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
독일에서 9번째로 큰 도시. 우리에겐 라인강의 기적으로 알려진 도시
독일 도르트문트 (Dortmund) 도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위치하며 독일 루르 공업 지역에서도 핵심적인 도시이다. 독일에서 9번째로 큰 도시이며, 8,500여 평의 땅은 (280, 7㎢) 어림잡아 서울의 절반보다 조금 작은 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도르트문트의 Ems-운하의 항구 종점과 북해의 연결은 대규모의 석탄 채굴과 공업의 발달에 이바지한다. 이곳에 인간이 산 첫 흔적은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역사에 기록된 바로는 약 880년경부터이다. 12세기 한자 동맹 일원으로서 라인강 일대의 도시 중에 핵심적인 공업 중심지이며, 서독 경제 부흥을 알려주는 슬로건 „라인강의 기적“을 대표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맥주 산업이 흥행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Borussia Dortmund) 분데스리가의 연고지로 가장 인지도가 있다. 사민당의 심장부인 이 도시의 인상적인 중앙역은 노동자를 묘사하는 통로가 곳곳 있다.
베를린, 뮌헨 또는 쾰른 콘서트홀과는 달리 도르트문트 콘서트홀은 차가 없는 쇼핑 거리 가운데 서 있다. 너와 내가 쇼핑을 오며 가다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건물은 특정 계층을 위한 음악이 아니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듯하다. 피자 가게와 각종 물건을 파는 상점 앞에 서 있는 콘서트홀은 민중교회를 떠올리게 한다. 친근한 로비와 어두운 건물 외향 자제 껍데기는 „물 속에 조개가 떠다님“을 상징한다. 도르트문트 건축가 Schröder Schulte-Ladbeck이 디자인한 이 건물은 비엔나 Musikvereinssaal의 고전적인 직사각형 모양을 기반으로 건축된 "신발 상자" 형식의 홀이다.
도시 도르트문트에 관한 기사가 몇 해 전부터 스포츠 축구 지면이 아닌 문화 예술 지면으로 눈길이 갔다. 그 때 마다 수면에 오른 Akademie für Gesang NRW Germany (독일 NRW 주 합창 학교) 행적을 따라갔다. 이미 한국 여러 방송 매개체는 이 합창단을 주목하고 입질을 시작했다. JTVC 유퀴즈 출연, YTN 글로벌 코리아 출연 , 독일 공영 방송 ZDF ,WDR 등 다수의 프로그램 출연으로 도르트문트 청소년 어린이 합창단은 합창계의 스타로 발돋움을 이수했다. 수많은 1등 수상 경력으로 이미 공공연하게 유명세를 달리고 있다.
오프닝 송으로“A Gaelic Blessing“을 부르며 청중에게 평화의 메시지 “Deep peace“
1차 오디션을 마치고 합창단 생활을 시작한 뒤, 2차 오디션을 거친 합창단 그룹은 (보훔, 도르트문트, 겔젠키르헨, 우나 등 도르트문트 주변의 NRW 지역의 아이들) 오프닝 송으로“A Gaelic Blessing“을 부르며 청중에게 평화의 메시지 “Deep peace“를 응송했다. 로베르트 슈만의 (Robert Schumann) 연가곡 작품 39번의 달밤이 „Mondnacht“ 이어졌다. 아이헨도르프의 명시에 멜로디를 입힌 아름다운 이 가곡은 독일 민중들이 자신의 삶과 음악성으로 이루어 낸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독일 가곡“의 장르를 더욱더 빛나게 해 주는 작품이다. 지휘자 정나래는 (Narae Joung-Davutović) 합창단과 함께 슈만의 아내 클라라의 노트를 꼼꼼히 읽어낸다. 전율과 선율은 아이들의 시야로 내려와 콘서트홀의 모든 음향적 디테일을 어루만졌다.
천년 만년 살고 싶어, 보름달이 있는 한국의 고적한 공간으로
저 아이들이 정말 독일 아이들이라고? 별과 달이 움직이는 조명 아래 한국 작곡가 국현의 „달아 달아“를 눈을 감고 듣자니 내 어릴 적, 당시 최고라 불리던 리틀앤젤스 합창단과 선명회어린이합창단의 잔상이 스쳐 가기도 했다. 손을 모은 도르트문트 합창단의 „천년 만년 살고 싶어“를 정녕 우리도 함께 기원하게 된다. 어린이 합창단으로 시작하여 청소년이 된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 (13살~16살) 학생들은 한국어의 완벽한 딕션 속에 한국의 정서를 꺼내 보름달이 있는 한국의 고적한 공간으로 관객을 데려갔다.
특별 프로그램처럼 보여지는 오페라 중창이 이어진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Wolfgang Amadeus Mozart) 마술 피리 중 타미노에게 마술피리를 전하는 대목이다. 어린이 합창단을 거쳐 청소년 합창단을 졸업하며 성악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졸업 선물처럼 기획되었다고 한다. 성인 프로 성악가와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년 가곡 부분 우승을 차지한 독일 도르트문트 오페라 전속 솔리스트 테너 김성호가 찬조 출연했다.
독창으로 불현듯 나타난 탁월한 음색의 소유자 타미노에 (김성호) 이어 자물쇠 대신 쪽쪽이를 물고 있는 파파게노 공일호의 출현으로 시원하게 관중들은 웃는다. 박지호를 (여인 1) 중심으로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 졸업생 Lena S와 Anna W가 (여인 2와 3) 배선경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노래했다. 징슈필의 경향을 반영한 작품 마술피리가 동화적인 순수함을 상징성 있게 표현했고 연주가들의 세대 차이는 오히려 미래로 역동하며 하나가 되어 공명했다. 현대적으로 구사한 마술피리 5중주는 클래식 콘서트의 최적인 2초의 잔향을 음향적 경험으로 안겨준다.
전쟁, 평화, 빛, 삶, 그리고 축복의 방대한 프로그램, 끝날 줄 모르는 청중의 기립 박수
지휘자 죌료 다부토비취(Željo Davutović)와 함께 208명의 (6~17살) 대편성 어린이. 청소년 합창단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적재적소 하게 편곡된 슈베르트의 보리수는 수십 개의 프리즘으로 빛났다. 가장 어린 어린이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춤추고 웃으면서 노래 놀이를 했다. 아이들은 진정 노래를 즐겁게 불렀으며 청중으로 행복 파장은 전염되었다. 대편성 208명의 아이들은 창안된 언어로 된 „Adiemus“를 악기를 모방하는 사운드로 집대성했다. 청취자는 자유롭게 흐르는 보컬의 맛에 더 집중했고 목소리로 빚어내는 음향과 강약 조절을 떨리는 오감으로 경험했다. 독일 팝송과 (99Luftballons) 영어 팝송을 (We are the World) 노래하는 천사들은 우리, 전쟁, 평화, 빛, 삶, 그리고 축복을 알리는 방대한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작렬하는 기립박수로 연주는 끝이 날 줄 몰랐다.
천공의 패널 위에 올린 99개의 풍선은 1999년 베를린 장벽을 넘어
피아노 반주와(Prof. Stephan Görg) 함께 합주 되던 악기들은 (Band: Benjamin Steil, Ian Griffiths, Jan Niemeyer: 플루트, 색소폰, 클라리넷, 피리, 기타, 드럼) 노래의 리듬과 음색에 적합하게 변수를 두어 참여하였고, 그때마다 달라지는 미묘한 공기들은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순간“과 „그 공간“만의 경험이었다. Nobert Schilff도르트문트 시장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대화하고 음악으로 놀이하는 기적을 만든 도르트문트 어린이 청소년 합창단의 메시지를 격려했다.
마하트마 간디 (1869-1948) 마더 테레사 (1910-1997), 넬슨 만델라 (1918-2013)의 평화 메시지가 인문학으로 쏟아졌던 2시간을 일축하면 „기적“이다. 아이들이 천공의 패널 위에 올린 99개의 풍선은 1999년 베를린 장벽을 넘어 소비에트 연방 지역으로 넘어간 UFO의 표현이었다. 2023개의 풍선으로 염원 되어 현 시간의 전쟁 종말을 기원한다.
„나는 너를 생각해서 날아가게 놔둘 거야“
„Denk’ an Dich und lass’ ihn fliegen“
*이글은 정나래 지휘자님과 죌료 다부토비취 지휘자님께 헌정합니다
Dieser Artikel ist Narae Joung-Davutović und Željo Davutović gewid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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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노유경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쾰른 대학교, 아헨대학교 출강
음악학박사, 공연평론가, 한국홍보전문가
독일, 서울 거주 ynhovon1@uni-koel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