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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태동 예언자 헐버트 박사 기념사업회와 K-Classic 손잡고 글로벌 K-컬처 도약에 나선다

아리랑을 악보로 남긴 최초의 인물, 헐버트 박사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한글과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선지자 

호머 헐버트 박사는 한국 근대사에서 아직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그러나 한류의 기원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돼야 할 인물이다. 그는 아리랑을 최초로 서양 오선 악보로 기록한 인물이며,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선구자였다. 1896년 헐버트 박사가 채보한 아리랑 악보는 단순한 민요 기록을 넘어, 한국인의 정서와 음악적 정체성이 세계 보편 언어로 번역된 최초의 순간이었다. 오늘날 K-Pop과 K-Classic, K-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공감받는 출발점에는 이미 헐버트의 통찰이 자리하고 있었던 셈이다. 

 


헐버트 박사는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라고 평가하며, 조선의 언어와 문화가 결코 열등하지 않음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렸다. 그는 단순한 외국인 관찰자가 아니라, 한국의 독립과 문화적 자존을 위해 행동한 실천가였다. 그의 저술과 강연, 외교 활동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한류’라는 개념이 탄생하기 훨씬 이전에 한국 문화의 세계 확산을 예언한 지적 선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헐버트 박사의 이름은 지금까지 대중 인식 속에서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

 

잊혀진 이름에 대한 안타까움, 다시 불러야 할 이유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은 “헐버트 박사는 오늘날 장학퀴즈 ‘골든벨’에서 2회 동안 문제를 연속으로 출제해도 풀기 어려울 만큼 잊혀진 존재가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역사는 기억하는 만큼만 현재의 힘이 된다. 헐버트 박사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일은 단순한 기념사업을 넘어, K-컬처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되짚는 역사적 성찰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300조 K-컬처 수출 전략’ 역시 미래만을 향한 질주가 아니라, 이러한 역사적 뿌리를 함께 성찰할 때 비로소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K-Classic, 헐버트의 예언을 현재형으로 잇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와 K-Classic 조직위원회는 최근 MOU를 체결하고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탁계석 K-Classic 조직위원장은 “2026년은 한글 탄생 100주년이자 아리랑 악보화 130주년이라는 상징적 해”라며 “헐버트 박사의 업적을 오늘의 창작과 공연, 담론으로 되살려 사업이 실질적 동력을 얻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K-Classic은 한국의 전통·문학·역사를 현대 클래식, 오페라, 합창으로 재창작해 온 문화 플랫폼으로, 헐버트가 남긴 문화적 유산을 21세기형 K-컬처 언어로 확장하는 데 가장 적합한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연대와 ESG, K-컬처의 새로운 확장


이번 협력은 공연과 기념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헐버트의 정신을 계승한 문화 프로젝트는 주한 외국기업들의 ESG 경영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 문화·교육·역사 기반 프로젝트는 외국기업이 한국 사회와 깊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품격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에는 월드코리안뉴스, 굿스테이지, 몽후기획 등 문화·미디어 단체들과의 연대도 추진될 예정이다. 헐버트 박사가 예견했던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이제 과거의 예언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과제가 됐다. 그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일은 곧 K-컬처의 정체성을 더욱 단단히 세우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