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interview] 팬클럽 성원에 봉사 활동도 열정 소프라노 박소은

행복한 공간, 자유로운 공간으로 세계적인 공연장 중 하나

K-News 김은정 기자 

 

행복한 공간, 자유로운 공간으로 세계적인 공연장 중 하나

 

김은정 편집국장 : 지난번 세계 최초 유얼 컬처의 오픈 스테이지 K, 사운드 포커싱에서의 가창이 신선했는데요, 성악가로서 공간에서 받은 인상은 무엇인가요?

 

박소은 소프라노: 이형호 대표님의 유알 컬처파크의 공연장에서 정말 깊은 인상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 공연은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실내 공간이나 광화문광장 등 야외를 포함해 음향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음을 극대화한 공연장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러 나이 곳의 공연은 신비로운 경이로움을 주더군요. 

 

원형의 무대에 서서 소리를 내자마자 제 귀에 또 다른 울림으로 재탄생되어 들려와 깜짝 놀랐죠. 마이크와 스피커를 포함해 아무런 보조 장치 없이 부른 노래가 멀리 360도의 공간 곳곳에 전달되어 객석의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스핀토 소프라노이고 음량과 음색이 강렬한 편이다 보니, 자연의 힘이 강력한 사운드 포커싱 홀에서 오히려 주눅 들지 않고 생생한 음악으로 살아나는 역동성을 갖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푸른 나무와 파란 하늘에 또다른 여러가지 색채를 입힌 음악, 그리고 형식미와 유리로 된 거대한 반사체가 만들어낸 건축이 어울려져 하나의 위대한 작품이 되더군요. 제가 내는 소리의 울림과 음악의 조각 하나하나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또다른 상징어가 되어 세상에 기쁨을 주는 미학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건축가 요른 웃존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보듯, 대부분의 음악 공연장은 엄청난 설비와 경제적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자연을 활용한 이 공간은 너무나 합리적이고 인간적이며 마음으로 이해되는 소리의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너무나 편안하게 즐기며 노래 불렀던 행복한 공간, 자유로운 공간으로 세계적인 공연장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노래 부르는 내내 자연과 음악, 건축과 인간이 어울리는 위대한 감흥을 느꼈습니다. 

 

팬들이 없으면, 일정한 자기 영역을 가질 수가 없지요

 

김: 이번 K-News 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셨는데. 그 주역이면서 팬클럽의 위력을 실감케 하였거든요. 이날 독자 뷰(view)가 3천을 넘었는데요.

 

박: 아하, 제 팬들이 너무나 열성적이고, 마음이 따뜻한 분들 이어서 그렇습니다. 소위 팬덤이라고 하는 현상을 보여주죠. 팬들께서 방탄소년단(BTS)의 아미처럼 자신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열성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무관심과 무감흥, 자기중심적인 시대에 이렇게 클래식 음악과 소프라노 박소은이 지향하는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그냥 공연을 하기보다는 팬들이나 객석에서 뜨겁게 환호하고 박수를 쳐줄 때 더욱 힘이 나는 게 예술가들이죠. 특히 공연을 할 때 힘찬 박수와 함께, 브라바, 브라 비씨 마를 외치며, 제 이름을 연호해주시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은 대부분 진지하고 사랑이 넘치는 분들입니다. 팬덤이 광신자를 뜻하는 ‘퍼내틱(fanatic)’에서 유래한 ‘팬(fan)’과 ‘영지(領地)또는 나라’ 등을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에서 왔다고 하잖아요. 그분들이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그 대상이 이례적으로 소프라노 박소은이어서 저는 행복한 성악가이죠..

 

언론이든, 정치인이든, 성악가든, 가수든, 팬들이 없으면, 일정한 자기 영역을 가질 수가 없지요. 정치인도 확고한 지지기반과 지지층이 없으면 큰 꿈을 가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제가 독자 뷰에서 1등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혀 예기치 않은 일이어서 놀라웠습니다. 음악과 클래식, 우리 가곡을 사랑하는 적극적인 독자층과 팬층을 확보하게 된다면 K-News의 앞날도 탄탄하고 확고해지리라 믿습니다. 저도 열심히 기여하겠습니다.

 

김: 평소 많은 봉사를 하면서 음악에 깊이가 생기고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하셨는데요.

 

박: 맞습니다. 봉사와 나눔이 제 인생을 많이 바꿔 놓은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하면 항상 그에 부응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작년 5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했던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박소은 소프라노 자선 독창회’와 올해 4월 ‘코로나19 극복과 미얀마 민주화를 기원하는 박소은 소프라노 자선 독창회’였습니다. 

 

사전에 알릴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도 수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공연장을 찾아주셨고, 기부금도 내주시고, 마스크와 책, 방역용품 등 많은 기부물품도 보내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그동안 수방사, 해외의 가톨릭 교구, 교회, 양로원, 고아원 등에 좋은 기업 (주)링크 이와 함께 마스크를 백만 장 정도 기부하고, 공연도 해드리는 등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두 차례의 공연에서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우리 가곡, 오페라 아리아, 이탈리아와 독일의 가곡 등을 불러드리는데, 모두들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습이 오히려 제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했답니다. 미얀마 민주화 기원 공연에는 미얀마 난민 40여분이 오셔서 미얀마 전통노래도 연주하고, 제 공연을 들으셨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태어나서 성악가의 노래를 처음 들었다고 하네요. 제 노래를 듣고, “어떻게 그 넓은 공간을 마이크나 스피커 없이 목소리만으로 울리며

                                                                                   Global  Artist 위촉장

노래하느냐. 귀가 뻥 뚫리는 줄 알았다”며 많은 분들이 감사해하셨습니다. 팬들이 행복한 예술재단을 만들고 미얀마 음악 전사를 별명도 얻었죠.

 

제가 그분들에게 감사의 편지도 받고, ‘미얀마 음악천사’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국경과 언어, 인종과 나라를 초월하는 음악의 위대한 힘이 서로 통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가장 제 마음을 울린 건 민주주의의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나라와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해 한국의 소프라노가 걱정해주고 그들을 위해 노래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고 위로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관심을 가져줬다는 사실이 그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길을 만들어준 셈이죠. 저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저도 모르게 마음 깊숙한 곳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고 그 뜨거운 눈물을 닦아주고 토닥여주고 그런 따뜻한 정경이 펼쳐졌습니다. 현실은 아프지만, 잠시나마 저의 음악을 통해 힐링이 된 것 같아 더 감사하고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한 예술재단과 천소은 팬클럽

 

김: 팬클럽은 언제 결성되었고 어떤 분들이 성원하고 계시나요? 

 

박: 제 공연에 와주신 여러분들이 감동을 받으시고 그 따듯한 마음을 모아 팬클럽을 만들어 주셨어요. 작년 1월 ‘천상의 소프라노 박소은’을 줄여서 ‘팬클럽 천소은’으로 부르는 팬클럽이 결성됐습니다. 이분들이 올해부터는 재단으로 만들어 봉사와 기부 활동까지 하겠다고 하시면서, 올해 4월부터는 아예 ‘행복한 예술재단’을 결성해 정식으로 등록까지 했답니다. 음악이 주는 또 다른 감동과 행복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2백 여분이 가입되어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못하고, SNS와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다들 보고 싶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기업가, 언론인, 직장인, 공공기관의 임원, 음악잡지 발행인, 대기업 간부 등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제가 하는 공연에는 거의 다들 와주십니다. 

 

제가 전남 여수 출신이다 보니, 여수 향우회장님, 여수 출신의 교사와 공무원 등 다수의 여수 출신 인사들도 제 팬이시지요. 앞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한 봉사와 기부, 자선과 나눔의 활동을 행복한 예술재단과 천소은 팬클럽을 통해 꾸준히 해나 갈 겁니다. 일단 향후 20년 정도의 계획을 세워놓았습니다.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좋은 음악모임으로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김: 위기의 상황에서 예술에 공감하고, 그 가치를 알아주고, 함께 확산 의지를 보여주는 후원 형식을 늘려 가아 하겠는데요. 팁을 좀 주신다면...

 

박: 일단 좋아하는 분들을 소수라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부의 에너지가 탄탄해야 외부에서 매력을 느껴 끌려 들어오거든요. 특히 예술은 자발적으로 좋아해야 모이지, 동원하려고 하면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클래식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트로트나 아이돌 등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분들도 클래식의 가치와 매력을 사랑할 수 있도록 열린 음악정신을 서로 갖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열성적인 팬들이 소수일지라도 열렬하게 활동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독자나 팬도 그래야 모여집니다. 음악가들도 일반 대중과 거리를 좁혀 자주 소통하면서 팬들만을 위한 음악회, 살롱 음악회, 마스터클래스, 함께 노래 부르고 대화하는 정기적인 모임, 차담회, 치맥파티, 야유회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만나 팀워크를 키워야 할 겁니다. 팬데믹 시대이니 비대면으로 할 수밖에 없지만, 어떻게 하든 대면과 비대면으로 만나야지요. 또 요즘 대세인 유튜브, SNS,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의 도움도 적극 요청해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팬들이 많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삶의 원천이 되는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라와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점, 클래식의 장점과 감동 포인트 등을 잘 설득해 지원을 받으면 운영에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글로벌한 활동을 하니, 국제기구와 글로벌 기업들의 도움도 받아야지요. 글로벌한 소통의 창구를 많이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K-News에 스타가 많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음악평론가인 탁계석 발행인님을 포함해 유명 성악가와 작곡가, 문화예술인, 영향력이 있는 오피니언 리더나 인플루언서 등 대중이 알고 사랑하는 그런 인물들이 K-News에 자주 등장하고, 이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K-클래식 글로벌 아티스트로 공식 위촉되었으니, 그런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마존의 환경문제를 음악으로 

 

김: K-클래식 글로벌 아티스트 위촉되셨고, 또 아마존의 눈물로 남미 투어를 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콩쿠르를 따온 분들은 많지만 외국 투어는 쉽지 않은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요.


박: 네, 일단 저를 믿고 ‘K-클래식 글로벌 아티스트’로 위촉해주신 K-클래식조직위원회와 탁계석 위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외모가 이국적이어서 외국인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해외생활도 많이 했으니 글로벌 외국투어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일단 지구촌의 화두인 환경

문제, 특히 남미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환경문제를 통해 음악이 세계사에 기여하는 현장에 함께 하게되어 너무 기쁘고 영광입니다.

 

‘아마존의 눈물’의 가사를 쓰신 탁계석 선생님, 작곡을 맡아주신 박영란 교수님과 많은 지휘자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제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곡이 완성되면 빠른 시간내에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편 환경문제를 놓고 음악인과 세계인이 고민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말과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 등 다국어로 노래해야 지구촌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준비해야겠지요. 해외투어를 위해서는 체력과 인내력도 필요하고, 각국의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토론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잘 준비하려고 합니다. K-클래식조직위원회와 잘 상의해 성공적인 투어와 공연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음악으로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야

 

김: 성악가의 꿈을 가진 힘든 분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요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꿈을 잃고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합창에서부터 시작해 성악에 입문했고, 부모님과 가족들이 늘 성원하고 힘을 주셔서 음악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성악가의 길은 참으로 험난하지만, 인생을 걸만한 큰 보람과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인간의 신체와 내면의 울림을 이용한 발성으로 감동을 주는 성악은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다양한 감정을 깨워주며, 노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주는 감정의 정화작용도 한다는 점에서 어떤 예술이나 기술보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미학 장르입니다.

 

학창 시절 혹독한 레슨도 받고, 유학도 가야 하고, 공연 현장이 다변화되어 있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과 좌절이 생기지만, 자신의 꿈과 능력을 포기하지 않고 키워나간다면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성악가로서 멋지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공연장과 광장에 운집한 수십 명부터 수만 명의 관객들에게 서양과 동양, 그리고 한국의 혼이 담긴 가사와 스토리가 있는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성악은 위대한 예술의 정수입니다. 제 노래를 듣고 눈물 흘리고 위로받고 힘을 얻어 살아갈 꿈을 되찾는 이들의 삶과 진솔한 고백은 늘 저에게 노래할 이유와 살아가는 이유를 답으로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길에 음악이 좋은 벗이 되길 바라고, 음악으로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아마 매 순간순간이 행복해질 겁니다. 시간 되면 저와 함께 행복하고 멋진 노래를 함께 부르시죠. 감사합니다~


소프라노 박소은 탁계석 평론가 김홍국 평론가 송인호굿스테이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