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사람이 모여 만든 화음의 힘 믿는 세상을 어렸을 적 어머니를 따라 합창교실에 매주 따라다녔다. 1980년대 시절 초등학교 새마을 어머니회에서도, 동사무소(주민센터)에도 합창교실이 있었다. 그만큼 나라단위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보급에 힘쓰던 시기였다. 나는 옆에서 학교숙제하며 연습과정, 즉 다 함께 음을 맞추고, 파트연습하고, 가사를 다시 읽어보고, 지휘자가 시범을 보이는 그 과정을 자연스레 보았다. ‘산 너머 남촌에는’, ‘님이 오시는지’ 등 잔잔하고 화음을 모으기 좋은 곡들을 어머니들의 목소리로 옆에서 들을 수 있었다. 추억이다. 나는 그 사이 바이올린을 배우고, 나중에는 작곡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 사이’에 해당하는 1990년대부터 지금의 2020년까지 점차로 마을모임이나 TV에서 합창으로 생활의 활력, 감정의 순화가 되는 과정은 점점 옅어진 것만 같다. 물론 개인의 전문화는 훨씬 잘 되었다. 이제는 훌륭하고 국제급의 성악가를 수많이 배출한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합창과 아카펠라가 그 숨결로, 모인 화음으로, 오롯이 쉴 수 있는 여가로, 음악의 재미로 자신의 제목소리를 느낄 수 있는 참여와 관람의 기회는 실제로
K-Classic News 관리자 |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그것이 내가 날마다 발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것이다. 이 사실이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나는 적지 않은 시를 썼다.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이 쓸 것이다. 내가 쓴 모든 시가 그 한 가지를 말하지만 각각의 시마다 다르다. 존재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말하기에. 가끔 나는 돌 하나를 바라본다. 돌이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돌을 나의 누이라고 부르며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나는 그것이 하나의 돌로 존재해서 기쁘다. 그것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서 좋다. 그것이 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어서 좋다. 때로는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느낀다,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페르난도 페소아 Fernando António Nogueira Pessoa. 1888~1935 '리스본의 영혼'이라 불리는 포르투갈 최고의 서정 시인입니다. 자신 안의 여러 자아에게 각각의 이름을 부여해 페르난도 페소아,
K-Classic News 관리자 | 3월님 어서 오세요 - 에밀리 디킨슨 3월님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바로 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Dear March, come in! How glad I am! I looked for you before. Put down your hat― You must have walked― How out of breath you are! Dear March, how are you? And the rest? Did you leave Nature well? Oh, March, come right upstairs with me, I have so much to tell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제주대 교수 제주대 영미시전공 교육학박사 WVC in Washington TESOL Edu NAPT 미국시치료학회이사, 시치료전문가 한국시치료연구소 제주지소장 중학영어1, 고등학교관광영어교과서집필 사
K-Classic News 관리자기자 | [Letter from Publisher] 발행인칼럼 [Cover Story] 피아니스트 정자영 [Music People] 한국오페라인협회 2대 이사장 이강호 오페라인제주 이사장 강용덕 소프라노 김라희 [New Book] 교육을 이끄는힘 음악 [Leader] 제주도의원 오영희 [Choir Special] 제주합창축제 [Choir_Leader] 강동구청장 이정훈 Choir_Music People] 제주국제합창제 김희철 위원장 제주국제합창제 김현동 본부장 소프라노 고미현 [이현민의BTS] 바이올리니스트 박진수 [Column] 티켓이 춤을추면 흥과 감동이 돌아온다_탁계석 [Backstage Interview] 2022 제3회 월간리뷰전국음악콩쿠르 입상자연주회 인터뷰 [Focus On] 소프라노 라하영 소프라노 차보람 [Art News] 한국예총 디지털갤러리 상설 전시 운영 [News] 예술의전당-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MOU 체결 한국창작칸타타위원회 간담회 개최 [Focus Preview] 월간리뷰가 추천하는 3월 주목할만한 공연 [Special Preview] 2022 통영국제음악제 Vision in Diversity 한국소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3월 2일 예술의전당 사진:노유경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 2020년 7월,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의 (Carl Orff) 탄생125 주년 기념 음악회가 곳곳에서 연주되었다. 1895년 뮌헨에서 태어나 1982년 뮌헨에서 작고한 작곡가 칼 오르프는 현대음악의 한 장르를 구축했다. 그는 나치 정부 속과 밖을 지났다. 파시즘과 전체주의 사상 조합이 음악과 거론될 때, 야기되는 대표적 작곡가이기도 하다. 3월 2일 예술의 전당에서 올해 2022년 국립합창단과 협연 광명시립합창단, TBC 수설아트피아 소년소녀합창단 그리고 클림오케스트라가 소프라노 박미자, 테너 박의준, 바리톤 한명원이 예술감독 윤의중 아래 공연을 했다. 라틴어로 된 제목 중에 인지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 아마 „카르미나 부라나 Carmina Burana“가 아닐까 싶다. 마이클 잭슨의 덕택일 수도 있고 올림픽 메달리스트 김연아의 덕택일 수도 있다. 역동적인 리듬 때문에 임팩트를 요구하는 공연 예술 여러 분야에 카르미나 부라나는 자주 편집된다. 칼 오르프는 1934년 봄, 뷰르츠 부르크 (Würzburger Antiquitätenhändler) 중고 제품 중계인으로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자유 폴 엘뤼아르 나의 초등학교 시절 노트 위에 내 책상 위에,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은 모든 책의 페이지 위에 흰 종이 위에 돌과 피, 종이와 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부(富)의 허상 위에 병사들의 총칼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밀림 위에, 사막 위에 새둥우리 위에, 금작화 나무 위에 내 어린 시절 메아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밤의 경이로움 위에 낮에 먹는 흰 빵 위에 약혼 시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남빛 헌 누더기 옷 위에 태양이 지루하게 머무는 연못 위에 달빛이 환히 비추는 호수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중략) 파괴된 내 방공호 위에 무너진 내 등대 위에 내 권태의 벽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소망 없는 부재 위에 벌거벗은 고독 위에 죽음의 계단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회복된 건강 위에 사라진 위험 위에 회상 없는 희망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그 한마디 말의 힘으로 나는 내 일생을 다시 시작하고,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불러 주기 위해서 나는 태어났다 오, 자유여.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이 세상에 당신이 있기에 오늘 아침 눈부신 해가 떠오른 것은 당신이 세상을 환히 밝히는 빛이기 때문입니다 장미꽃이 산들바람에 향기를 실어 나르는 것은 당신이 이 세상의 향기이기 때문입니다 산이 저토록 푸른 것은 늘 푸른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수많은 별은 당신이 세상 곳곳에 아름다운 별빛을 나누어 주기 때문입니다. 백조가 우아하게 떠 있는 것은 당신이라는 고요한 호수가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것은 당신이 세상 모든 소리를 아름답게 연주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있어 찬란한 아침이 열리고 아름다운 하루가 있습니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고 세상은 한없이 아름답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이 있기에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날개 - 베라 파블로바 그토록 높은 곳에서 그렇게 오래 떨어지고 추락했으니, 어쩌면 나는 나는 법을 배울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지도. 베라 파블로바Vera Pavlova는 1963년 러시아 모스크바 출생입니다. 시인이며 오페라 작가이고 활발한 시작poem writing 활동으로 스무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그녀의 시가 뉴요커지The New Yorker에 여러 차례 실리고, 25개의 언어로 시집이 번역되었습니다. 주로 짧은 형태의 현대 시를 쓰고 있습니다. 세상의 무게는 사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추락하고 떨어질 수밖에요. 날개가 필요한 우리입니다. 고독이라는 그리고 불만족이라는 짐을 양어깨에 짊어진 그 무게는 역시 사랑입니다. 아름다운 시는 무엇을 믿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시는 몇 개의 단어로 감성을 일깨우고 수선스러운 삶에 영감을 불어넣습니다. 아름다운 시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깃들어 삽니다. 우리가 어둠 속에 있을 때 빛과 희망을 줍니다. 세상은 널리 퍼져 나가고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우리를 하나로 연결해 줍니다. 아직도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을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시를 만날 일입니다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멀리 떠나가지 마세요 - 파블로 네루다 단 하루라도 멀리 가지 마세요, 왜냐하면 - 왜냐하면- 어찌 말해야 할지 모르나, 하루가 기니까요 이건 마치 기차가 다른 데 정차해서 쉬는 줄 모르고, 텅 빈 정거장에 당신을 기다리는 것 같으니까요. 단 한 시간이라도 날 떠나지 마세요. 왜냐하면, 괴로움의 작은 물방울이 한 번에 우수수 쏟아져 내릴 테니까요 집을 찾아 헤매는 연기가 내 속으로 스며들어 내 길 잃은 심장을 질식하게 만들 테니까요. 아, 당신의 모습이 절대 해변에 녹아들게 하지 마시고 당신의 눈꺼풀이 먼 허공을 보느라 파닥이게 하지 마세요 날 일 초라도 떠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왜냐하면 당신이 가버린 그 순간에 난 온 땅을 미로처럼 헤매며 물을 테니까요 “돌아오실 건가요? 날 여기 죽게 내버려 두실 건가요?” Don't Go Far off - Pablo Neruda Don't go far off, not even for a day, because - because I don't know how to say it: a day is long and I will be waiting for you, as in an
K-Classic News 관리자 기자 | 우주목宇宙木, 송광사 비사리구시 석연경 큰 느티나무가 있었지 태양이자 바람이며 구름이던 느티나무 눈부신 초록 그늘이며 넓은 등이었지 느티나무는 모든 것을 받아들였어 순풍과 비나 눈보라도 어느 날은 뛰어내리는 빛의 칼날 벼락을 받아들었어 느티나무는 벼락의 마음이 되었다가 천둥보다 큰 소리로 쓰러졌지 쿵 느티나무라는 마음을 내려놓았어 느티나무는 누운 채 오랜 시간 말아 쥐며 부피를 늘여 왔던 나이테를 지웠지 느티나무였던 시간의 속을 비워내고 맑은 향기 사천 명 밥을 품고 큰 나무그릇 구시가 되었지 송광사 승보전 옆에 가보라 심우도 아래서 소를 찾고 소를 버리고 그저 밥이 되었던 비사리구시가 있으니 자세히 보면 알게 되리라 잎을 달고 일렁이는 느티나무 안에 가부좌한 거대한 보리수 우주목 한 그루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푸른 벽을 세우다』가 있음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