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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음악가는 '음악'을 전달하는 '메신저', 본질에 충실해야

K클래식 해외 개척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베를린콘체르트하우스 (Phpto: 탁계석) 

 

유럽과 우리의 서로 다른 차이를 발견해야 

 

음악가는 '음악'을 전달하는 메신저다. 그런데 상당수의 음악가가 ' 음악'보다 '자기'를 전달하려 한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과장'이거나 '왜곡'이다.  성악가의 경우 '내용' 보다 '소리'에 치중한다거나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드레스'도  우월적 자아의 표현이다.  

 

세계로 우리 K클래식이 나가야 하는 타이밍이다.  우리에겐 익숙하나 상대에게 어색한 것이 뭔가를 알아야 교류가 성숙해진다. 매너와 배려는 부끄러움의 방지턱이다. 어제 정치 TV에서 '극단적 부끄러움'을 보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몰염치 해지고 이 억지가 반복되면 사회는 퇴행한다. 예술의 세심함과 품격이 부끄러움을 알게 하는 특효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부만 하고 왔지  유럽 무대에 선 것은 극소수다. 따라서 앞으로  극장과 관객이 요구하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정확하게 알도록 공부해 나가야 하겠다. 단적인 예로 연주회를 알리는 포스터의 경우,  우리는 대부분 얼굴 중심이다.  때문에 연주회의 성격이 표출되지 않는다. 마치 압구정동 지하철의 성형 외과 광고를  보는듯한  개성이 사라진  얼굴을 선호하지만 유럽에서는 이보다 음악회 성격의 캐릭터에 집중한다. 어느 것이 윈숙한 문화이고 티켓 마케팅에 유리할까? 

 

이 관점에서 사물놀이는 야외에서는 몰라도 극장에서 소화하려면 극장의 음향을 잘 살펴 봐야 한다.  나만 생각하는 것을 이기주의라 한다.  국제교류에 앞서 현지의 사정을 잘 알아야  시행착오를 줄인다. 바야흐로 세계의 멋진 공연장들이 우리 음악가외 한국의 작품을 원하고 있다.  빨리 빨리에 젖어 있는 것과 다른 정서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  

 

꼼꼼하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국제교류  

 

이번 프란츠 에케르트 한국 독일 애국가 120주년의 성공적인 콘서트는 4년 동안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주독일한국문화원의 깊은 노하우와 땀에 벤 정성이 있었다. 베를린 콘체르트화우스와 헨델 할레극장에서  독일 아마추어 합창단과 할레 어린이 합창단의 애국가 합창은 그래서 큰 감동으로 울려 퍼졌다. 첫 무대를 장식한 임준희 작곡가의 혼불 -대금 협주곡 초연 역시 신선하고 독일과 한국의 역사적 만남을 응축시켜 자연과 혼의 열정을 격조있는 협주곡으로 탄생시켰다는 반응이다.

 

세계의 좋은 콘서트장이 얼마나 많은가.  이 극장들에 작품이 오를 것을  생각하면 창작자들의 

가슴이 설레이지 않는가. 드론 하나가 지상의 엄청난 탱크와 화기들을 오차없이 공격하는 것을 보면서 전투에서의  변화가 엄청나고 가공할만 하다. 

 

국내에만 머물렀던 공연장 사정이 바야흐로 세계의 공연장 시대가  열리는 출발선에 서 있다.  안에서 세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센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미리 계획 세우고 나 보다 상대를 고려하는 신중함이 있어아 하겠다. 양적으로 넘쳐나는 공연의 땀을  더  짜서 탁월한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세계의 그릇에 담을 맛있는 요리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이 역시 '작곡가 중심'이 아닌 '작품 중심'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연주가의 얼굴 포스터 못지 않게 요구되는 엄격함이다. 

 

그렇다. 안목이 높아지면 낮은 불만은 해소된다.  국내 공연장들의 갑질도  해외 무대가 열리면서 달라질 것이다. 큰 시야를 확보하는 K클래식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