조선 중기 유교와 도교 사상, 특히 무의자연(無爲自然)의 철학적 기반 위에서 빚어진 이 백자 항아리는 한국적 정신과 조형미, 그리고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단순하고 비어 있지만, 그 속엔 공허함이 아닌 가득 찬 정신성이 흐릅니다. 우리가 K-Classic을 세계에 내놓는 브랜드로 삼으려면, 단순한 음악이나 예술을 넘어 고도의 정신성과 미학을 보여주어야 하며, 그 상징이 바로 ‘달항아리’인 것입니다. Q2. 아직 달항아리는 대중적으로 널리 인식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A. 맞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달항아리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석경(石瓊) 황규완 선생이 ‘달항아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미학적 가치를 제시한 이후, 서서히 미술계와 문화계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죠. 특히 기소르망(Guy Sorman) 같은 세계적 석학도 “달항아리는 한국 정신의 비물질적 아름다움이 응축된 조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화가 김
K-Classic News 기록·정리 |김은정 기자 대한민국 예술원 나덕성 전 회장과의 인터뷰 인연의 시작 — 1998년, 고베에서 우연히 건네받은 명함 199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크론베르그에서 열린 국제 첼로 축제 세미나서 나덕성 회장은 그곳에서 일본어로 말을 거는 낯선 이와 조우한다. 일본어를 못한다고 하자 자연스럽게 독일어로 대화를 이어간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통어로 소통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명함 하나가 건네진다. 그 명함에는 ‘국제 첼로 앙상블 협회’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그는 이후 일본 첼로계의 핵심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듬해, 나 회장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사랑과 감사의 첼로축제"를 기획했고, 일본 측에 연락하여 초청을 제안한다. 그는 체재는 책임지되 초청비는 어렵다는 현실을 설명했고, 일본 측 인사는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첫 한일 첼로 교류가 성사된다. 고베 1000인 첼로 페스티벌과 한일 첼로 네트워크의 확산 2001년, 고베에서는 전 세계 120여 개국 첼리스트가 모이는 '천 명의 첼로 페스티벌'이 열렸다. 나 회장은 서울의 전문 첼리스트들과 전공 학생 40여 명을 이끌고 이 행사에 참여한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마스터피스 페스티벌 참가 장은훈 작곡가에게 듣는다 지난해 기악을 포함한 실내악, 솔로, 성악으로 10분의 작곡가들을 초청해 제 1회 K클래식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을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성황리에 개최하였습니다. 창작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와 함께 신선한 창작의 샘물을 마신것 같다는 청중의 반응들이 모아져 큰 힘을 받았습니다. 이번 제 2회는 기금 지원을 떠나 창작 협업, 상생의 길찾기로 한 차원 높은 창작의 길을 열어 갈 것이란 의욕입니다. 이번 페스티벌의 테마는 성악가들이 부를 우리 가곡과 K오페라 이기에 우선 참가하는 작곡가님의 창작 노트를 미리 관객들이 접할수 있도록 인터뷰 '마스터피스 작곡가에게 듣는다'의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SNS 전파와 성원의 댓글 부탁드립니다. 한국가곡예술마을을 통해 우리 가곡의 보급과 새로운 어법의 창작 가곡의 길을 열어온 장은훈 대표 가곡도 유행가처럼 시절의 유행을 타는 것일까요? 너무 많이, 오랫동안 부르고 나면 물리는듯 시들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이 시대 변화라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요? 장은훈: 성악가가 부르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BNT(불가리아국영TV). 불가리아 세르비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온 동서악회 연주가들 (대표: 이복남 ) 이름이 곧 정체성이다 어떤 기업이든, 상품이든, 혹은 예술가 개인이든 ‘브랜드’는 단순한 이름을 넘어 곧 존재의 정체성을 말한다. 브랜드는 기억의 심벌이고, 가치의 상징이다. 따라서 기업은 대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와 마케팅을 쏟는다. 문화 예술계 또한 마찬가지다. 창작자와 단체가 어떤 이름으로 활동하느냐에 따라 그 무게감과 시장 파급력은 천양지차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내가 무엇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장르 혼재 속에서 잊혀져가는 전통의 이름들 한국 전통 성악에서 ‘가곡’은 깊은 정통성과 미학을 지닌 장르였다. 그러나 서양의 슈베르트, 슈만의 예술가곡(Lieder)이 들어오면서 ‘우리 가곡’이란 표현이 생겼고, 기존의 전통 가곡은 그 이름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더구나 ‘정가(正歌)’라는 개념이 도입되며 가곡과 정가가 중첩되고 혼재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국악의 정체성마저 ‘시나위, 창, 판소리’처럼 내부적 다변화 속에 명확한 네이밍의 통일성을 잃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It’s not a bag. It’s a Hermès.” “You never actually own a Patek Philippe. You merely look after it for the next generation.” 돈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러나 돈으로도 결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거대한 자본을 들인다고 해서 에베레스트 정상에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값비싼 장비와 코치를 동원해도, 올림픽 금메달이 보장되진 않는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 작품이 ‘명품’이 되는 결정적 구도와 감동의 완성도는 자본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 시대를 초월해 남는 창작물은 기획서나 예산표 위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명품 브랜드의 카피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하나다. “이건 단순한 가방이 아니라 에르메스다.” 혹은 “당신은 파텍 필립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보살피는 것이다.” 이 문장들 속에는 시간, 철학,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깃들어 있다. 예술 또한 그래야 한다. 자유와 시간의 축적, 케이클래식의 철학 명품이란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Q1. 달항아리는 단순한 도자기입니까? 아닙니다. 달항아리는 더 이상 단순히 물건을 담는 그릇이 아닙니다. 그것은 비어 있음의 충만함을 담고, 조선의 정신과 철학을 은유적으로 담은 예술적 개념의 용기입니다. 순백의 여백, 절제된 형태 속에 깃든 정신성은 조선 중기의 정치이념과 철학을 반영하며, 어가 가마터에서 출토된 점으로 미뤄 궁중 문화의 일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즉, 이는 서민의 소유물이 아닌, 국가와 예술의 정수를 담는 신성한 공간이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무한히 확장되는 미학적 존재인 셈입니다. Q2. 기획자나 예술가에게 이 항아리는 어떤 의미를 가집니까? 달항아리는 “보물 그릇”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그 보물 그릇에 우리가 무엇을 담을 것이냐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지금 이 시점에서 시작되는 창조의 질문입니다. 탁계석 시인의 말처럼, “이 보물에 눈을 뜬 것이 행운”이며, 이제 우리는 그 안에 한국 예술의 미래와 영감을 담아야 합니다.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창작의 원형으로, 관객에게는 한국의 정신을 가시적으로 전하는 상징 기호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죠. Q3. 왜 지금, 달항아리를 주목해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시와 가사는 다르다. 시는 시인의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표현이라면, 가사는 노래를 만들기 위한 ‘의도된 언어’다. 곡의 용도, 부를 사람의 음역, 감상 방식 등을 고려해 목적성과 기술을 갖고 만들어지는 것이 가사다. 좋은 가사란 단지 운율이나 표현이 아름다운 것만으론 부족하다.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음악과 함께 시대를 움직여야 한다. ‘목련화’, ‘그리운 금강산’, ‘향수’ '시월의 멋진 날'처럼 시와 선율이 잘 어우러져 국민의 기억에 남는 명곡이 되었지만 이도 점차 국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세대가 바뀌어 '가곡'이 뭔지도 모르는 세대가 사회의 주역이 되었다. 자칫 이러다가 '시조'처럼 사라지고 말 것인가! K팝 대세에 노래없이 격렬한 춤만 추면 그만일까? 타고난 가무민족인데, 가창을 버릴 것인가? 그래서 오늘날 가곡이 단지 클래식의 전통에 머물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삶과 감정, 공감대를 담아야 한다. 세계로 나아갈 K-Classic 가곡이 되기 위해선, 작사가와 작곡가가 함께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추는 깊은 연구가 그래서 필요하다. 성악에 여러 파트가 있고 성악이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무관심과 방임은 공공 예술의 수준 하향을 부른다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자세는 개인의 취미나 사적인 영역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예술단체의 경우, 이러한 방치는 공공 신뢰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며,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예술단체는 시민의 위임으로 예산을 받아 활동하는 만큼, 그 예술적 결과물은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감동과 의미, 사회적 가치를 환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시민은 예술을 향유할 권리는 있지만, 그 질과 책임에 대한 평가와 감독의 권한은 행정당국과 전문가 집단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관료의 경우 예술적 전문성이 부족하여 판단에 한계가 있으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 또한 담보되지 않기 쉽습니다. 따라서 언론, 비평가, 매체 전문가가 나서서 공연예술의 공공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평가하고 리뷰하는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문화체육관광부는 만시지탄 본격적인 '비평 프로젝트 사업 ’을 통해 전국 32개 지자체의 대표예술단체를 선정하고, 그 활동에 대해 전문가의 비평 및 평가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했습니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나의 어린 시절 나의 삶, 나의 음악 (My life, My Music) 나는 1939년 10월 30일에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학교) 출신 의학박사이신 아버지(張慶 박사)와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피아니스트를 꿈꾸셨던 어머니 김태임(金泰任) 여사 사이의 4님 1녀의 외동딸로서 서울시 종로구 도렴동에서 태어났다. 우리 집 한옥의 대청마루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피아노 한 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99간 집을 가진 개성 최고 갑부의 딸이섰던 어머 나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딸을 낳으면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키우리라는 소망 을 갖고 계셨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도 그 당시 경성제대 의학전공이시면서도 '경성제대 오케스트라'(우리나라 최초의 서 양음악오케스트라)의 수석 Cellist이셨고 지휘까지 하셨으며, 오빠와 남동생도 각자의 전공분 야에서 성공해 있지만 아마추어로서 전문가 못지않게 Cello를 연주한다. 우리 형제들은 어려서부터 저녁이면 아버지께서 연주하시는 Kol Nidrei, G.F.Handel의 Lar-go, F.Schubert의 Serenade, 자장가, 들장미, Saint-Saens의 백조 등의 C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지휘자는 춤추듯 움직여도 된다.” 이 말을 스스로 실천한 인물이 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뒤늦게 음악에 뛰어든 백윤학. 그는 디즈니 OST나 지브리 음악처럼 친숙한 레퍼토리를 전면에 내걸고, 팔과 어깨, 심지어는 발끝까지 쓰며 ‘댄싱 바톤’을 휘두른다. SNS 직캠은 수백 만 회 조회를 기록했고, ‘지휘자=근엄’이라는 편견을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가벼운’ 음악을 먼저 연결고리로 삼아 관객을 콘서트홀로 불러들이는 역발상이었다. 결국 “음악은 들리는 것이지만, 관객에게는 먼저 보이는 예술”이라는 통찰이 마케팅으로 이어진 셈이다. 반대로, Aleksey Igudesman & Hyung-ki Joo는 무대를 ‘코미디 클럽’으로 바꾼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느닷없이 랩을 하고, 오케스트라를 스탠딩 코러스처럼 세운다. 이 독창적인 쇼는 유튜브 조회 수 4,500만 회 이상, 전 세계 메이저 오케스트라 러브콜로 이어졌다. “클래식을 웃음으로 번역하면 관객이 따라온다”는 단순한 역발상이, 실제로 젊은 층 유입과 글로벌 투어 수익이라는 성과로 입증된 것이다. 왜 지금 ‘역발상’인가 1. 차별화 소멸 ―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