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대한민국 예술원 나덕성 前 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K클래식 탁계석 회장
연말·연초가 되면 많은 분야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문학, 음악, 연극, 무용, 영화, 오페라, 뮤지컬, 건축 등 예술 전 장르에 걸쳐 상이 존재하며, 이는 인간의 창작과 예술 행위에 대한 성취를 기념하는 문화적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통용되는 많은 상들은 국제적 시각에서 볼 때 그 의미와 위상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때 비평가상(Critics’ Award) 은 가장 객관적이며, 세계 보편의 기준으로 이해될 수 있는 권위의 상이라 할 수 있다.
비평은 단순한 호오(好惡)가 아니라, 작품의 구조·미학·완성도·시대성 등을 가늠하는 전문적 판단 행위다. 따라서 비평가상이란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작품의 본질적 가치와 예술적 성취를 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국제적 신뢰도가 높다.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비평가들의 선택은 예술 생태계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다.
예컨대 뉴욕 비평가 협회상(New York Critics Circle Award) 은 연극·영화 분야에서 오스카나 토니상보다 앞서 작품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영향력을 지니며, 런던 비평가협회상(London Critics’ Circle Awards) 은 영국 예술계 최고 권위의 전문상으로 자리 잡았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그래모폰(Gramophone) 비평가상, 무용 분야에서는 댄스 크리틱스 어워드(Dance Critics Award) 등이 세계적 표준으로 통용된다. 이들 상의 공통점은 “흥행”이 아니라 ‘예술적 완성도’라는 공정한 기준에 기반해 심사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대가 열리면서 한국의 예술도 세계 무대와 연결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이해 가능한 언어로, 비평가들이 부여하는 표준과 권위를 가진 평가 체계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비평가상의 신뢰성과 객관성은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한국 예술이 세계의 무대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문화 인프라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