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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오늘의 시] 천사(天使)의 잠꼬대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천사(天使)의 잠꼬대

 

 

하늘의 천사만 바라보지 않게 하소서
반목의 씨를 그대로 두고
두 손 모아 기도만 한다고
천상(天上)에 오를 것이란 착각을 깨워 주소서

 

그 보다는 살고 있는 땅에서
들판의 아침 햇살과 곡식을 흔드는
순결한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현재를 잃어버린 체
미래의 꿈만 쫒는 허망을 버리고
빠른 시간의 소멸 앞에서
낙원의 꽃을 피워 낼 지혜를 갖게  하소서

 

욕설과 욕설이 달리는 
부유물(浮游物)의 늪에서 헤어나
우리를 정화(淨化)의 숲으로 인도하시고
위선의 탈을 쓴 욕망들에 휩쓸리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천사도 잠꼬대를 하는데
말의 세균들이 전파되어 입이 거칠어 지지 않도록
각자 마음에 예술 정원을 가꾸게 하소서

 

모두가 하늘의 피리를
이 땅에서 부는
짧지만 명인(名人)의 삶을 살다가게 하소서


천사의 잠꼬대에서 욕설이 나오지 않게  
나 부터 씻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