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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오케스트라 비전] 시민주권 한국형 필하모니, K-Orchestr로 태어나야 할 때

관주도 오케스트라가 아닌 시민주권의 오케스트라가 선진화다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새로운 패러다임의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

 

오케스트라의 기원은 유럽의 궁정에 있었지만, 봉건주의가 몰락하고 시민사회가 등장하면서 오케스트라의 주인은 왕이 아닌 시민이 되었다. 오케스트라를 사랑하는 시민, 즉 음악 동호인과 후원자들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낸 것이 바로 필하모니(Philharmonie)이며, 오늘날 베를린 필, 빈 필, 뉴욕 필, 모스크바 필과 같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들이 모두 이 시민 필하모니 정신 위에서 탄생하고 성장해 왔다.

 

그러나 한국의 오케스트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해방 이후 민간 중심의 음악 활동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이 너무 열악해 부침이 심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가 관 주도의 공공 시스템으로 정착되었고, 오늘날 전국에 60여 개의 시립·도립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 KBS 교향악단, 서울시향, 국립심포니 역시 이러한 구조 속에 포함된 공공 오케스트라 모델이다. 이 시스템은 지난 70년간 한국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상당한 부분을 맡아 오늘의 발전된 수준을 끌어 올린 동력이 었다.그러나 한계 또한 분명해 거의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 지지 않아 새로운 능력의 주자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오늘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콩쿠르 강국으로, 매년 수많은 뛰어난 연주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오케스트라 구조 안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 공공 오케스트라는 정원과 예산이 고정되어 있고, 세대교체 또한 쉽지 않아 되례 오케스트라 밖에 한 단계 높은 기량의 오케스트라 잠재력 메몰되는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인력 수급과 같을 순 없겠지만 그러나 너무나  경직된 페쇄 구조에서 정작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갖춘 젊은 연주자들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예술이 관에 있는 것의 장점도 있지만 그 역기능이 오늘의 시대를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바야흐로 K컬처 300조 수출시대, 우리 얼굴이 없다 

 

따라서 관이 아닌 시민이 주인인 오케스트라, 행정이 아닌 문화주권이 중심이 되는 오케스트라, 서양 레퍼토리의 반복이 아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그 대안이 바로 시민주권 필하모니, K-Orchestra이다. 오늘의 우리 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는 99%가 서양 작품 일변도여서 오케스트라가 유럽의 출장소란 비판이 떠오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따라서 K-Orchestra는 시민주권에 기반한  이사회 체제로 출발한다. 이를 테면 시민 100명이 출연하여 모태 자본을 마련하고, 이 자본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주권 오케스트라를 설립하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후원 모델이 아니라, 시민이 곧 주주이자 주인인 문화공동체 모델이다. 오케스트라의 방향과 철학, 정체성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 거버넌스의 실험이기도 하다.

 

분명한 정체성과 캐릭터의 K-Orchestra, 사회와 문화 지성이 나서야 한다

 

첫째, 한국 연주자들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이다.
둘째,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생태계를 세계 무대와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이다.
셋째, 대한민국의 역사·정신·정서의 향토성을 토대로 작품을 개발하고 연주하는

진정한 국가 대표 오케스트라 브랜드의 확립이다. 때문에 K-Orchestra는 단순히 또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만들어 지는게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60여 개의 공공 오케스트라와 경쟁하는 조직도 아니다. K-Orchestra는 “대한민국을 연주하다(Playing the Republic of Korea)”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의 정신, 역사, 자연, 신화, 문학, 언어, 민족의 정서를 음악으로 소통하는 유일한 브랜드 오케스트라를 지향한다.

 

유럽의 오케스트라가 그들의 역사와 도시를 연주해 왔다면, K-Orchestra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서사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다. 한강과 낙동강, 태화강과 섬진강의 노래를 연주하고, 세종과 한글, 고구려 벽화와 천마, 달항아리와 민중의 삶을 연주하며, 아리랑과 판소리, 정가와 민요, 창작 오페라와 칸타타를 세계 무대에 올리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그 목표다. 그래서 이 오케스트라는 문화주권의 상징이다. 정치주권, 경제주권을 넘어 이제는 문화주권의 시대인 것이다.

 

누가 우리의 음악을 만들고, 누가 우리의 소리를 연주하며, 누가 우리의 예술을 세계에 대표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그 유일한 독자성과 캐릭터를 갖는 실체가 K-Orchestra다. K-Orchestra는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지키고, 시민이 키우는 오케스트라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필하모니 정신을 한국적 토양 위에 뿌리내려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주권 오케스트라, 대한민국의 얼굴이 되는 국가대표 문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이제 오케스트라는 더 이상 행정의 소유물이 아니다. 시민의 손으로 태어나, 시민의 이름으로 연주하는한국형 필하모니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K-Orchestra, 대한민국을 연주하다. 시민이 만든 세계의 오케스트라요 자긍심의 이름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