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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인터뷰] 오페라 책 출간한 이종영 첼리스트

바로크로부터 모차르트에 이르는 오페라 스토리

(K-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10년 전  비하우스앙상블 왕성한 활동 후 집필 이어가   

 

탁계석 비평가회장: 우선, 첼리스트로서 오페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내놓아 좀 의아했는데요.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이종영 교수:  제가 첼로만 한 게 아니라 경희대에 있을 때나 정년퇴임 후 일반인을 상대로든 음악 강의를 한지가 20년이 넘어요.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요청해서 시작했는데 음악 문헌을 가르치다 보면 제게도 inspiring하고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여러 학생을 상대로 교육 하는 것도 좋았어요. 비전공자를 상대로 강의할 때는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걸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일 인상적인 것이 친구가 제자였는데 지금도 배우고 있죠. 15년 된 학생이니까(하하~). 저한테서 배운 사람들은 지금은 눈도 안 좋아 힘들고,  책도 보기 힘들어지는데, 정말 음악 배운 것 땜에 너무 행복하다고 말해요. 

 

이건 정말 고급 취미고 장수하는 것이죠. 골프도 못치면 재미가 없죠. 이렇게 따지면 한 때 투자를 해서 노후에 이런 어마어마한 기쁨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는 것이죠. 저의 큰 언니가 85세로 미국에서 지금도 피아노를 가르치는데, 이번 오페라 책 보냈더니 너무 기뻐하면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거에요. 책이란 아마추어도 즐길 수 있어 이렇게 좋은 기쁨을 모른다면 안타깝죠. 물론 우리가 드라마보는 사람이 국민적으로 많긴 하지만 맨 마지막 까지 고양시킬 수 있는 게 예술 아니겠어요. 

 

코로나 땜에 음악회 못한다는 것을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로 나누고 즐기는 것에 목적을 두는 예술의 방향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같은 것들을 전공자가 하려면 기본적으로 철학이 있어야죠. 워낙 큰 선물이니까. 이 선물을 내가 느끼고 즐거움으로 나눌 수 있느냐하는 생각에는 오리엔테이션이 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점에서 전공자 보다 아마추어가 더 즐거울 수 있다. 나도 느끼고, 남도 느끼고, 먼저 경험한 실증적인 것들을 어떻게 알려서 관객으로 만드냐? 하는 겁니다. 관객을 무시하고 나의 일방적인 것만 하면 시장개척이 안되죠. 

 

음악이 정말 재밌는 것인데, 얼마나 인생의 기쁨인가요. 사회가 이걸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안타깝죠. 음악이 입시수단으로 쓰이고.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  음악하면 교수되고, 때문에 사회 기득권층이 여기에 편승하고. 그런 것들이 반복되는 고통을 잡아주어야 사회 풍토가 건강해집니다. 예술은 정직한 것 아닙니까.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이걸  정직하게 체크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탁: 읽어가면서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 저자의 풍부한 식견과  이해를 통해 독자의 마음에 쉽게 와닿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제가 어떤 책을 번역해 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한국 독자에게 꼭 알맞는 책을 찾지 못하다보니 결국은 제가 쓰게 되었네요. 
  
탁: 어느 나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겠지만, 우리의 경우 특히 이론이나 책을 통한 음악사 이해는 상당히 가려져 있는 것 같아요.   

 

이: 무엇이든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됩니다. 없는 것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요.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니까요.  모차르트도 연극 100 편을 보고 뭘 쓸까 생각했다는데, 음악가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음악을 ‘기술의 조합’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팽배해 있어요.  음악이란 표현은, 소리하나 낼 때 철학이나 생각이 다 들어 있어요. 이걸 정직하게 키운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음악과 테크닉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거에요. 소리 하나 하나가 테크닉인데 테크닉이 좋은 사람 따로 있는 것 아니죠. 달란트를 찾을 때는 문화 즉 그릇을 봐야 하는데 콩쿠르에서 보면 선생님도 그렇고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드물다는 겁니다. 

 

오늘날 점차 물질만능, 황금 송아지 찾아가는 노예들이 되어 가는데, 책이라도 쓰면 회전이 되잖아요. 인쇄소도 살고, 그래서 뭐든지 새롭게 만들어 내고, 창조하는 것에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배운 것만 반복하는 것을 예술이라고 말하기엔 그렇지 않습니까? 매번 같은 것 반복하는 게 그다지 기쁠 리가 없죠. 

 

사실 상 요즘은 너무 빨리 돌아가는 세상이다 보니 옛날에 비해 좋은 학자가 적고, 하다못해 연주자도 평준화로 향상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옛날만 못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미국에서도 보면 교과서 대부분이 1960년 이전에 쓰인 책이 많아요. 그만큼 고전에 대해서는  요즘 나오는 사람이 더 나을게 없다는 이야기겠지요.  

탁: 이번 책의 주 내용은 무엇이고, 어떤 특징을 가졌는가요?  행간을 깊이 읽으면서 작가가 느낀  오페라 예숳이란 무엇입니까?   

 

이: 책에 서술한 것도 간략한 것이었기에 더 이상 이야기하기가 힘드네요. 특징이라면 가능한 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고 내용을 다 알아듣지 못해도 그 중 몇 개만 알아 듣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오페라 작품을 더 알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좀 더 깊게 이해하면 됩니다.  

 

탁: 당대의 작곡가들도 오페라 어법과 시대적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극복하기 위해  땀과 거친 호흡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특히 모차르트에 할애가 많았습니다.

 

이:책에서 이야기 했듯이 사실 상 모차르트 보다 더 훌륭한 오페라 작곡가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최대의 걸작들을 거를 수 없었지요. 다음 책은 로시니, 벨리니, 베르디, 바그너, 베를리오즈, 비제 등 19세기 사람들이 잘 아는 오페라를 다룰겁니다.  

 

탁: 돈이 없이는 오페라를 할 수 없는데, 궁중이나 스폰서가 있던 시대의 상황에서 각 나라에 흡수되면서 양식이 다양한 형태로 받아 들여지는데요. 우리 오페라에 대한 평소 생각은 무엇인가요?    

 

이: 우리나라도 판소리, 마당 극 같은 훌륭한 서양에서 말하는 오페라에 해당하는 예술 형식이 있지요. 대단히 예술적인 민족입니다.   

 

탁:  첼리스트로서 선생님의 활동에서  빛났던 비하우스 활동을 좀 소개해주세요.

 

이: 이젠 안한지가 거의 10년이 되 오네요. 그 동안 세계 여행도 하고 싶고 책도 써야 하기에 접었네요. 학생들과 음악을 나눌 수 있어 좋았고 같이 세계 축제, 세계 첼로 congress에 가서 연주 하는 영광도 누리고 보통 때 갈 수 없는 교도소도 가고, 소외된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는 것을 보며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과 보람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프로를 50년 했어요, 15살 때부터 서울대학트리오 안용구 교수님의 풀브라이트 때에서부터 했으니까요. 예술을 전달하기 위해 문화학교 비하우스앙상블을 한 것이거든요. 

 

저는 문학과 철학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앞선 사람들의 잘못도 보고 배우면서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과 달랐던 것 같아요. 월반을 두 번이나 하고 중학교 때부터 니이체도 읽고, 10대에 생각한 꿈들이 있었고, 그래서 문학적 소양이 없다면 같이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예술이란이 함께 나와야 하는데. 싸이, YJP 기발한 재간이 있으니까. 그런데 이건 3분짜리인데, 결국 종국에 답이 있는 것이 아니죠. 음악가가 된 사람들을 볼 때 달란트가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죠. 그래서 음악적 소양을 키우면서 여러 가지 직업도 만들어 내야한다고 봐요. 꼭 무대에서 사는 음악가가 몇이나 되겠어요, 남의 흉내 내는 것도 좋지만 열정이 있다면 밥은 먹고 살 수 있는 것이어야죠.  

 

틱: 유학에서의 생활과 잊을 수 없는 음악 인생의 추억, 보람된 연주 활동의 프로필은 어떻합니까? 
 
이; 제가 처음 미국에 간것은 1963년 제 나이도 만 17세가 안 됐을 때입니다.우리나라는 아직 산업혁명을 안겪었을 때라 미국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봐도, 기계화 된 모든 장비를 봐도 두려운 생각이 먼저 앞서고 갑자기 언어가 안 통하는 곳에서 오는 충격은 너무 큰 것이 었지요. 그런데 결국은 고통을 이겨 나가는 것은 자신에게 양식이 되서 돌아오게 되있어요. 학생 때 부터 온갖 일을 한 것도( 오케스트라, 브로드웨이, 발레, 오페라, 스튜디오 녹음등) 내게는 살이 되어 돌아왔어요.  

 

탁: 음악에 대한 철학과 예술가의 자세, 지표로 삼고 있는 것이 있다면? 

 

이: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베풀고, 또 겸손함은 우리가 무엇을 알아 가는데 필수 입니다. 옛날 Claudio Arrau 명 피아니스트가 제게 이야기 해준 허영심에서 멀리하란 말이 생각나네요.

 

탁: 이번 '심포니와 작곡가들' 에 이어 후속 오페라사도 더 출간될 것이라 하였는데요,   

 

이: 오페라 2권 19세기 오페라, 3권 20 세기 Theatre음악이 계속 될겁니다. 베르디, 바그너, 베를리오즈, 롯시니, 도니제티, 벨리니, 비제. 마스네, 차이코프스키. 보리스 고두노프. 20세기는 쇤베르크, 알반 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드뷔시. 거시윈, 번스타인, 드 파야, 쇼스타코비치가 다뤄질 것입니다. 
 
탁: 오페라를 향유할 관객들 혹은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이: 저는 뉴욕을 가면 오페라하우스, 발레 시어트에 매일가서 살아요.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해서 그렇지 가까이하면 얼마나 좋은가요. 모차르트 오페라는 그다지 예산이 없어도 할 수 있고, 꼭 예당이 아니어도 사람을 키우고, 정말 공연장이 많은데, 5시에 공연, 교회에서도 하고, 이렇게 장려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었으면 합니다. 오페레타 같은 것 하면 너무 즐겁게 들을 때가 많았어요. 
 
5명 나오는 것들도 하고, 연기도 하고 싶고 하는 것들을 어려워하지 않고 시작하는 무브먼트를 하면 좋겠어요. 이런게 ‘멋있는 행위’라는 것을 생활 주변에서도 알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언론 기능이 죽어 버렸으니까. 때문에 어떤 종류에 종사하든 마음가짐이고 스피릿인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저는 알코르 중독자 사람들과 많이 일을 해 봤어요.  처음엔 어렵지만 좋은 일은 퍼져나가고 이런 일에는 함께 사람이 또 있어요.  
 
예술, 오페라,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니까 알아가는 과정은 무척 즐거운 과정이니 많이 즐기시라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