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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예술공간 SPACEUNIT4, '내 안의 정육점에 어서 오세요' 노혜지 개인전 개최

오는 4월 12일~4월 29일까지 SPACEUNIT4

드로잉, 영상, 설치 총 15여 점 전시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

을지로에 위치한 예술실험공간 스페이스유닛4 SPACE UNIT4에서 2023 작가 공모 선정 전시로 노혜지 개인전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을 오는  4월 12일부터 4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스페이스유닛4는 2022년 6월부터 작가와 평론가가 협력해 운영하는 을지로의 예술 공간으로 다양한 미학적,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2023년 작가 공모 선정 작가인 노혜지는 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해 인쇄와 송출을 돕는 사물을 지지체로 보고, 가상 세계와 물리 세계를 매개하는 영상과 인쇄물을 설치로 접근한다. 이번 전시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은 을지로에 위치한 전시장의 특성에 주목해 설치를 확장하는 시도를 선보인다.

 

노혜지는 종합도소매가 즐비한 을지로 거리에서 전시장을 찾기 위해 길을 헤맨 경험을 전시에 대입한다. 그는 관람자가 겪는 길 찾기의 어려움이 을지로가 가진 지역적 특성으로 보고, 오랜 시간 상업지구로 역사를 다져온 지역에 위치한 전시공간의 이질감에 주목한다. 지금껏 작업으로 다뤄온 디지털과 물리 공간 간의 간극이 을지로와 전시 공간 간의 관계와 유사함을 깨닫고, 뒤섞이지 않는 두 세계가 인접한 경계와 그 사이를 맺는 매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노혜지는 서로 다른 대상을 이어주는 매개물을 찾고, 이에 반복적으로 변화를 가해 뒤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세계를 교차한다. 이번 전시에선 벽과 바닥을 구조적으로 활용해 상반된 형식의 작업이 교차하는 조형 방식을 시도한다. 그가 지금껏 이어온 작업의 방법론적 모색은 전시장 벽면에서, 을지로를 연상케 하는 제조품과 공업품은 전시장 바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관람자가 하나의 공간에 상반된 두 세계가 함께 자리하는 것을 보기를 희망하고 가상과 물질, 을지로와 전시장, 벽과 바닥 등 상반되지만 구조적으로 연결된 '교차된 세계'를 느끼길 희망한다.

을지로는 앞으로 오래도록 분주할 것이다. 상업은 생산과 판매를 멈추지 않으며 원자재와 가공품이 필요한 사람은 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편에선 조용히 새로운 전시를 만들고, 새로운 작가가 예술과 사회에 관한 담론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니 전시장에 들른 관객만큼은 관람을 위해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른 경험을 오래도록 상기하기를 기대하며, 이번 전시는 계단을 오르기 전과 후의 세계에 관해 생각해볼 기회의 장이 되고자 한다.

 

한편 이번 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전시는 4월 12일 수요일부터 29일 토요일까지 매주 수요일에서 토요일 사이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