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기자
[노유경 리뷰]
한 솥에서 밥을 먹는 가족과 같은 음악적 유대, 사물놀이 김덕수와 파리 태양 극장(Théâtre du Soleil) 므누시킨 (Ariane Mnouchkine)
소제목: <BTS 방탄소년단>에 리더 알엠 (RM: 김남준)이 있다면 사물놀이에는 <김덕수>가 있다.
장소: 프랑스 파리 태양 극장(Théâtre du Soleil)
시간: 2024년 5월 23일~26일
2024년 (5월 6월: 197호) 국악누리에 실려진 글쓴이의 칼럼 „국립남도국악원, 이런 낙원(樂園) 또 없습니다“에는 1951년 개원한 국립 음악 기관인 국립국악원의 공로와 국립남도 국악원 창립 20주년의 의미와 감사를 적었다.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국악> 또는 <전통음악>이라는 단어는 적확한 표현인데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경우, 조금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마치 옛날에만 있었던 음악 그래서 현재에는 관심을 덜 가져도 괜찮은 음악처럼 인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전통음악, 국악이라는 표현 대신 <한국음악> 또는 <우리 음악, 우리 것>이라고 여기에 언급하려 한다. “역사라는 시험 속에서 견뎌낼 수 있었던 생명력을 지닌 우리 음악, 한 시대의 심오한 가치관을 담으려 노력한 우리 음악”은 이제 더 이상 한민족과 한반도의 박물관 전시용이 아니다. 접두사로 정착된 한국 코리아의 케이(K)는 현재, 매우 다양한 분야에 융합되어 진면목을 분출하고 조화를 시도한다. 케이팝(K-Pop)과 케이드라마(K-Drama)는 이미 글로벌 브랜드가 되어 지구 전체 동서남북을 흘러가는 한류의 주인공이 되었다. 한류의 주류를 이루는 케이<K> 이외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케이 분야에 총력을 다해 정진할 것인지, 문화를 비롯하여 모든 학문과 삶의 태도에 무게를 실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 언어 교육 분야에서는 제2, 제3 외국어로 우리 한글에 관심을 두고 있고, 또 이미 열광하는 무리가 비일비재하다. 청각으로 감지되는 주파에는 말과 음악(소리)이 있는데 여기에 케이를 실어보자. 한국어와 한국음악을 향한 현재 관심은 과거 20년 전, 아니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게 비상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한국음악이 비단 케이팝(K-Pop)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중에서 한국 음악 위상에 일조한 선두자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사물놀이를 첫째 손가락으로 접어야 한다. 사물놀이는 두 가지 의미로 통용되는데 첫째 매우 인기 있는 (특히 외국에서 더욱더) 한국 전통 음악 장르이고, 둘째 한국 문화계에서 가장 카리스마 있고 영향력이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김덕수가 이끄는 앙상블 이름이기도 하다. 사물놀이의 주악기는 타악기이며 기본적인 타악기 4중주에서 확장될 수 있는 그룹의 악기 구성에 따라 다양한 상황에서 자유롭게 연주한다.
올해 60년 생일을 맞는 파리 12구에 위치한 태양 극장(Théâtre du Soleil)에 관하여 소개한다. 2024년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 동안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을 이 극장에서 개최했다. 사물놀이를 보기 위해 태양 극장을 찾아가는 도중 글쓴이는 이런 생각을 했다. 공연장 찾기가 썩 쉽지 않은 파리 외곽에 위치하는데, 무슨 연고로 대한민국 최고 팀이 여기에서 연주할까? 공연장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다. 트램과 버스를 갈아탄 후 숲을 걸어서도착한 극장은 자연의 초록과 동색처럼 느껴지는 장소였다. 관객들은 삼삼오오 앉거나 서서 와인과 간단한 음식을 극장 앞에서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 미리 한두 시간 먼저 와서 한가한 휴가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유럽에는 한국에서 찾기 어려운 이런 형태의 공연장이 종종 있다. 극장안에서 정해진 시간에 공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워밍업을 제각기 한다고나 할까? 태양 극장은 그동안 경험했던 여느 극장과 달리 자유의지를 보여주는 관객들의 제스처가 실외에서 이미 서문을 적고 있었다.
태양극장 (Théâtre du Soleil)은 므누시킨 (Ariane Mnouchkine, Philippe Léotard, Jean-Claude Penchenat, Roberto Moscoso, Françoise Tournafond 및 Claude Forget)에 의해 1964년 협력 및 참여 사회(scop)로 설립된 극단이다. 1964년 창단된 이래로, 이 극단은 새로운 운영 방법을고안하고 집단 작업을 선호했다. 1968년 이전부터 대중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부르주아 연극”과 차별화하여 양질의 대중극을 창조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젊은 국제 극단은 1970년에 파리 12구의 사용하지 않는 격납고에 거주하게 되었고, 이 격납고는 빠르게 새로운 극장 장소가 되었다. 태양 극장의 특징은 국제적인 영향력과 보편적인 각도에서 주요 정치적, 인간적 문제를 다루려는 노력을 통하여 가족과 유사한 <극단>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윤리를 구축한다. 모든 출연자는 동일한 급여를 받고 더욱더 독창적인 것은 배우들이 여러 역할을 연습한 후에, 최종 출연진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항상 시대에대한 비판적인 내용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 진정한 사회적 기능을 추구하는 공연들은 인본주의를 발판으로 활동을 대중화했다. 태양 극장보다 1년 앞서 창단된 한국의 동인제 극단, 민중극장이 떠오르기도 하다. 직접 극장 문을 열고, 매표하고, 분장실의 메이크업 방을 대중들에게 공개하여 보여주기도 하고 음식 (유명한 스프)을 제공한 최초의 공장 극장 감독 므누시킨(Mnouchkine)과 김덕수는 오랜 벗이다. 그들은 1998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만나 국적이나 언어의 차이를 넘는 26년의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 김덕수 사물놀이가 파리 외곽에 자리 잡은 태양극장에서 공연하는 이유가 여기에 충분히 녹아있다.
김덕수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한국에서 60세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관객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태양극장의 60세 생일을 축하했다. 민중 속에 뛰어 들어가 민중과 함께 호흡하고 한국의 유산을 계승하며 미래의 전통을 추진하는 사물놀이팀과 태양 극장의 모토는 한 솥에서 밥을 먹는 가족과 같은 음악적유대일 것이다. 태양극장 60주년 주인과의 26년간의 우정을 축하하기 위해 하늘과 땅의 소리는 극장 밖, 초록이 뒤덮인 마당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김덕수는 극장 안에서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주문을 걸면서 태평소를 불며 단원들과 입장했다. 극장 가운데에는 제사상이 차려져 있다. 손님을 맞이하면서 밥을 대접하는 우리 전통을 무대 위에 올려놓았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과 극장 측의 스테프들이 올라와 절을 하고 향을 피웠다.
기도와 같은 가락으로 비나리가 시작되어 태양극장의 번영과 세계 평화를 빌고, 삼도설 장고 가락과 풍물패의 장단은 귀에 익은 리듬과 편곡된 리듬을 번갈아 호흡했다. 빛과 구름, 비와 바람이 상모와 부포에게 바톤을 넘긴다. 오늘과 내일을 알리는 전령 부포는 풍요와 번영을 주술하고, 역동적인 동작으로긴장과 이완을 조화했던 상모는 관객에게 생기와 신명을 선사했다. 김덕수의 오프닝에서 언급한 60의 의미는 열두발상모춤과 함께 뫼비우스띠처럼 시작과 끝을 풍자했다. 한민족 상징의 수 12 지, 천간을 그대로 두고 지지가 5번 돌면 60갑자가 되듯이 한민족의 철학과 사상을 풀고 맺었다.
글쓴이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 옆에 늘 세종대왕을 모셔놓고 설명한다. <한국음악의 아버지는 세종대왕>이다. 소리를 들으면서 언어까지 감지하려는 힘은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론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텍스트가 있는 음악이 아니더라도 악기에서 나오는 언어를 감지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모든 소리에 언어가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지속적인 연희 구조 속에서 개인과 집단을 응집하고 공동체의 소망을 바라고, 통일성을 추구하고, 상징적인 종교적 주술적 맺고 푸는 미의식을 순환시키는 행위는 오늘 이루어진 특별한 판굿에서 분출되었다. 7월에 개최된 올림픽을 앞두고 여느때 보다 강한 문화행사의 파리 여기에서 휘모리가 진동하는 현재, 올림픽 프로그램 일환이 아니라 예술과 예술로 이루어진 우정의 봉화가 한국 음악의 농밀한 존재감을 태웠다.
이번에 김덕수와 함께한 사물놀이 한울림은 1993년에 창단되었고, 한국 전통 예술의 전달과 확산을 보장하는 문화 교류 단체이다. 김덕수가 재직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국악원 (원장:임준희)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재즈와 오케스트라 음악 같은 다른 장르로 통하는 현대 전통을 구축하고 예술적경계를 끊임없이 넓혀가고 있다. 지방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전통 리듬을 수집하여 재창조하고 아직도 시골 어딘가에서 연주되는 무형 레파토리를 편곡하며 미래를 향한 대장정을 이미 묵묵히 시작했다. 요즘은 원조라는 단어가 맛집을 위해 통용되지만, 한류의 원조가 김덕수이며 사물놀이라는 것을 해외동포들은 안다. 젊은 학생들에겐 이런 설명도 필요하다. <BTS 방탄소년단>에 리더 알엠 (RM: 김남준)이 있다면 사물놀이에는 <김덕수>가있다고… 보라색으로 물든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물결은 케이팝의 한류에 동조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한국을 알리는 타악기의 울림과, 빨간, 노랑, 파랑 삼색 띠의 행진은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남사당 출신인 김덕수와 사물놀이의 작열하는 봉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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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노유경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쾰른대학교/아헨대학교 출강, 전통음악앙상블K-Yul 음악감독, 국제독일교류협회대표, 음악학박사, 공연평론가, 한국홍보전문가, K-Classic 쾰른지회장, 독일/서울 거주, Ynhovon1@uni-koeln.de, 인스타그램: Hangulmanse, kyul-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