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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시] 석연경 장미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장미
                     석연경 

 

장미를 사랑하는 첫 방법은
온몸에 어슷 붙어 있는 
가시를 어루만지는 것 
가시를 잡고 눈을 감아보는 일

 

뾰족하고 딱딱한 가시 안에  
탄성이 있는 것을
떨림이 있다는 것을 

 

꽃향기보다 아름다운 견딤 
단단한 침묵이 있다는 것을 

 

장미꽃 어딘가에  
그대가 있다
머리엔지
마음엔지
꿈에선지 

 

장미 가시는 한 번도 찌른 적이 없다
스스로 와서 찔릴 뿐
첨탑이 높은 옛 성당처럼 
장미가 피어 있다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푸른 벽을 세우다』 , 『둥근 거울』이 있고 정원 시선집 『우주의 정원』이 있으며 시 평론집 『생태시학의 변주』가 있다.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