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키오스크 앞에서 투명 인간이 된 기분…이것이 노년층의 현실입니다”
회장님, 최근 ‘키오스크 공포’라는 말이 일상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현장을 보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탁계석 회장: 정말 안타깝습니다. 카페나 식당에서 키오스크 앞에 선 어르신들은 말 그대로 ‘투명 인간’이 된 듯한 불안감을 느낍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일상이지만, 노년층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의 언어예요. 화면 하나 잘못 눌렀다고 주변 시선을 의식하고, 그 순간 자존감이 크게 손상됩니다.
디지털 기술이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적응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존엄성의 위협, 즉 심리적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 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배제와 고립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기술이 아니라 ‘낙인’이 노년층을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년층은 일상생활에서도 디지털 장벽을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기술 자체가 생활의 필수가 되어버렸죠.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나는 뒤처진 사람’, ‘나는 쓸모없다’라는 자기 낙인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 낙인이 무서운 이유는, 이로 인해 기술 학습을 회피하고 “차라리 밖에 안 나간다”는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그래서 디지털 문제는 기술문제가 아니라 존엄성의 문제, 그리고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하는 포용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 그것이 진짜 장벽입니다”
심리학과 뇌과학적으로도 디지털 소외는 큰 영향을 준다고 하셨죠?
맞습니다. 노년층은 디지털 기술 앞에서 두 가지 심리적 위협을 받습니다. 첫째는 사회적 배제감입니다. 키오스크 문구나 앱 메뉴가 자신과 다른 세대를 위한 언어처럼 느껴지죠. 그 순간 “나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 맞나?”라는 깊은 상처가 생깁니다. 둘째는 세대 정체성 붕괴입니다. 평생 가족을 책임지던 역할에서 갑자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바뀌니까, 무력감이 크게 밀려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자존감을 크게 흔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노년층은 기술 자체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포기합니다. 이 문제는 ‘기술 교육’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 ‘관계 회복’을 통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도와줄 때는 대신 해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키오스크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가장 큰 실수는 대신 눌러주는 것입니다. 그건 순간의 해결이지, 자존감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도와줄 때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같이 천천히 해볼까요?”라고 말하기 화면을 직접 누르지 말고 읽어주며 안내하기 “처음엔 누구나 어려워요” 한마디로 불안 완화해주기, 주변 시선을 막아주는 보호적 태도 취하기, 이런 작은 배려가 노년층에게는 큰 위로가 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키워줍니다. 그 자체가 디지털 포용의 첫걸음입니다.
“K-Classic AI 협업은 단순 기술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문화적 해법입니다”
최근 K-Classic이 키키 스타 방송과 AI 협업을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소외 문제와도 연관이 있을까요?
아주 밀접합니다. 케이 클래식은 서양 음악이 아니라 한국적 정서와 언어가 담긴 음악이기 때문에 노년층에게 친숙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여기에 AI 기술이 결합하면, ‘기술 공포’를 ‘새로운 경험’으로 바꾸는 힘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기존 노래방은 선곡이 중심이었지만 AI 노래방은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 하고 물은 뒤에 노래를 추천합니다. 이건 기술이 아니라 감정 소통이죠.
키오스크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노년층의 속도, 언어 이해 능력에 맞춰 안내해 주면 기술은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동반자가 됩니다. K-Classic은 앞으로 AI 시대에 예술·문화·기술이 함께 소통하는 콘텐츠를 적극 개발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대 포용의 문화적 해법이라 믿습니다.
[맺음말]
“디지털 격차는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의 존엄과 배려, 그리고 세대 간 유대의 문제입니다. K-Classic은 AI와 함께 노년층이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