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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축지법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축지법

 

이 산 넘고 저 산을 넘고

강과 마을을 지나고

세월이 사는 것 보면

축지법이라

 

시간은 화살보다 빠르고

만난 사람 강물보다 많았고

 

폴짝 폴짝 십이지 징검다리

몇 칸만 건너 뛰면

다음 정거장은 입관역이라

 

해가 서산을 넘을 때나

달이 구름을 달릴 때나

이 또한 축지법이라

 

그리하여 사는 동안에

아픔도 몰아쳐 내고

바람에 눈물도 말리고

한 때의 사랑 눈처럼 쌓았거늘

 

오늘은 하늘 바다에 누운

별들처름 고요히 잠들고 싶어라

 

시간이 멈춘 그 자리에

물푸레나무 인듯

그저 물끄러미 서 있고 싶어라

 

초인이 있어 나를 부르는

그 날이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