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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달항아리, 시대의 진리를 담은 백자의 혼(魂), K-Classic 브랜드가 되다

그릇에 담은 시대 정신과 철학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義), 염(廉), 치(恥)

 

달항아리는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온 도자기 공예 중 우리 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조형물이다. 조선시대의 유교주의와 도교사상에 입각한 시대사상의 산물인 것이다. 사유(四維)는 나라를 존재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덕목인 예(禮), 의(義), 염(廉), 치(恥)를 말하며, 이 중 하나라도 없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모두 없으면 파멸에 이른다고 했다. 팔덕(八德)은 사유(四維)에 효(孝), 제(悌), 충(忠), 신(信)의 네 가지 덕목을 더한 것으로,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인간관계의 기본 덕목이다. 도교사상은 조선시대에 유교사상 외에 계층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던 사상이다.

 

이처럼 이같은 유교의 윤리와 도덕을 차입하고, 불교의 인과응보사상 (因果應報思想)을 도입하여 녹인 것이 달항아리다. 때문에 석경 황규완 선생은 "달항아리는 그저 아름다운 기물이 아니다. 진리를 전하는 그릇이다." 라고 말한다, 단순한 도자기 하나에 담긴 시대정신, 예술혼, 한국미의 핵심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훌륭함을 넘어 위대한 보물이란 것이다, 그저 ‘순하다’, ‘담백하다’라는 수사로만 설명되던 조선백자대호를 한국의 최고의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릇에 이런 생각을 담은 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다. 

 

기명의 본질을 묻다 – “왜 그렇게 생겼는가?”

 

1970년대 초, ‘달항아리’라는 이름조차 없던 시절, 석경은 인사동 골목에서 처음 그 기물을 만났다. 그는 감탄을 넘어 질문했다. “용도 없는 기물을 옛사람들이 만들었겠는가?” 달항아리의 조형은 왜 제각각이고, 국보로 지정된 항아리들조차 서로 다른가. 그것은 단순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각기 다른 시기와 장인의 감성, 철학, 시대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술사나 도자기 연구는 이 질문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달항아리는 여전히 '형용사적' 언어에 갇혀 있다. 그는 이 고리를 끊고자 했다. 달항아리가 거저 ‘순하다’는 감상이 아니라, ‘위대하다’는 사유의 대상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름의 기원과 문화사의 정비

 

김환기 화백이나 최순우 선생이 ‘달항아리’를 좋아했다는 말은 많지만, 실제로 ‘달항아리’라는 용어를 명시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근거는 모호하다. 문화사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이 명명은 오히려 현대 소비자와 관람자에게 혼동을 준다. 석경 선생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이름을 지어 부른다는 것은 세계와의 첫 약속”이라 말한다. 정제된 이름, 근거 있는 해석, 그리고 문화적 서사의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집에서 공연 작품으로, 예술적 실천의 확장

 

때문에 그는 달항아리를 단지 수집하고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것을 예술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무용 공연을 통해 달항아리를 '보는 예술'에서 '경험하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달항아리는 바로 그 ‘혼(魂)’의 표상이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원리를 가장 잘 증명하는 실례다. 이제 그로부터 다시 십수년이 흘렀고 바야흐로 K콘텐츠 시대, 우리 예술이 글로벌 진출에 본격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이제 ‘달항아리’는 K-Classic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세계와 소통할 상표 브랜드로서 한국 미학을 세계에 알릴 것이다.

 

세계와 접점이자 K클래식 상품 브랜드로

 

오래전부터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의 미술관과 건축가들은 이미 달항아리를 주목하고 있었다. 세계적 석학이자 문명비평가인 프랑스의 기 소르망은 2015년에 내한하여 ‘달항아리는 어떤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미적 기술적 결정체‘라며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하라면 달항아리를 심벌로 삼을 것’ 이라고 했다. 김수근 건축가 역시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그 주둥이 형태를 도입했고, 한 유럽 수집가는 “행복을 안고 돌아간다”며 달항아리를 품에 안고 떠났다.

 

K-Classic의 목표점이 분명해졌다. 이제 이 ‘달항아리’를 중심축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단지 고유성과 정체성의 표현이 아니라, 한국 정신과 미학을 담은 ‘혼(魂)의 기호’로서 달항아리는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문화 교류의 언어가 될 것이다. 콘서트, 오페라, 다큐멘터리, 메타버스 콘텐츠 등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지닌 브랜드 아이콘으로서의 잠재력을 키워 갈 것이다.

 

예술가의 소명, 시대의 혼을 빚다

 

"정치는 시대를 해석하지만, 예술은 시대를 바꾼다." 예술가가 단지 기술자가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시대의 무언의 저항자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우리가 목도하는 세상이 바로 달항아리 제작의 근원적인 물음에 답하는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예술이 염치와 진실, 성찰과 회복을 회복시키는 ‘마지막 언어’가 되어야 한다. 대중들이 다알지 못한다 해도 ‘안목’의 리더들은 무릎을 칠것이다. =달항아리는 새로운 정신 운동의 상징이자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 시대정신을 빚는 손, 그것이 조선 도공의 손이었고, 우리는 부활을 기다린다. K클래식이 그 연결 고리를 만들 것이고, 세계 사람들은 이때에 K-POP, BTS를 다시 알게 될 것 같다, 달항아리에 담긴 것을 안다면 말이다. 그래서 K-Pop Next K-Classic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