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단순한 산업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문화 구조를 재편하는 문명적 전환이다. 오케스트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교향악단 운영 체계는 서양 중심 레퍼토리와 고정된 구조의 시스템에 기반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AI 이후 시대에는 감성, 창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오케스트라 운동이 요구된다. 외국 작품만 반복하는 낡은 구조 벗어나 감성·창의·혁신의 시대 오늘날 국내 오케스트라의 대부분은 외국 작품 중심의 연주에 머물러 있다. 이는 교육과 전통의 영향이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정서와 역사, 문화적 서사를 담아내는 창작 생태계를 위축시킨다. AI 시대는 모방과 반복이 아니라 창의성과 정체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 이야기를 담은 음악, 즉 K-Classic 기반 레퍼토리의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방향이다. 기술을 넘어 스토리로 — 음악은 인간 소외를 막는 언어 AI가 노동과 기술을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감성적 연결과 스토리텔링을 갈망한다. 외국 작품 중심의 공연은 예술적 가치가 크지만, 정서적 소통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음악은 관객과 직접 연결되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문화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 — 금융이 미래를 설계하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에서 금융은 단순한 자본 축적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이었다. 예술에 대한 투자는 소비가 아닌 신뢰와 문명 자산에 대한 투자였다. 오늘날 문화 산업 역시 같은 전환점에 서 있다. 글로벌 콘텐츠 경쟁 시대에서 문화는 국가 브랜드이자 산업 경쟁력이며, 기업과 금융기관이 참여해야 할 미래 성장 영역이다. 공공 예술 후원 중심의 구조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문화는 이제 전략적 민간 투자 영역이며, 금융이 창작 생태계에 참여할 때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가 형성된다. 개인 창작 투자 시대 — 새로운 문화 산업 모델 K-Pop과 BTS, 그리고 최근의 데몬 헌트스 등의 글로벌 콘텐츠 사례는 문화 산업의 중심이 개인 창작자와 민간 투자 구조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순수 창작과 마스터피스가 공공 영역에 의존했지만, 오늘날 창작의 발전은 개인의 역량과 비전을 조기에 발견하는 투자 구조에서 가속된다. 필요한 것은 완성된 성공 사례를 뒤따르는 지원이 아니라, 잠재력을 가진 창작자에 대한 선제적 투자다. 이는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창작 생태계를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이 더 마스티키의 저자 강상보 캡틴과 K-르네상스가 열릴 것이라며 엄지척 포즈를 취했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에서 금융은 단순한 자본 축적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이었다. 예술에 대한 투자는 소비가 아니라 신뢰와 문명 자산에 대한 투자였다. 그 중심에는 메디치가( Medici family) 가 있었다. 이 금융 가문은 창작 환경을 마련하고 예술가를 후원함으로써 도시를 인류 문명의 전환점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등장한 창조자들은 시대를 바꾸는 힘을 가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는 예술과 과학을 통합했고, 미켈란제로(Michelangelo) 는 인간 정신의 조형적 선언을 남겼으며, 산드로 보테첼리(Sandro Botticelli) 는 미의 새로운 언어를 창조했다. 이들은 개인 천재이기도 했지만 금융이 창조 생태계를 설계했을 때 가능했던 문명적 결과였다. 철학자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이 말했듯, “예술은 시대 정신의 가장 높은 표현”이며, 경제사상가 요제프 슘페트(Joseph Schumpeter)의 통찰처럼 '혁신은 자본
K-Classic News 강주호 의사 / 쳄발리스트| 저는 환자 및 보호자분들을 돌보며 병원에서 간호사선생님들을 포함해 다양한 직군의 분들과 더불어 근무하는 의사이기도 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너무도 사랑하여 악기를 좀 더 진지하게 배워나가는 과정에 있는 음악도의 삶을 병행하고 있는 강주호입니다. 주변에 많은 분들께서 클래식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시고 이에 부응하듯 점차 다양한 장르와 레퍼토리의 연주회들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감사한 기회로 다양한 감상을 하고 어떤 분들께선 직접 음악연주의 기회를 누리고 계신 분들께 닿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보다 다양한 음악을 찾아가시는 길잡이가 되는 컨텐츠와 글들은 이미 넘치게 많을 텐데, 어떤 글을 써야 하나 싶으면서요. 그러다가 대부분께서 잘 알고 계신 부분들을 건강검진하듯 살펴보다가도 살짝씩 교정해드리는 처방 같은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제가 뭐라고 이런 글을 쓰냐 싶은 생각에 수없이 글 제목과 방향을 바꾸면서 망설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잘 알고 좀더 많이 알수록 음악은 더 재밌고 새롭게 잘 들릴 것이란 것을 제 경험을 비추어서 말씀을 남겨봅니다! (아
K-Classic News 성용원 평론가 | 2027년 1월 31일(토) 오후 7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음악은 추상적이다. 그건 과거든 오늘날이든 동양이든 서양이든 언어가 없는 울림의 예술이기에 그렇다. 음악의 실재적 자율성으로 인해 드라마에서 독립적이라고 확신하면서도 음악으로 표현하고 음악으로써 본질의 정수를 표현케 가능하다. 언어가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이지만 음악은 지향적 의미들이 움직이는 구도와는 완전히 다른 구도에서 움직인다. <낭창낭창> 음악이 빠진 빈약한 서사와 주제만 드러내 듀이(John Deway, 1859~1952)는 상징으로서의 언어와 달리, 예술로서의 언어가 더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라고 보았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같은 언어는 차이로 인해 장벽을 만들지만, 예술의 언어는 의사소통의 장벽을 허물기 때문에 창작자와 감상자 사이에서 의미를 매개하는 매개체로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만들고, 감상자의 해석을 통해 경험적 의미를 체험하게 한다. 그런데 오늘 발표한 홍윤경의 <낭창낭창>은 드라마와 내러티브의 부재를 음악이 전혀 보완해 주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한 빈약한 서사와 주제만 드러난 시간이었다. 울산 울주군의 모심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예술은 공연장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숨 쉬어야 하고, 무대 위가 아니라 일상의 호흡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 오늘날 예술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예술가가 살아갈 생활 구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연은 있어도 일상은 없고, 작품은 있어도 지속은 없다.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 채 예술은 점점 삶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아츠 카페(Arts Café)'는 이 단절을 회복하기 위한 공간적 제안이다. 이곳은 예술을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예술이 머무는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아츠 카페에서 예술가는 손님이 아니다. 연주자는 초대받는 존재가 아니라 공간의 주인이며, 관객은 박수를 치고 떠나는 방문자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공연만으론 살 수 없는 시대에, 연주가 삶의 기반이 되는 구조 없이는 어떤 예술도 지속될 수 없다. 아츠 카페는 연주·대화·교육·휴식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생활 리듬 안에서 작동하는 생활형 예술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마시다 음악을 듣고, 음악을 듣다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다시 연결된다. 이 연결의 회복이야말로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100세 합창단의 활약상 지금은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구조가 무너지는 시기다.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지역 소멸, 단절된 관계망 속에서 사람들은 말할 곳도, 노래할 곳도 잃어가고 있다. 문화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된 이유다. 합창은 가장 원초적이고 효과적인 공동체 문화다. 악기가 없어도 되고, 전문 지식이 없어도 된다. 서로의 숨과 박자를 맞추는 과정 자체가 소통이며 회복이다. 그래서 합창은 공연 이전에 관계의 기술이고, 문화 이전에 정신 건강의 장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문화정책은 ‘찾아가는 문화’에 머물렀다. 공급자는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다. 이제는 시·군·구·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이 주체가 되는 풀뿌리 합창단이 필요하다. 방방곡곡 우리동네 합창단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 뿌리내리는 문화 인프라다. 이 흐름은 문화복지이자 정신건강 ESG의 실천 모델이다. 외로움과 고립을 줄이고, 세대와 계층을 잇는 가장 저비용·고효율의 사회적 처방이다. 기업이 관심 가져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합창은 보여주기식 후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 가치 투자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 노래하지 않는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어제 KBS 슈퍼 K-가곡에 대한 손영미 작가의 칼럼이 본지에 실리자 역대급 독자 6만 뷰(63,996)를 기록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사건이다. 가곡이 낡은 장르라는 통념을 단번에 무너뜨렸고, 노래 그 자체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곧 다음 질문을 던진다. 왜 노래는 경연이라는 틀 안에서만 비로소 주목받는가. 손작가의 말 대로 노래는 본래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삶의 순간을 건너며 스며드는 감정이고, 반복 속에서 깊어지는 기억이다. 경연은 주목을 만들 수는 있어도, 노래의 생명을 연장하지는 못한다. 무대 위의 감동이 일상의 레퍼토리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조회수는 박제된 기록으로 남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K-클래식이 제안하는 대안은 분명하다.지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문화가 있는 날’을 월 1회 수요일 하던 것을 매주하여 월 4~5회로 늘린다는 것이다ㆍ이를 기점으로 방방곡곡 우리동네 합창단을 만들어 시·군·구·읍·면·동까지 확산하는 기초 풀뿌리 문화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공연 확장이 아니라 찾아가는 문화를 넘어서 찾아 오는 문화로, 지역이 공급만 기다리는 천수답 문화가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강원도 원주 문막 유알컬처파크에 있는 자연음향의 공간 사운드포커싱 2014년 시작된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 온 대표적인 생활문화 정책이다. 최근 이 사업은 주 1회 수요일 중심 운영에서 주 4~5회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며, 현재 국민 각계의 의견을 수렴 중으로 조만간 입법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찾아가는 문화, 지역 문화, 소외 지역에 대한 문화 공급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시행 10년을 훌쩍 넘긴 현 시점에서는 양적 확대를 넘어 정책 구조의 질적 고도화가 요구된다. 찾아가는 문화가 중앙 공급식·시혜성 구조에 머물 경우, 지역 문화의 자생력과 문화주권을 충분히 키우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문화가 있는 날」은 찾아가는 문화와 병행하여 ‘찾아오는 문화’, 즉 향토가 중심이 되고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만들어내는 토착형 문화로 확장되어야 한다. 문화가 없어서 외부 공급에 의존하는 ‘천수답 문화’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고 창조하여 그 개성과 특화된
K-Classic News 황순학 교수 | 2. 화장품 (Les cosmétiques, l’époque baroque et rococo.) “사소한 미의 도구가 살롱을 움직인다.” 바로크·로코코시대 살롱은 단순한 우아한 모임이 아니었다. 17–18세기 프랑스에서 살롱은 대화·평판·취향·접근권이 교차하는, 일종의 사회적 기술이 펼쳐지는 무대였다. 그리고 그 기술을 눈에 보이게, 또는 냄새로 느끼게 만든 것이 파우더, 루주, 점패치(무슈, mouches), 하이힐, 화장품 보관함(부아트), 향수 등이 있었다. 이 도구들은 개인의 미용을 넘어 관계 맺기, 권력 신호, 계급의 문법 장치로 작동했기에 더욱 그렇다. 1) 파우더(La poudre): “흰 피부”가 아니라 “시간과 노동을 면제받은 몸”의 표면 살롱의 미학은 ‘자연’이 아니라 ‘연출’에 더 가까웠다. 파우더(얼굴의 백분, 머리·가발 분)는 얼굴의 입체를 지우고 조명을 평탄화해 표정의 미세한 흔들림을 덜 드러내는 효과를 냈다. 중요한 것은 미용 효과보다, 파우더가 표상한 사회적 의미다. 파우더는 야외 노동의 흔적(그을림·잡티)과 질병 흔적(흉터·자국)을 ‘가리는’ 동시에, “나는 밖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