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오늘의 시] 새
K-Classic News 탁계석 시인 |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 새들이 공중에서 땅으로 점차 하강을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시간이 갈수록 새 떼들은 땅에서 걷기 시작했다. 하늘을 날던 균형과 비전의 날개를 접고 땅에서의 운동은 불편했다. 쓰이는 근육이 달랐고 눈의 각도가 달라 새들은 비틀거리면서 보행을 시작했다. 저기, 집 가까이에 같은 날개를 가졌으나 날지 못했던 닭과 집오리들이 보였다. 그들은 함께사이좋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닥아 가는 것이 불편했고 경계하는듯 눈치가 보였다. 그러나 배가 고팠다. 공중에서 잡아먹던 먹이와 달라 새들은 고통스러웠다. 살아있지 않은 죽은 것들을 먹어야 하는 것에 속이 메시꺼웠다. 그러나 날지 못하게 된 날개의 무게를 버티려면 먹어야만 했다. 더이상 새들은 하늘을 쳐다보지 않았다. 계속 닭과 집오리들이 어떻게 생존하는가를 관찰해야만 했다. 새들은 점차 익숙해진 땅에서 날지 못하는 것들에 동화되어 갔다. 나르는 것의 꿈을 영영 잃어 버렸다. 꿈에서도 날개를 퍼득이는 것 조차사라져갔다. 둥실 둥실 하늘의 구름만이 가끔씩 땅으로 가버린 새 때 친구들을 그리워 하는것 처럼 보였다. 창공은 비워져 더 눈부시게 빛나 보였다
- 탁계석 시인 기자
- 2025-08-15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