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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 문화 시詩> 공재 자화상

전신사조(傳神寫照)의 명작

K-Classic News 석연경 기자 |

 

 

윤두서 자화상

 

 

공재 자화상
            석연경

 

공재가 윤두서를 보고 있다
윤두서가 나를 보고 있다

 

위엄을 잔뜩 부풀려
눈 아래가 불룩하고
눈썹은 활개치며

 

깊고 섬세한 눈동자는
우주의 심미안  

 

수염은 이글이글 물결치고
콧수염은 사람 인자로
입 끝을 누르고 있다

 

바로 보되 함부로 말하지 말라

 

 

  <윤두서 자화상>은 조선시대 선비이자 화가인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 1668∼1715)가 1710년(숙종 36년)에 그린 자화상이다.  종이 바탕에 담채화이며 세로 38.5㎝, 가로 20.5㎝이다. 1987년 국보 제240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해남 고산윤선도전시관에 소장되어 있다. 

  <윤두서 자화상>은 두상만 보이지만 1937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사료집진속朝鮮史料集眞續』 제3권에 실린 <윤두서 자화상>에는 상반신 의복 윤곽선이 그려져 있다.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X-선 촬영 및 X선 형광분석기(XRF)로 안료 분석 결과 상반신 윤곽선이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염 위로 귀의 윗부분이 배채된 흔적도 발견했다.  전해져 오는 과정에서 작품 일부가 지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윤두서 자화상>은  동양화에서 초상화를 그릴 때 인물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신까지 담아내는 전신사조(傳神寫照) 초상화론이 잘 반영된 명작이다.  상반신 의복 윤곽선 없이 두상만 남아 있어 오히려 윤두서의 정신이 더 잘 드러난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순천사찰시사진집 『둥근 거울』. 정원시선집 『우주의 정원』. 힐링잠언시사진집 『숲길』. 시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현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