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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연주합니다" K-Orchestra 창단 선언문

서양 요리 일색이 아닌 영양의 균형 유지해야 선진국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한국의 사운드 구축하지 못한 채 서양 레퍼토리만 반복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언한 ‘K 컬처 300조 수출 시대’는 단순한 산업의 목표가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의 위상과 정체성을 세계에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케스트라에서 한국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오케스트라는 한 나라의 얼굴이며, 문화 주권의 최후 보루다. 그 소리는 국가의 언어이고, 레퍼토리는 그 나라의 역사와 정신을 증언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오케스트라는 최고 수준의 연주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정작 한국의 이야기와 한국의 사운드를 구축하지 못한 채 서양 레퍼토리 반복에 머물러 있다. 이는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화적 공백이다. K-Orchestra는 이 배고품을 메우기 위해 창단한다.


우리 전통과 서양 음악의 문법이 융합된 K클래식의 한국 정서, 역사, 언어, 리듬, 호흡을 올려놓는 오케스트라다. 빌려 쓰거나 모방이 아닌 창작과 스토리의 서사다. 서양의 그릇을 빌렸으나 그 안에 담길 한국 요리와 우리 세프의 솜씨를 녹여야  서양 요리 일색의 편식이 아닌 영양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과다한 사대주의와 서구 동경 벗어나야


때문에 K-Orchestra는 특정 개인이나 기관의 소유가 아닌 말그대로 국민주권 오케스트라다.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공 오케스트라가 대한민국의 문화 정체성을 연주하지 못한다면, 그 존재의 이유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이제는 버려야할 과다한 사대주의와 서구 동경을 벗어나 우리의 당당함을  자긍심의 중심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K-Orchestra는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주와 재연을 통해 한국 관현악의 레퍼토리 표준을 만들어 갈 것이다. 단발성의 위촉이 아닌, 고유의 개성적 사운드를 통해 세계가 인식할 수 있는 진정한 ‘한국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구축해야 한다.

 

더 이상 남의 이야기를 대신 연주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K 컬처 시대에 세계가 요구하는 것이 ‘잘 연주된 서양 음악’이 아니라, 한국만이 들려줄 수 있는 오리지널의 콘텐츠  음악이다. 그러지 못할 때 자칫 K컬처 300조 수출이 돈이 되는 것만 파는 장삿꾼이 이미지를 덮어 쓸수 있을지 모른다. 국격과 함께 문화국가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한다.

 

K-Orchestra 창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K 컬처 시대, 대한민국 자존심이 세계 앞에 짊어져야 할 최소한의 문화적 책임이다.


2026 국민주권 대한민국 대표 

K-Orchestra 100인 추진위원회 

 

'세계 지휘자들이 말하는 ‘자국 오케스트라'


리카르도 무티 (Riccardo Muti)
“이탈리아 오케스트라는 베르디와 푸치니를 연주할 때 가장 이탈리아답다. 자기 나라의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 오케스트라는 아무리 잘 연주해도 2류다.” 무티는 라 스칼라 극장과 시카고 심포니를 이끌며 줄곧 자국 음악의 책임 연주를 강조해 온 지휘자다. 그는 외국 오케스트라와 작업할 때도 “그 나라의 음악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연주는 관광에 불과하다”고 말해 왔다.


사이먼 래틀 (Sir Simon Rattle)
“독일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을 연주할 때 역사와 언어를 함께 연주한다. 오케스트라는 사운드 이전에 문화적 기억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음악감독 시절, 래틀은 독일 음악 전통의 재해석을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삼았다. 그는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연주 단체가 아니라 한 나라의 기억 저장소”라고 표현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Valery Gergiev)
“러시아 오케스트라는 차이코프스키와 무소르그스키를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자기 음악을 하지 않는다면, 러시아 오케스트라일 이유가 없다.” 마린스키 극장을 중심으로 러시아 음악을 세계에 확산시킨 게르기예프는 자국 레퍼토리 중심주의를 가장 강하게 실천한 지휘자 중 한 명이다.


다니엘 바렌보임 (Daniel Barenboim)
“국제성은 정체성을 지운 뒤 얻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뿌리를 가장 깊이 이해할 때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 바렌보임은 독일·이스라엘·중동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정체성 없는 국제주의’의 허구성을 꾸준히 비판해 왔다.


세이지 오자와 (小澤征爾)
“일본 오케스트라는 서양 음악을 배웠지만, 결국 일본인의 감각으로 연주할 때 세계가 귀를 기울였다.” 오자와는 일본 오케스트라의 세계 진출 과정에서 ‘모방의 단계 → 자기화의 단계’ 를 명확히 구분해 설명한 인물이다.


파보 예르비 (Paavo Järvi)
“에스토니아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다면, 에스토니아 오케스트라는 존재 이유를 잃는다.”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의 음악을 세계 무대에 올린 예르비는 국가 규모와 상관없는 정체성의 힘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K 오케스트라에 적용되는 핵심 메시지 


이들 지휘자의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하다.“세계적 오케스트라는 세계 곡을 잘 연주하는 단체가 아니라, 자기 나라의 음악을 세계 수준으로 연주하는 단체다.” 한복을 입고, 가야금과 장구가 오케스트라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되고, 우리 작곡가의 작품을 당당히 정기 레퍼토리로 올리는 것. 이것은 민속적 장식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오리지널 경쟁력이다.
 

K-Orchestra라는 이름에 대해 해외 음악계 인사들이 덕담처럼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브랜드는 완성됐다. 이제 한국이 자기 음악으로 무엇을 말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