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생각하는 손, 흙과 실의 춤 인간문화재 장인의 작업 무용극

분야가 다른 공예와 공연 아티스트들이 만나는 새로운 창작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19일 ~ 20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

 


김정옥 도예가, 김혜순 매듭장인 이야기 

 

비야흐로 융합의 시대. 장르와 장르가 그 경계를 허물고 ,  서로가 서로의 창조의 속살을 부퉁켜 안고 새로운 것을 표출해 낸다. 이번엔 그 소재가 특이한 게 눈길을 끈다.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무형문화재를 소재로 제작한 인간문화재 작업무용극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으로 19일과 20일에 무대에 오른다.  그러니까 이 공연은 사기장과 매듭장의 작업과정을 인간문화재와 현대무용, 시각적 풍경으로 구현한 것이다. 

 

그 작품의 주인공은 김정옥(84세,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도예가와 김혜순(77세, 국가무형문화재 매듭장) 매듭장인이다.  김정옥 도예가는 200여 년간 가업을 이어온 도자기 명인 집안의 7대손으로서 현재 9대 손주 김지훈(26) 씨와 문경 ‘영남요’에서 도자기를 빚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8대 김경식(54) 씨와 3대가 함께 무대에 등장해 그 역사를 이어가는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것이서 공연 자체로도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40년 동안 끈짜기 매듭을 해 온 김혜순 장인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속 유야호(유재석)의 머리 매듭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매듭의 흔들리는 멋과 실용성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극장 무대로 옮겨 온 만큼 이번 공연에서는 각종 시각효과도 볼 수 있다. ‘흙, 물과 불’, ‘선과 면’을 중심으로 펼친 무대 디자인은 도자기와 매듭이 탄생하는 과정을 모던한 감각으로 시각화했다. 여기에 김용걸(한예종 교수) 안무가가 이끄는 김용걸댄스시어터의 퍼포먼스는 흙과 찻사발, 누에, 흔들리는 매듭을 춤사위로 표현한다. 

 

실제 작업현장의 소리를 음악과 내러티브가 되도록 연출한 점도 흥미롭다. 흙 밟는 소리, 물레차기, 끈틀소리, 장인의 호흡은 현장감 있는 협연으로 음악이 된다. 장인 작업의 끈짜기, 달항아리와 찻사발은 현대무용과 협연하며 미술적 풍경을 만든다. 

 

상명대 교수 김희정 예술감독은 “분야가 다른 공예와 공연 아티스트들이 만나 새로운 창작을 구상해야 했다”며“이를 위해 여러 번 도예촌과 매듭 작업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런 “작업과정을 보면서 과도한 변형보다는 제작진이 느낀 경외감을 있는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공연은 전석 초대이고 자세한 내용은 기관 홈페이지와 콜센터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