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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경 리뷰] Eco Project 지구와 인간ll,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

 

 

 

제 15회 아카데미 열정과 나눔 정기연주회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제목으로 2022년 9월 27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연주되었다. 아카데미 열정과 나눔은 2019년부터 지난 3년간 „상실과 회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문학과 함께한 음악회를 진행시켜 왔다.  특히 지구와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주제를 가지고 인간과 환경을 고민하는 음악회를 진행하는데, 작년에 The only 주제에 이어 올 해 „Gone with the Wind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테마 아래, 관악기 트럼펫과 플루트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프랑스 작곡가 Antré Jolivet졸리베와 Arthur Honegger오네게르의 작품은 오프닝을 알리고 마지막을 장식했다. 졸리베 작품에 이어 정승재의 개작 초연이 Airs II for Flute, Piano &Strings 연주되고, 이문석의 위촉 초연이 Trumpet Sanjo for Trumpet and Chamber Orchestra 연주되었다. 졸리베의 음악은 올리비에 메시앙의 신비한 색채와 비슷하기도 하며 작품 이오니제이션으로 전위음악의 대부라고 불리는 에드가르 바레즈에게 사사받았다.

 

새로운 음소재와 혁신적인 리듬을 작곡했던 졸리베의 작품 중에 Concertino for Trumpet, String Orchestra and Piano 트럼펫 협주곡은 특히 다양한 음색을 사용해 트럼펫의 새로운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곡이다. 트럼펫 연주자 박기범은 마치 디즈니 영화 OST멜로디와 같이, 환상적인 이미지와 박진감을 현악기의 Tutti와 피아노 멜로디와 함께 표현했다.  

 

 

정승재 작품에는 새타령이 모자이크 되어있다. 전북 무주의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 전남 영광의 „새타령“의 멜로디가 플루트 솔로 와 (이지영) 현악 합주에 녹아 대화했다. 이문석의 위촉 작품은 인트로, 진양조, 중모리, 휘모리, 휘날레의 구조로 산조 구조에 입양되었다. 챔버 오케스트라가 긴장하여 고조 될 때에도 트럼펫은 평정성을 잃지 않았다.  현악기의 투티와 장 2도, 단 2도의 평행선은 플레임을 짜듯 마치 정악보의 틀을 만들어 그 안에서 흩어지고 모아지고 비상하고 떨어졌다.

 

프랑스의 6인조였던 아르투르 오네게르의 이 곡을 1941년에 완성하여 1942년 스위스 츄리히 파울 자허의 지휘로 초연하였다. 전쟁으로 인해 유럽 전체가 암울하던 시절, 침울하고 절망적인 뉘앙스는 모든 예술에 표출되었다. 트럼펫은 여기에서 한 조각 빛으로 해석해도 좋다. 소망과 희망을 알리는 한 줄기의 멜로디. 음악감독, 지휘자 진윤일과 APS Symphonia는 세계 1차, 2차 대전을 가로질러 프랑스의 인상주의와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프랑스 현대 작곡가 두 명과 관악 전문 작곡가 이문석, 미래악회 정승재의 작품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팬데믹을 소망하였을지 모른다. 인문학과 함께하는 음악회,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모토는 음악과 결부하여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다.  

 

 

                             사진: 박기범, 노유경, 이문석, 2022년 9월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노유경 박사: 쾰른 대학교/ 아헨대학교 출강, 한국예술비평가협회 정회원, 현재 독일 쾰른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