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베르디와 푸치니의 찰떡 궁합은? 베르디는 피아베를 단순한 대본가가 아닌, 자신의 음악적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반영해줄 수 있는 협력자로 여겼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시몬 보카네그라》 등은 베르디와 피아베의 긴밀한 협업의 결과로, 음악과 극의 통합을 실현한 대표작이다. 푸치니와 루이지 일리카, 주세페 지아코사 역시 긴밀한 호흡으로 극적 구성을 일리카가 짜고 감정의 대사를 지아코사가 다듬는 방식으로 공동 창작을 이끌었다. 이를 통해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이란 걸작이 태어났다. 각자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면서도 유기적인 조화를 이룬 성공 사례인 것이다. 창작 실험기를 지나 완성기에 진입해야 할 때 우리 창작 오페라는 지난 10여 년간 실험 정신이 공존하는 ‘창작 오페라 아카데미’와 ‘카메라타 프로젝트’를 통해 작곡가와 대본가의 캄캄했던 관계에 벽을 허물었다. 문턱은 낮아졌고 봇물이 터진듯 양적인 확산을 가져왔다. 그러나 제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일회성, 실험성이란 벽은 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K-Opera라는 이름의 진정한 명작 창작은 지금부터다. 더 깊은 집중력과 높은 예술적 완성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자기와의 싸움이 제일 재밌고 남는 장사다? 작가는 창조의 텃밭에 시간의 씨를 뿌리는 사람이다. 돌멩이를 고르고 밭을 부드럽고 기름지게 한 후, 역사와 삶, 전설과 신화의 씨앗들을 정성껏 심는다. 그 밭이 언제 열매를 맺을지, 어느 순간 명작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다림 속에서 흘리는 눈물과 어둠의 시간은, 어쩌면 필연적 대가인지도 모른다. 결국 무엇을 심고 어떻게 가꿀지는 작가의 몫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 남의 호주머니 것을 가져 오려는 땀 흘림, 임시직 받아 남의 것 해주고 댓가를 받는 것, 이런것들 보다 자기와의 싸움을 통해 작품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 그래서 자기와 싸움이 즐겁고 남는다. 문제는 얼마나 치열해서 작품이 되느냐다. 탁계석 작가는 오페라에서 칸타타로, 다시 오페라로 돌아왔다. ‘소나기’, ‘메밀꽃 필 무렵’, ‘도깨비 동물원’, ‘미스킴’, ‘바다에 핀 동백’, ‘달나라에 간 공룡’ 등 초기 작품들은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이후 그는 ‘한강’, ‘송 오브 아리랑’, ‘조국의 혼’, ‘달의 춤’, ‘동방의 빛’, ‘훈민정음’ 등 9편의 칸타타를 남겼고, 이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좌에서~) 최윤진, 정덕기, 문영순 작곡가 그러니까 외식산업이라는 게 발달하지 않았던 7, 80년대 사람들은 손님을 가정에 초대했다. 초대 손님을 위한 상차림은 주부의 몫이었고, 준비하는 것에 땀을 흘려야만 했다.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어떤 상차림을 할 것인가? 어떤 옷을 입을까? 오랜 추억 속엔 없는 그릇을 빌려야 했던 기억도 아스라하게 남아 있다. 한, 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모신다는 것은 이처럼 장소를 불문하고 힘든 작업이다. 더욱이 공공의 장소에서라면 그 힘은 배가 된다. '봄의 향연', 정덕기, 최윤진, 문영순 작곡가의 작품을 보면서 그 상차림이 옛날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이들의 상차림은 정성이었다. 관객들에게 맛과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 것이다. 서정의 나물반찬에 각자가 자작 시를 쓰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명시들을 고루고, 여기에 파격의 말들을 끌어 들여 메뉴가 상식을 뒤 엎는 상쾌함도 있었다. 압권은 '액면가' 같은 일반 가곡에서 도저히 다룰 수 없는 심리극의 곡, 필자의 김치로 맛깔을 더한 것은 이번 가곡의 메뉴가 손님들에게 잘 소통했다는 점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정덕기 작곡가의 개인 작품 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K클래식 창안자 탁계석 회장이 시장 개척과 글로벌 진출의 아티스트 진출을 돕고 있다 당신은 고유 브랜드를 가졌는가? 아니면 협업을 하라! 모든 상품은 브랜드의 힘에 의해 좌우된다. 소비자의 선택이 내용에 앞서 브랜드, 카피, 이미지, 이런 것들에 강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소통 수단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막대한 홍보비를 써서 제품을 광고한다. K 클래식이 보통 명사화 되었다. 주요 언론 매체뿐만 아니라 TV들이 K 클래식 음악가를 소개하고 K 클래식의 세계 시장 진출을 높게 평가하는 방송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K 클래식 창안자'로서 지난 12년 전 양평에서 태동시킨 K클래식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상표권 출허를 하고 홍보에 주력한 결실이어서 기쁘다. 따라서 근자에 K클래식과 공동 주최하거나 후원 명칭을 쓰려는 개인 아티스트나 단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방송과 신문에서조차 K 클래식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드러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과정일 뿐이고, 어떤 경우든 K 클래식 이니셜을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가 나오기 전까지는 차별성이 있는 브랜드로서의 굳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세상이 흔들릴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도모한다. 그러나 진정한 전환의 시대에는 생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이 옳은지?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철학이 필요하고, 예술이 방황하지 않도록 방향을 비추는 비평이 절실해진다. 서양의 예술사는 그 혼돈의 순간마다, 철학과 비평이 어떻게 시대를 견인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고전에서 중세, 질서의 해체와 신학적 통합 로마 제국의 몰락과 함께 고전 문명의 조화와 균형은 무너졌고, 중세는 신(神) 중심의 질서를 예술과 철학에 강요했다. 그 혼돈 속에서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 이성과 신의 의지를 통합하려는 시도로 신학적 철학을 정립했고, 예술은 비잔틴의 상징성과 고딕의 숭고함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그 시대에도, 신에 대한 믿음조차도 비평 없는 순응이었을 때 예술은 정체되었고, 오직 질문이 있는 곳에서 르네상스는 태어날 수 있었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인간의 재발견과 가치의 붕괴 르네상스는 고전의 부활을 외치며 인간 중심의 철학을 되살렸다. 에라스무스, 마키아벨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는 인간 존재의 존엄과 의지를 예술과 사유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모든 사물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보는 시각의 위치, 각도, 넓이에 따라서 사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춰진다. 역사를 보는 눈 역시 그러하다. 어떤 사관(史觀)을 갖느냐에 따라 역사는 새롭게 해석되고, 또 다르게 기록된다. 예술 역시 관점에 따라 무수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공연이라는 행위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연주, 그 연주를 위해 창작된 작품, 그리고 그것을 평가하고 기록하는 비평의 관점들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수많은 단계를 거쳐 성장하고 발전해 온 과정을 다시 리뷰하고 평가하며 기록하는 작업은 오늘날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기록하지 않는 예술은 바람처럼 사라진다 박물관, 기념관, 전시관은 인간의 총체적 관점을 집적화시키는 장소다. 시간을 견디며 남은 것들만이 다음 세대를 위한 자산이 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아직 음악을 위한 전문 박물관 하나 없이 근대사의 귀중한 자료들이 흩어지고 있다. 이 현실을 직시할 때, 기록의 중요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선진국처럼 공공적 자료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양적 수집을 넘어, 질적 승화를 도모해야 한다. 기념관과 전문 아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회장| “어린 시절의 한 줄 감동이 평생의 방향을 바꾼다.” 이 말을 실감하게 만든 공연이 있다. 바로 지난해 경기도 화성에서 무대에 오른 ‘달나라에 간 공룡’이다. 화성문화재단의 후원과 신사임 예술총감독의 기획 아래 탄생한 이 공연은 탁계석 대본, 박영란 작곡, 연출, 조명, 무대가 긴밀히 협업한 결과로 작품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5~6세 어린이도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된 빠른 전개와 유쾌한 대사, 그리고 코믹한 캐릭터가 살아 있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룡 캐릭터와 달나라라는 배경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기후 위기와 환경 보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특히 “방귀로 캐릭터화된 가족 구성원”, “포레스트 숲 합창” 등은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1인 가구 시대의 가족적 유대와 정서적 휴머니티를 전했다. 더불어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 전 지구적 이상기후의 모습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기후 변화에 대한 의식을 자연스럽게 갖게 하였다. 이는 단순한 분리수거 캠페인을 넘어, 생활 속 실천을 유도하는 중요한 메시지였다. “예술은 아이의 내면을 움직이고, 그 내면은 세상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누군가가 글을 읽고, 그 글에 반응하고, 그 반응이 나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란 믿음은 착각이었을까? 그 믿음은 조용히 무너졌고, 그 무너짐은 현실의 쓴맛으로 다가왔다. 오늘의 사회는 혼돈과 불신의 바다 위에 서 있다. ‘가치’라는 단어는 너무 쉽게 남용되고, ‘희망’이라는 말 역시 공허한 울림만을 남긴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도 언젠가 누군가는 그것을 의미 있게 기억할 것이라고. 그러나 정작 우리는 알고 있다. 지나고 보면, 그것은 그저 작은 티끌이었다는 것을. 이 나라는 해방 이후 한 시도 멈춘 적이 없는 격랑 속을 달려왔다.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와 세계화, 정보화, 그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시대의 시험대 위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늘 개인에게 희망이었는가? 아니다. 그것은 버텨야 하는 시간, 무너짐을 견뎌야 하는 날들이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거대 담론을 말할 때, 소시민은 현실 앞에 침묵한다. 지금 이 시대에 진실은 단 하나,팩트를 따라가는 것뿐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약속도, 말도, 미소도, 명분도 이젠 모호함의 동의어가 되어버렸다.남은 것은 단 하나, 확인 가능한
K-Classic News 탁계석 K클래식 회장 | “상품은 브랜드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이 간단한 명제가 오늘날 예술의 경쟁력을 가르는 잣대가 되고 있다. 상품은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아무리 우수한 품질의 상품이라 해도, 브랜드를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연주가 누구인가, 작곡가가 누구인가보다, 어떤 브랜드로 묶였는가, 어떤 플랫폼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K-Classic은 이 흐름 속에서 지난 13년간 브랜드로서의 뿌리를 내렸다. 양평에서 시작된 K-Classic은 단순한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표준이자 브랜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악이 아직도 대체할 명칭 없이 고전적 범주 안에 머물러 있는 것과 비교할 때, K-Classic은 세계 콘텐츠 시장 속에서 보통명사화되어 가는 한국형 예술 브랜드라 할 수 있다. K-Classic 브랜드 가치의 실질적 사례 ① K-Classic Masterpiece Festival (2024) 지난해 개최된 마스터피스 페스티벌은 K-Classic 브랜드의 첫 공식 상품이었다. 국내 작곡가의 창작 명곡을 중심으로 기획된
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명작(名作), 즉 마스터피스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단지 뛰어난 작곡 기술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 안에는 시대의 공기, 창작자의 영감, 무엇보다 이를 생명처럼 구현해내는 연주자의 손끝이 있다. 음악사는 작곡가와 연주자가 하나의 예술적 생명체로 융합되었을 때, 어떻게 놀라운 결과가 탄생하는지를 수없이 증명해왔다. 고전파의 모차르트는 그 스스로가 피아니스트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그의 협주곡은 작곡가와 연주자가 하나였던 시기의 산물로, 그 내면적 호흡과 기교가 일체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작곡가와 연주가의 영역은 점차 분리되었다. 낭만파 이후로는 연주자의 비르투오조적 기교가 강조되었고, 작곡가는 이를 위한 맞춤형 작품을 제공하는 이로 변화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순간들, 몇몇 조우는 이 둘이 다시 하나가 되었을 때 얼마나 위대한 예술이 가능했는지를 보여준다. 파가니니 & 벨리니 (Niccolò Paganini & Giovanni Battista Viotti) 파가니니는 스스로 작곡가이자 연주자였지만, 그에게 영감을 준 또 한 명의 비르투오조는 비오티였다. 이들의 연주는 서로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