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
네이트(Neith), 250x96cm, 나무에 옻칠, 자개, 2022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옻나무가 만들어내는 '옻'은 천 년을 견디는
오천 년을 이어온 전통의 옻칠에 현대적 미감을 더해 현대미술로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김미숙(KIMMI) 작가 초대전 '사색(思索)의 틀'이 갤러리위(용인시 수지구)에서 열린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옻나무가 만들어내는 '옻'은 천 년을 견디는 귀한 도료다. 작가는 옻칠한 캔버스를 말리고 사포로 연마하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해 작품을 완성한다. 높은 온·습도에서 건조해야 하기에 기다리는 과정 또한 섬세함이 요구된다. 하나하나의 과정에 삶과 닮은 철학이 스며있다.
옻칠을 베이스로 한 김미숙의 현대회화는 '꽃'과 '여인', 두 시리즈의 '초상'으로 집약된다.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찰나의 순간, 그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을 한 폭의 초상에 담았다. 작가는 "수행하듯 반복하는 옻칠의 과정을 통해 마주한 이 아름다움이 흠 없는 완벽이 아닌 세월 속 마주한 상처들을 통해 얻어진 강인한 아름다움임을, 그래서 더 가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 매력적인 초상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믿는 것을 우리도 보게 만든다. 유한의 아름다움, 그 안에 내재하는 존엄이 사각의 틀 밖으로 퍼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옻칠이라는 전통 안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마련
이번 전시에는 신작 '사색의 틀' 시리즈를 비롯 작가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옻과 천연안료로 만들어낸 깊은 색감,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는 개체의 모습과 태도, 자개, 금박, 난각 등으로 부각한 눈동자와 장신구, 꽃수술 등의 구성력이 너무나 강렬하고, 품위 있다. 김미숙 작가는 옻칠이라는 전통 안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존경, 장엄한 문화 안에서 독창성을 잃지 않고 빛나는 젊은 예술가의 사색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빛의 향기, 61x87.2cm, 판넬에 옻칠, 자개, 난각, 순금박, 태엽, 2021
청화백자, 87.5x61cm, 나무에 옻칠, 자개, 2022
사색의 끝, 80x60cm, 나무에 옻칠, 2022
>> 전시 관련 문의
갤러리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52번길 25-17
Tel : 031.266.3266
E-mail : gallerywe @galleryw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