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탁계석 칼럼] 신상품 '후불제 콘서트'가 나왔다

고객 감동으로 상품성 검증하는 시대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

개인 병풍식 프로필 나열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 

 

'여기가 좋겠네', 양평 국도를 가다 보면 1만원 한식 뷔페, 당시는 6천원에 출발한 저 가격대의 뷔페를 알리는 장소 이름이었다. 이게 변주해서  ​'여기 어때?'​ 팬션, 호텔 숙박앱으로 발전했다. 그러니까 가장 쉬우면서 기억할 수 있는 키워드 단어, 이것이 브랜드 네이밍의 힘이다. 

하루에 ​각종 행사, 공연들이 수백, 수천 건이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 포탈은 하루 2천건의 기사를 송출한다고 하니 가히 공장식 기사 가공의 정보 홍수시대다. 여기에 가짜 뉴스까지 흘러 다니니 소비자 혼돈도 가중된다. 때문에 콘서트나 연주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무리 프로필을 병풍철럼 늘어 놓고  국제 콩쿠르 수상했다고 자랑한다해도 설득력을 가질지는 모르겠다.  자기 만족이나 자기 최면은 가능하겠으니 그보다는 착각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대신 슈퍼스타인 조수미, 조성진, 임윤찬 등은 언론에 의해 재생산되는 구조이기에 ​그 분야의 사람이 아니어도 많이​ 안다. 이름 하나가 뜨는 게 천문학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자기 브랜드화는 가능할까?  개인 이름 보다큰 콘서트 제목이 낫다. 오래전에 '개나 소나 콘서트'는 유명 개그맨 전유성의 탁월한 아이디어로 기획하여 오랫동안 티켓이 매진되었으지만 이제는 시효가 다한 것 같다.  

 

고통도 이익도 손해도 영광도 1 /N 


전반적인 경기 위축이 가파르다. 고육지책에 '후불제 콘서트'가 등장했다. 개런티를 미리 정하지 않고 공연 후에 1/N로 나누는 결제 방식이다. 식당에서의 터치페이와 비슷하다.  요즘은 테이블에 카오스크에서 자기가 먹은 것은 자기가 내는 계산법이 MZ세대에서는 선호한다. 모두가 생존에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손해를 자청하는 '독박' 을 기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책임도, 고통도, 이익도, 영광도  나누는 합리적 방식이 속도가 붙을 것이다. 조금만 머리를 굴려 계산하면 답이 나온다.   

그러니까, 유학 갔다오면 교수되고  콩쿠르 우승해 꽃다발 받으며 금의환향 시대는 일찌감치 끝났다. 모든 제도는  처음엔 어색하나 곧 익숙해 진다.  기술은  편리성에 기초한다.  한 푼이라도 생긴다면 시장이  존재한다. 클래식이 궁정에서 나왔고 귀족들이 후원한 문화다. 우리에게 비교할 궁정이 있는가?  귀족이라 할 품위의 기업가가 얼마나 있는가?

 

'​​​ K클래식 맛있는 콘서트' 시뮬레이션에 들어간다 

 

깨몽이다, 꿈을 깨고 찬물을 마시고 정신을 차려야 진짜 꿈을 가질 수 있다. 끔을 깨게 하는 후불제 콘서트 처방은 그래서 명약이다.  후불제 콘서트는 말한다. 너 자신을 알라, 너 위치를 알려라. 너가 얼마나 상품이 되냐? 검색하면  뜨냐?  데카르트의 실존주의가 이렇게 예술에 적용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생존 아이디어 필요하다. ​

 

주최자 중심의 콘서트가 아니라 후원금 내는 관객이 주인이란​ 뜻에서 '우리들'을 붙였다. 알 수 없는 콘서트 내용, 클래식에 거리감, 이런 것을 그대로 두고 진로를 찾는 것은 어리석다.  콘서트가 반복되면서 남는 것은 네이밍이다. 그래서  '맛있다'를 기억하게 하려고 한다. 이렇게 '​​​ K클래식 맛있는 콘서트'가 탄생해 시뮬레이션에 들어 간다.  후불제 콘서트는 한국형 후원제도,  메세나의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도 갖는다. 명분과 취지 방향에서 합격 상품으로 뜨기를 바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