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예화랑 “In the Garden” 김원숙 전

2021년 10 월 1일 ~ 30일 신사동 가로수 길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초대의 글>
예화랑에서는 2021년 10 월 1일 ~ 30일 “In the Garden” 김원숙 전을 개최합니다.  저희 예화랑과는 1983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하여 6번째 함께하는 개인전으로2019년 김원숙 작가의 모교인 일리노이 주립대(ISU)에 김원숙 칼리지라는 (Kim Won Sook College  of Fine Art) 작가의 이름을 딴 예술 대학이 생기는 감동적인 일이 있고 귀국하여 열리게 되는 전시라 더욱 뜻깊은 전시입니다.

 

재미화가 김원숙 작가(1953년생)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1971-1972)를 수료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 주립대학과 대학원을 마친 후, 꾸준히 미국에서 작업을 계속 해오셨습니다. 선생님의 그림은 일기를 쓰듯 혹은 독백하듯, 무엇보다 단순하면서도 은밀한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한 편의 동화처럼 엮어진 그림들에는 따뜻한 인생의 기억들이 가득 담겨 있으며 마치 작가가 우
리에게 보내온 이 편지 그림 같은 작품 속에는 아련한 향수와 은밀한 여운들 또한 잔잔하게 고여
있습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들, 스치듯 지나가는 느낌과 인상, 기억, 향수 등을 작가의 미묘한 내면적 사유와 감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해내며 섬세하게 그만의 필치와 색채로 보여주는 선생님의작품에서 애틋한 인생의 비밀과 삶의 깊이를 체험하게 됩니다.

 

김원숙 작가는 1978년 ‘세계 여성의 해’에 미국에서 그해 ‘미국 여성 작가’로 뽑힌 이후 세계 유수
의 화랑들로부터 초대되어 Arco, Fiac, Chicago Art Fair 등 세계적인 국제 미술제에 참가하여, 세계
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굳혔습니다. 1995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UN 후원자 연
맹: WFUNA’이 선정한 그해의 UN후원 미술인으로 선정되었는데, 특히 그해는 UN이 창설 된 지
50주년이 되던 해여서 그 의미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WFUNA는 매년 세계 미술
인 중 한사람을 선정. 작품 기증을 통해 UN의 활동을 돕고 있는데, 지금까지 앤디워홀, 로버트 라
우젠 버그, 마르크 샤갈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번 예화랑 전시는 그녀의 50여년 성공적인 예술세계를 갤러리 전시장 1,2,3층에서 회화와 조각
작품 80 여점의 작품들을 통해 펼쳐 보이고자 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그 어느때보다 아름답고 자유로우며 풍요롭습니다.

 

 

 

2021년 <In The Garden>전의 아우라: ‘예화랑- 제6회 김원숙 전’의 의미


김영순(미학, 미술 비평)글
2021년 결실의 계절에 예(藝)화랑이 김원숙화가의 회화와 조각 80여점을 초대 전시한다.
예화랑에서의 김원숙전은 올해 여섯 번째 전시다. 

 

1983년에 개최된 예화랑에서의 첫 전시는 미술계와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고, 성황을 이루었다. 
주목을 끈 것은 첫째, 출품작의 친숙하면서도 낯설게 변용된 주제의 신선함, 어린 시절의 꿈과 설
화이야기와 일상적 삶의 단상, 그리고 동서문화를 넘나드는 문학과 음악에서 얻은 서사(narrative)
의 형상화. 둘째, 서사적 이미지의 형태와 색채는 단순하게 생략되었음에도, 갈필에서 농묵까지
다양한 농도의 물감이 바탕화면으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뱉어내 공기를 머금은 듯한 색조, 서툰
듯 거침없이 생동감 넘치는 수묵필법의 드로잉. 

 

작가의 미묘한 내면적 사유와 감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해내는 이 두 요소는 현재까지 견지되고 있는 김원숙 작품 세계의 근간이며, 이번 전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입체적인 직육면체 나무상자의 겉 표면과 안에 페인팅을 한 변형화면의 작품, 기와지붕에 전통목조주택형태로 만든 틀 안에 한국적 정서를 표현한 풍경화연작은 화면조건의 혁신을 과감하게 시도한 참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이 전시는, 추상일변도의 현대미술상황에서 벗어나 해외의 하이퍼리얼리즘, 신구상, 신표현주의의 흐름에 호응하며 새로운 형상성을 모색하던 1980년대 초 한국화단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이었다. 


여기에 1972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모교인 일리노이주립대와 명동화랑에서의 첫 개인전으로
데뷔한지 10년도 되지 않아, 신표현주의의 대표작가 로버트 롱고, 데이비드 살르 등이 소속되어
있던 브룩 알렉산더 갤러리의 ‘환영과 알레고리’전에 초대되고, 다음 해에는 뉴욕 MoMA의 ‘블랙
앤 화이트’전 작가로 선정되어 독일신표현주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펭크, 바셀리츠, 키퍼 들과 함
께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일약 뉴욕화단의 새로운 주류에 진입한 신예작가의 아우라가 빛나는
귀국전이었던 것이다. 

 

이는 여전히 중심과 주변이 현존하는 현실에서, 뉴욕과 서울을 넘나들며 두 문화권의 문화를 매
개하고 동시대행보를 시작한 것이라 평가할 일이다. 물론 두 전시가 모더니즘에 대한 반성과 중
심의 해체, 문화의 다원화라는 담론을 근간으로 기획되고, 김원숙작품이 그러한 다원화의 과제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요하지만. 돌아보면 제1회 예화랑 김원숙전은 작가개인에게서나
한국현대미술사에 있어 재평가를 요하는 소중한 전시였음에 틀림없다. 

 

이후 작업의 전환기를 보여줄 계기마다 예화랑이 김원숙전을 개최해왔다. 2021년 개최하게 된 여섯 번째 김원숙전은 작가와 예화랑, 나아가 우리 미술계가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담보하고 있다. 

 

올해는 김원숙 작가의 화력 50년, 다민족사회 미국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시작한 이주자로서의 삶이 어언 반세기를 맞는다. 그간 아티스트로서의 김원숙이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그림을 통해, 관객인 우리에게 망각하고 있던 꿈과 노스탤져를 불러내어 ‘소통과 공감’ 나아가 ‘치유’의 미학을 실현해왔다면, ‘입양’이나 북한의 고아들지원과 질병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우리의 이상적인 미래사회 실현을 위한 수행과제인 ‘공유사상’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그것도 2019년 부군 토머스 클레멘트씨와 함께, 후학들을 위하여 그녀의 모교 일리노이주립대학에 1,200만달러(약 143억원))를 기부하여 이에 학교 측이 감사의 답으로 「김원숙 미술학교」(The Wonsook Kim School of Art at 
Illinois State University )를 설립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단과대학에 한국인 이름이 붙은 첫 사례라는데, 그야말로 이주자로서의 위치에서 미국사회를 리드하는 주체로서 입지한 것이다. 이 일은 작가본인의 영예에 그칠 일이 아니다. 우리 미술계와 나아가 한국인으로서의 위상을 높인 일인 만큼 의미를 널리 알리고 축하할 일이다. 


예화랑은, 장기화되고 있는 비대면 코로나19의 비상상황 속에 삶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 신선한공기의 순환을 가져 올 것을 기대하며, 오랜 동반자인 김원숙 작가의 아름다운 삶과 그 예술을
공감할 장을 마련했다. ‘공유사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결실의 계절을 맞고 있는 김원숙의 작품이
전하는 삶의 기쁨과 위로, 현실 너머의 꿈을 나누게 되길 기대하면서. 

 

 

-김원숙 작가 노트우리의 뜰 안에서
나의 예술세계는 언제나 이 삶이라는 뜰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느낌들을 그려내는것이다. 내 작품들은 희망과 절망, 즐거움과 안타까움들이 따뜻함과 겸허함으로 그려지고 빚어진다. 한국에서 나서 자랐고, 열아홉살에 미국으로 가서 살아온 세월이 벌써 50 년이 되어간다.나의 뜰안에는 여러 문화들과 다른 삶의 경험들이 모두 풍요로운 그림 거리가 되어 끊없이 이어지는 재미난 작업들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