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기자 |
천사(天使)의 화원(花園)
꽃과 바람과 새들이
아침 햇살을 나누며
어느 먼 나라 전설 하나를 물고 온
황금새 이야기를 듣고 있네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으나
너무 용감하고 너무 잘 생긴 청년이어서
환생하여 왕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천사(天使)의 화원(花園)은
세상의 욕망과 권력의 다툼과
미움과 질투를 모두 태워버린
영혼의 불꽃들이 먼 죽음의 강을 지나와
꽃잎이 되어 만들어진 꽃밭이란다
한 켠에는 하루하루 이슬의 양심으로
살아온 양과 같은 목숨들이 텃밭을 가꾸고
또 한 켠에는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하고
자기를 날린 거룩한 희생자들이 묻혀 있다고 한다
금(金)은 지상(地上)에서 빛날지 모르나
하늘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무용지물이라 한다
두 팔이 생긴 이후
한 번도 누구를 안아 보지 못했거나
배가 불러 터져도 눈물 흘리는 이에게
동전 한 닢 던져 보지 못한 이들을 위한
가시넝쿨 기도소가 있다고 한다
죽어서 가는 천국(天國)보다
살아서 가는 천국(天國)을 살라고
아침과 저녁 천사들이 합창을 한다
하루를 살아도 생명의 꽃으로
싱싱한 웃음 잃지 않는 꽃밭을 만들라 노래한다
쌓아서 태산을 만들려 하지 말고
솟아나는 내면의 충만과
기쁨을 마시라 한다
천사의 화원은 하늘에 있지 않고
이 땅에 있고 존재(存在)의 시간에서
피어나는 행복의 꽃밭이다
그렇다
하늘의 천사가 꽃밭 주인이 아니라
내가 천사를 거느리는 정원사다
내가 나를 사랑하여야
이웃을 사랑할 수 있고
하나의 꽃잎이 꽃다발이 되고
꽃밭이 되고 천사의 화원이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