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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클래식의 발전과 문화부흥을 위한 살롱콘서트 세미나레 제 40회

길을 가고 길이 길을 만드는 원리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새로운 시장의 틀을 만드는 자생력의 음악회 

 

놀면 뭐하니? 오래전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금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유학에서 돌아온 연주가들, 콩쿠르 우승자는 물론 적지 않은 음악가들이 놀고 있다.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 업종 일을 하는 수가 점차 늘고, 아예 전공을 떠나는 포기자도 포함된다. 본질적으로 시장 생태계를 확립하지 못한 클래식에서 존재 그 자체가 눈물겹다. 

 

오랜 유학 과정을 거쳤고 어마한 노력을 했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는 그렇지 않은가. 어디서든 예술로 밥 먹고 산다는 게 쉽지 않다. 상당수가 생계형으로 전환해서 돈만 되면 무조건 뛰는 상황이니 잘 배워온 능력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대접이 서운하기도 할 것이다. 

 

세미나레 콘서트는 시장 돌파를 위해 모인 용사들이다. 혼자서는 힘든 공간 확보, 홍보, 청중 관리를  어찌해서든 시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다. 누구라도 리더의 입징이 되어 본다면 후불제 콘서트가 겪는 산전수전이 맵다는 것을 안다. 

 

 

오창호의 세미나레 콘서트가 이번으로 40회다. 100회를 향해 달리겠다고 하니 중반 언덕을 향해 오르는 기세다. 별 생각없이 뛰는 이들에겐 자문자답이 숙성 과정이다. 그렇다고 독립운동 시절 만큼 목숨 바쳐 해내겠다는 결속은 무리다. 하다 보면 노하우가 생기고 길이 아닌 길이 길이 되는 것을 안다. 관객들이 모두 지성인은 아닐지라도  진정성을 모르지 않는다. 연주의 값을 내는 것은 식당에서 밥값을 내는 것과 동일하다. 누가 쏘던 , 각자가 내든 값의 지불은 관객의 자존심이자 양식이다. 

 

클래식의 가치를 지키려는 관객의 자긍심이 곧 문화다 

 

클래식이 후원의 역사에 의해 발전되어 온 것은 순수성 때문이다. 1, 2 급수의 어종어로 사업하는 사람이 없듯이 클래식이란 것 자체가 양적으로, 돈을  버는 흥행물이 아니다. 그래서 테너가 변해서 빌딩 사는 방송스타가 있긴하지만 대부분 자기 영역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오락만 있고 영적이거나 정신적 호흡이 없다면 목마른데 콜라만 마시는 격이 아닌가.  그러나 이들의 노래를 듣고  마음을 아는 이들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어느 세상이든 개척자는 힘들고 수난받기 일쑤다. 역사에 앞장서다 돌맞은 위인들, 제도권 밖에서  돌팔매를 날리다 사라진 혁명가들이 그래서 민중의 역사다. 아르헨티나의 혁명가 체 게바라만 있는 게 아니다. 바람의 아들 홍길동, 의적 임꺽정, 시대의 마케터 봉이 김선달, 필자는 이들을 기리기 위해 쓰리 테너처럼 쓰리 쾌남 인물을 노래로 만들어 추앙했다.

 

끝까지 하는 자가 승자다. 나를 이겨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변한다. 생활공간에 파고드는 이 운동이 유럽의 살롱 콘서트처럼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고 방향성이라 믿는다. 새 틀을 만들어가는 혁명가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쓰리 쾌남 (홍길동, 봉이 김선달, 임꺽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