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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 북토크] 조계종 대종사 지각 영명스님 신행엽서 모음집 『소소한 기쁨』 (연경출판사)발간

순천 연경출판사 명상집 시리즈 첫 번째 영명스님 『소소한 기쁨』 펴내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 지각 영명스님 신행엽서 모음집 『소소한 기쁨』(연경출판사, 2023) 출간

 

조계종 대종사 영명스님의 신행엽서 모음집 『소소한 기쁨』이 연경출판사에서 나왔다. 『소소한 기쁨』은 오랜 세월 선수행과 봉사를 해온 신행선원 영명스님이 전해주는 금언으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영명스님은 매주 한번 귀감이 될만한 글과 사진을 곁들인 ‘신행엽서’를 대중에게 보냈는데 그 중 일부를 묶었다.

 

신행선원

 

신행엽서 『소소한 기쁨』은 평소 영명스님이 독서하고 메모한 노트에서 가려 뽑은 글이다. 경전과 선사어록, 인문학 서적 등을 인용하고 영명스님이 사유한 글을 시적 형식으로 붙여 소견을 담았다. 사진은 주로 신행선원 주변의 꽃이거나 여행 중에 찍은 것이다. 작가의 그림이나 서예도 작품도 들어있는데 예술에도 조예가 있는 영명스님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영명스님 <소소한 기쁨>에서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영명스님 글, 2부는 경전과 선사 어록에 영명스님 글을 붙였고, 3부는 인문학 서적을 인용하고 스님 글을 붙였다.

 

행복은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온다

일상의 삶이 그저 대수롭지 않다고 하지 말라

간소한 일상의 삶이 소중하다

오늘 지금 여기 순간순간의 현존함이

우리 삶의 전부임을 알아야 한다

어느 날 소소한 것들의 소중함에 눈뜰 때는

너무나 늦을지 모른다

일상의 소소함에서 기쁨과 행복

사랑이 쌓여감을 지켜보자

마음을 열고 두 손을 활짝 펼치기만 하면

세상이 온통 눈부시게 빛날 것이다

정원에 핀 꽃 한 송이를 방안에 꽂아도

행복은 사랑의 꽃다발이 될 것이다

-「소소한 기쁨」

 

영명스님의 명상 일기를 읽으면 선원 뜰에서 함께 행선(行禪)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고요한 선원에서 맑은 차를 마시며 선수행하는 영명스님의 깊이와 멋, 고고함과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영명스님 <소소한 기쁨> 에서

 

깨달음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깨달음을 이루어 사랑과

자비행으로 이웃에게 귀의하는 길이요

하나는 사랑과 자비행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행원의 길이다

하나는 수행을 통해서 얻은 지혜를

자비행으로 여래를 드러낸 길이요

하나는 자비행으로 이웃들 속에서

행원으로 살아가는 대승보살의 길이다

이렇게 깨달음은 지혜와 자비의

완성으로 이루어진다

지혜가 있다면 사랑과 자비로 드러나야 하고

자비가 있다면 대승보살행으로 살아야 한다

-「깨달음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소소한 기쁨』에는 타인과의 관계를 성찰할 수 있는 글도 많다. 타인을 향한 자비행이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임을 보여준다. 이것은 봉사와 자비를 행하면서 살아온 영명스님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영명스님 <소소한 기쁨>

 

찻잔에 차를 따르면서 한 생애를 마주한다

차 한 잔에서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을

차 한 잔에서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을

지금 여기 현존의 고요에 잠긴다

-「찻잔에 차를 따르다」

 

신행선원에서는 차나무를 가꾸어 청로차를 제다한다. 초의선사 「동다송」에서 말하는 ‘다선일미(茶禪一味)’를 『소소한 기쁨』에서 느낄 수 있다.

 

자연의 일원으로 없는 듯 살고 싶다

드러내지 않고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게

한 그루 나무처럼 별처럼 흰 구름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저 무아이고 싶다

그 무엇에도 지나치지 않게

누구를 닮으려고 애쓰지 않고

누구를 이기려 하지 않고

이웃에게 귀의하고 수순하면서 살고 싶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 무리 짓지 않고

누추함 속에 있어도 물들지 않으면서

그저 나 이대로 살고 싶다

끝없이 초월하는 길 위에서

나에게 묻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그저 무아이고 싶다」

 

『소소한 기쁨』에서 영명스님은 자연의 일원으로 무아로 사는 삶과 무애심을 말한다.  

 

영명스님 

 

지각 영명(智覺 靈明) 스님은 운수납자로 신행회원과 보현행원품을 읽고 참선하면서 25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하였다. 삼락자 스님께 선차를 배웠고 법정 스님께 『신화엄경합론』을 배웠다. 문유산 비야에서 차나무는 가꾸면서 다우들과 한 방울이 부처의 젖처럼 성스러운 청로차를 제다한다. 자기다움과 자기 질서로 무위의 고요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 선정을 즐기고 경서에 눈을 대어보고 소소한 기쁨을 신행엽서로 나누면서 끝없이 초월한 길을 동행한다. 지은 책으로는 『보현행원품 차담』, 『무애춤을 추련다』 등이 있다.

 

 

한편 『소소한 기쁨』을 출간한 연경출판사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석연경 소장이 양질의 인문 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순천시청 옆에 있다. 출간 문의는 syk0219@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둥근 거울』 『우주의 정원』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