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테오에게 3 이곳의 밤은 지독하게 아름다울 때가 있다. -1888.4 나는 늘 두 가지 생각 중 하나에 사로잡혀 있다. 하나는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대한 탐구이다. -1888.8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1888.6 실제와 똑같이 그리고 색칠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니다. 설령 현실을 거울로 비추는 것처럼 색이나 다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이 가능할지라도,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888.6 과거에 종교나 사회주의에 심취한 적이 있는데 그때 사실은 사랑에 빠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사랑에 빠지지 못해서 종교나 이념에 몰두하게 된 것이지. -1887 그런 작업을 마치고 나서 긴장을 풀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술 한 잔 마시거나 독한 담배를 피우면서 멍하니 취해 있는 것이다. -1888.7 우리는 광휘를 발하는
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테오에게 2 늙고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들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인물화가들과 거리를 산책하다가 한 사람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데 그들은 "아, 저 지저분한 사람들 좀 봐" "저런 류의 인간들이란" 하고 말하더구나. 그런 표현을 화가한테서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그래 그런 일이 나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런 장면은 사람들이 가장 진지하고 가장 아름다운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1883.3 나는 이 세상에 빚과 의무를 지고 있다. 나는 30년간이나 이 땅 위를 걸어오지 않았나! 여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림의 형식을 빌어 어떤 기억을 남기고 싶다. -1883.8 고요하게 밝게 빛나는 하늘은 라일락 색조를 간신히 담아낼 수 있을 정도로 부유스름하다. 그것은 빨강, 파랑, 노랑이 떨리면서 반사되는 흰색이면서도, 아래쪽에 있는 옅은 안개와 흐릿하게 뒤섞여 섬세한 회색 빛을 띠고 있다. -1883.11 나는 그 개의 길을 택했다는 걸 너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는 개로 남아 있을 것이고, 가난할 것이고, 화가가 될 것이다. -1883.12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K-Classic News 원종섭 문화심리학 기자 | 자화상 1889 테오에게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1874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곳에서 인생도 다시 태어난다. -1880 뭐가 중요하지? 논리인가, 나 자신인가? 나는 사랑 없이는 살 수 없고, 살지 않을 것이고, 살아서도 안 된다. 나는 열정을 가진 남자에 불과하고, 그래서 여자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얼어붙든가 돌로 변할 것이다. -1881 나의 목표는 더 엄밀하고 강렬한 표현을 하는 것이다. -1882 그것은 누가 가르쳐 준 방법이나 체계 안에서 습득한 인습적인 언어가 아니라 자연 그 자체에서 나온 언어다. -1882 그러는 동안 복권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깊은 의미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남은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샀을지도 모르는 복권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그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의 고통과 쓸쓸한 노력을 생각해 보렴. -1882 위대한 일이란 그저 충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작은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어서 이루어진다... 그림이란 게 뭐냐?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그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서
K-Classic News 원종섭 평론가 | 채기선의 붉은 한라산 - 화엄의 거룩한 빛 한라산 100호p Oilon canvas 사진제공 채기선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따라 다르다.” -칸트 Kant 채기선의 ‘붉은 한라산’은 ‘ 화엄 華嚴의 거룩한 빛’이다. 그 붉은 빛깔의 파장으로 우주에 편재하는 숭고한 절대자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그 속엔 제주의 바람소리와 제주 사람들의 한 맺힌 고난의 목소리와 유년 시절 밭일을 하다 뛰쳐나가던 소년 채기선의 돌밭담을 넘는 자유의 소리도 함께 들려온다. 화엄 華嚴 Flower Ornament이란 '여러 가지 꽃으로 장엄하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채기선 작가는 한라산을 화엄의 세계로 광명의 발원지로서 영원한 빛의 세계로 만들었다. 그 세계는 생로병사의 세계가 아니고, 영원한 빛의 세계이다. 불투명과 추함이 소멸된 곳이다. 채기선의 ‘붉은 한라산’처럼 집중도가 뛰어난 작품은 나란히 전시되어있는 다른 작품을 제치고 오직 그 그림에 관심을 끌도록 감상자의 주의를 통제한다. 출중한 외모나 신비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특출한 고유성을 소유한 사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수려한 기교로 잠시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 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언제나 몸이 먼저 반응하고, 가슴이 먼저 쿵쿵거려요." 가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들의 고통과 슬픔을 어루만지며 타자의 몸속으로 스며드는 시인의 애잔한 사랑의 시편들은 가슴 한켠을 촉촉이 적셔줍니다 시인이 품어내는 삶의 경이로움 오염되지 않은 천연의 감각기관을 가진 문학의 전방위를 넘나드는 그녀의 글은 담대하면서도 따뜻합니다 생명의 약동과 사랑의 환희를 찬미하는 구절들 언제나 조곤조곤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신선한 힘을 가졌습니다 시인의 선명한 에너지의 기원은 '사람들, 그 관계 속에 있는 사랑과 우정’ 이라 말합니다 김선우 金宣佑, 1970~ 대한민국의 시인입니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1996년 《창작과비평》겨울호에 시〈대관령 옛길〉등 열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습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대문학상> 〈천상
K-Classic News 원종섭 칼럼니스트 | 잃은 것과 얻은 것 내 이제껏 잃은 것과 얻은 것 놓친 것과 잡은 것 저울질해 보니 자랑할 게 없네. 나는 알고 있네. 긴긴세월 헛되이 보내고 좋은 의도는 화살처럼 과녁에 못 닿거나 빗나가 버린 걸. 그러나 누가 감히 이런 식으로 손익을 헤아릴까. 패배는 승리의 다른 얼굴일지도 모르네. 썰물이 나가면 분명 밀물이 오듯이. "슬픈 목소리로 내게 말하지 말라" 생각이 납니다. 우리 과거를 애절하게 들여다 보지 맙시다.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현재를 현명하게 개선하면 됩니다. 당신의 것이니까요. 어렴풋한 미래를 나아가 맞이합니다. 어떤 두려움도 없이. 과거보다 미래를향한 아름다운 시입니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1882 미국의 시인이고 18년간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있었으며 당시 큰 대 중적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 유럽 각국의 민요를 번안, 번역하여 미국에 소개한 공적이 큽니다. 단테의 <신곡>을 미국에서 처음 번역했고 번역에 붙인 소네트 <신곡>이 최대 걸작으로 평 가됩니다. 〈인생찬가〉나 〈에반젤린〉 등의 시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K-Classic News 원종섭 평론가 | [원종섭 예술평론]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11th 특별 초대전이 2월 14일부터 오는 4월 28일까지 '제주 하얏트 드림타워 갤러리 1F'에서 열려 독특한 주제로 사진 예술계의 큰 획을 그으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상기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는 순백으로 붉게 “백열White Heat”하는 하늘의 영혼을 보는 듯하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Charles Baudelare(1821-1867)는 "궁극의 단순은 자신을 눈에 띄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한다. 정상기 작가의 흑백의 단순은 단조로운 것과 큰 차이가 있으며 개체의 다변적 특성을 함축적으로 표출시킨다. 단순화는 단지 대상의 겉모양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지향점으로 대상을 판단하여 선택과 절제로 응집시켜 고유성을 나타내야 한다. 필수 요소만 남기고 그 나머지는 과감하게 삭제시키는 그의 대담성은 정제된 느낌과 생동감으로 작품의 순도와 집중도를 높인다. 투명한 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